금리인상 기조 지속 전망에 고정금리 하락세 눈길
정점에 근접한 금리…변동금리 유리하단 의견도 나와
대환대출 등 본인 대출 계획 맞는 금리 선택해야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올해 국내 정책금리가 3.25%로 마무리된 가운데 최근 공개된 11월 코픽스(COFIX)의 여파로 실질적인 대출금리가 또 한번 상승하면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놓고 차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한 코픽스가 현 제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서면서 이를 추종하는 변동형 대출금리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고정형 금리는 기준금리 및 코픽스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금리인상에 사실상 제동을 건 금융당국의 압박 여파로 동결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이자 부담을 좀 더 줄일 수 있는 방책이라며 적극적인 고정금리 고려를 권고하고 있다.

다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금융당국의 금리인하 권고로 시중은행의 금리 오름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변동금리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진행된 미국 연준의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에서 향후 긴축 기조를 당분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 나온 가운데, 향후 신규 대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변동금리 및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차주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 금리 동결기에는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하지만 일련의 불확실한 경기 상황, 그리고 국내 금리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 연준의 내년 금리 행보도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에서 고정형과 변동형 사이, 차주들의 선택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준금리 변동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기준금리 변동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금리·채권 여파에 ‘변동↑-고정↓’

앞서 언급했듯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변동형 금리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분을 실시간으로 대출금리에 반영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를수록 상품 금리 역시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한국은행의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p 인상) 이후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른 가운데, 이같은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한 11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발표된 직후, 변동형 대출 특히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또 한 번 치솟았다.

지난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또 한번 경신했다. 이후 이를 추종하는 시중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대 중후반까지 상승했다.

실제로 데일리임팩트가 확인한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는 11월 코픽스 발표 다음 날인 16일 기준 연 5.192%~7.724% 수준을 보였다. 이는 하루 전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연 5.263%~7.362%)보다 약 0.36%p(상단 기준) 가량 오른 수치다.

하루 전 발표된 11월 코픽스가 전월 대비 0.36%p 오른 4.3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코픽스 상승분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상승세를 보인 변동형 주담대와 달리 고정형 주담대의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같은 날(16일)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51%~6.210%로 전일(4.78%~6.22) 대비 상‧하단 모두 소폭 낮아졌다.

실제로 고정형 주담대는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11일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금리(연 4.86%~6.26%)와 비교해도 약 일주일 새 0.05%p~0.1%p 가량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준금리와 코픽스를 추종하는 변동형 금리와 달리, 고정형 금리는 금융채(은행채)를 준거 금리로 이용한다. 최근 금융당국의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여파로 단기자금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은행채 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정형 금리의 하락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김민영 기자.
디자인. 김민영 기자.

정점 도달한 금리, ‘고정금리가 유리할까’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으로 변동형 금리가 오르고 고정형 금리가 내려가는 상황인 만큼, 고정형 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더욱 유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면 무작정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100% 유리한 결정은 아닐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서 고정금리가 유리한 건 맞지만 최근 금리가 사실상 고점에 근접했다는 분석을 근거로 장기적으로는 변동금리를 가져가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가 3.50%~3.75% 수준에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물론 물가상승률과 같은 핵심 지표를 고려해야 하지만, 금리 인상 지속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 또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정책에 사실상 직접적 개입을 하고 있다는 점은 주요한 변수 중 하나다.

실제로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과도한 금리 경쟁이 예‧적금 금리의 과도한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며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사실상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할 경우, 차주에게 제공할 이자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 확대 등의 방식으로 자금조달을 해야 하는데, 이를 반영한 금리가 바로 코픽스다.

쉽게 말해,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올릴수록, 코픽스 금리가 상승해 결국 대출금리까지 오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한 데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도 거론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라며 “현시점에 신규대출을 예상 중인 차주는 대출 기간과 규모를 고려해 변동금리를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금통위를 주재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11월 금통위를 주재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 전망

하지만 이같은 엇갈린 전망 속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및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지속으로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듯 지난주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7%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는데,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 압박에도 내년에는 주담대 금리 연 8%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1.25%p 수준까지 벌어졌는데 이러한 금리격차의 여파로 외국인 자본 유출, 원화 약세등의 우려가 현실화 된다면 내년 1월로 예정된 한은의 첫 금통위에서 0.25%p 수준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빠르면 내년 한은 첫 금통위 전후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연 8%대 진입도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당국의 압박으로 금리 인상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인위적인 조정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변동금리, 고정금리 나아가 신잔액 코픽스 추종 대출 등 차주 본인의 대출 계획에 맞는 상품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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