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영업이익 4조원 돌파…무선사업 매출, 안정적 성장
가입자당 평균 매출 높은 5G 가입자 증가…수익 기반 탄탄해져
소비자 편익 증대엔 미온적…기본 데이터 40~100GB 요금제 전무

5G 가입자가 늘어나 수익 기반이 커지고 있지만 이통3사들은 정부의 압박에도 중간요금제 출시를 미루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5G 가입자가 늘어나 수익 기반이 커지고 있지만 이통3사들은 정부의 압박에도 중간요금제 출시를 미루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정부가 5G 중간요금제 출시 압박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통3사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해 5G가입자가 2800만명을 넘어선 덕분에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도 4조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5G 요금제 다양화에는 소홀해 소비자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통신3사가 내놓은 중간요금제가 가계 통신비 경감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더욱 세분화된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5G 중간요금제 출시 압박에도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요금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출시 지연 이유에 대해서 통신 3사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고가 5G요금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 상품을 확대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통신 3사는 합산 영업이익 4조3835억원을 달성했다. 이로써 2년 연속 통신3사 영업이익은 4조원대를 넘어섰다. 본업인 무선사업이 순항한 결과다. 

통신3사의 무선사업 매출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매출은 전년 대비 2% 오른 10조4630억원을 기록했고, KT도 전년 대비 1.5% 증가한 6조1832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 또한 무선사업에서 전년보다 2.1% 늘어난 6조18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게 무선사업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통신3사의 5G 가입자 수는 총 2805만93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14만4000여명 증가했다

이처럼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통신3사가 5G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 등의 노력을 통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통신3사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중간요금제 압박이 커지자 일단 온라인 요금제와 시니어 요금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이 온라인요금제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2일 LG유플러스도 5G 무제한 온라인 요금제를 선보였다. KT 역시 다음달 온라인 요금제와 시니어 요금제를 출시한다.

문제는 온라인 요금제와 시니어 요금제는 실질적 가입율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수요가 65세 이상으로 제한되거나 가입조건이 까다로워서다.

5G 상용화가 된 지 4년, 통신 3사의 요금 정책은 여전히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이통3사의 5G중간요금제의 데이터 구간 별 가격대를 살펴보면 10GB구간 5만5000원대, 20~30GB구간 5만9000원~6만1000원대로 구성돼 있고 100GB구간은 6만9000원~ 7만5000원대이다.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려면 8만원 이상을 한달 통신비로 지불해야 한다. 저가 요금제도 5만원대로 가격이 크게 저렴하다고 볼 수 없는 데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40~100GB대 구간은 아예 빠져 있다.

통신3사도 고민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5G 가입자 수가 늘어난 건 맞지만 최근 둔화되고 있는 추세라 요금제도를 손보면 (이익이) 더 감소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정부로부터 5G 중간요금제 관련 압박을 계속 받고 있어 더는 미룰 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정부는 차세대 네트워크 발전 전략 수립추진을 위한 중점과제로 10~100GB 구간 내 다양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통3사가 지난해 8월 20~30GB 구간 요금제를 내놨지만, 정부는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 상반기 내 40~100GB 구간을 세분화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정부와 과기부의 요청 사항 등을 두고 내부 사업팀에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실효성이다. 보여주기식 요금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요금 경감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실질적 할인폭을 키우고 서비스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더욱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알뜰폰로의 전환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통신3사의 중간요금제 확대는 5G 가입자 이탈을 막는 장치가 될 수 있다.

통신3사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통신상품을 이용할 때 인터넷 회선이나 IPTV 등과 묶는 결합할인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국 5G 가입자 이탈은 다른 상품의 수익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라며 "이용자 편익 증대에 따른 이미지 개선 효과가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에 순영향을 미치므로, 중간요금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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