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30~100GB 사이 구간 세분화한 요금제 5월 출시
과기정통부 "이용부담 완화" 강조…장관이 직접 브리핑
5만9000원 요금제에 3000~9000원 추가로 내는 방식
데이터당 높은 단가 그대로…통신비 경감 체감효과 적을 듯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5G 가입자 확보에 열중할 뿐, 요금제 세분화 같은 이용자 만족도를 제고하려는 노력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5G 가입자 확보에 열중할 뿐, 요금제 세분화 같은 이용자 만족도를 제고하려는 노력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SK텔레콤이 5G 중간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인다.

업계에서는 1위 사업자가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은 만큼 KT, LG유플러스도 추가로 새 요금제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40~100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기본  기존 요금제의 한계가 보완됐지만,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질적으로 가계 통신비 경감 효과가 크지 않아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5G 중간 요금제 4종을 공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용자의 다양한 이용 패턴과 연령대 특성을 고려했다"며 "요금제 개편을 통해 요금 상품이 다양해지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월 1일부터 적용되는 중간 요금제는 월 5만9000원의 베이직플러스(24GB)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해 요금제를 조절할 수 있다. 3000원(13GB), 5000원(30GB), 7000원(50GB), 9000원(75GB)을 더 내면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늘어나는데, 월 35GB 사용자의 경우 매달 7000원을 아낄 수 있다.  

만19세부터 34세까지 청년층을 위한 요금제도 출시된다. 일반 5G 요금제와 월정액은 같고 데이터 제공량은 최대 50% 많은 게 특징이다. 공유용과 테더링 구분 없이 데이터를 통합 제공한다. 온라인 가입 시, 30%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월 4만3000원의 6GB 구간이 신설되고, 최대 33%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청년층을 위한 중간요금제가 마련돼 최대 1만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65세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요금제도 출시된다. 월 4만5000원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 5G 시니어 A형, 월 4만4000원에 데이터 9GB를 제공하는 5G 시니어 B형, 월 4만2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5G 시니어 C형까지 총 3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나이가 들수록 데이터 사용량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했다"며 "10GB 이하를 쓰는 만65세 이상 이용자라면, 월 4000원~7000원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택약정할인과 기초연금수급자 복지감면, 결합할인이 중복 적용돼 월 1만원 이하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5G 중간요금제. 사진. SK텔레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새 요금제로 이용자 편익이 증대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종호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요금제 개편으로 연령별·구간별 이용자 특성에 맞는 요금제가 다수 출시돼 이용자들의 요금제 선택권이 확대됐다"며 "데이터 사용량과 연령대에 맞는 요금제로 많이 이동할수록 이용부담 완화 효과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5G 중간 요금제 출시를 계기로 가입자가 월별 이용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더 알맞은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6월까지 근본 대책을 마련해 통신시장 내 경쟁을 촉진시킴으로써 시장 구조를 바꾼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SK텔레콤의 새 요금제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주무부처 장관이 특정 통신사 요금제를 설명하는 이례적인 자리가 마련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5G 중간요금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밀어온 정책이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 넣자,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통신 3사 수장들을 불러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요구했다. 

그러나 통신 3사는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지난해 내놓은 요금제의 경우,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30GB 이하였다. 국내 5G 이용자들의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이 23~27GB 수준이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용하는 데이터량은 평균을 웃돌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정부는 다시 통신3사를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노력과 함께 업계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분야별 대응방안에 5G 중간요금제를 포함시켰다.

통신3사는 5G 중간요금제에 소극적이었다. 통신사업 특성상 매년 네트워크 투자가 진행돼야 하기에 요금제 세분화가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통신 3사 영업이익은 4조3835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은 5G 서비스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한 덕분이다. 

게다가 통신3사는 중간 요금제 출시를 미루려 꼼수를 부려 빈축을 샀다. 온라인 요금제를 출시하고 3월 한 달 데이터 무료 제공을 실시했다. 수요가 한정적인 요금제 또는 반짝 혜택을 내놓고 소비자 편익을 강조하는 통신3사의 행보는 반발을 샀다.  

다만 정부의 반색과 달리 이번에도 이용자가 체감하는 요금 감면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6만원에 육박하는 요금제를 써야만 하는 데다, 이전과 비교해 데이터당 단가도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도 이 같은 점을 문제삼아 개선을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기존 베이직플러스 요금제는 1GB당 2458원인데, 조정 없이 중간요금제 구간만 추가됐다"며 "1GB당 687~1676원씩 늘어나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취지에도 얼마나 부합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통신 3사가 실효성 있는 5G 중간요금제를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통신3사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편익은 요금"이라며 "일반 이용자들은 회사별 네트워크 성능 차이를 매우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요금 혜택이 낮으면 가입자 이탈을 부를 수 있다"면서 "인터넷 회선이나 IPTV 등과 묶는 결합할인을 받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결국 통신서비스 수익 하락을 부를 수 있다. 더 적극적으로 중간요금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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