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U+, 5G 중간요금제 출시 완료
30~150GB 사이 구간 신설…요금 세분화
'생애주기별 혜택'도 청년·고령층에 집중
6만원대의 고가형 유지…요금 체계도 복잡
소비자단체 "무늬만 중간요금제" 성토

5G 중간요금제. 사진=KT.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KT가 새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를 선보인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거나 콘텐츠를 할인해주는 등 세대별 특성을 고려했다. 특히 '면피용'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중간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수요가 많은 30~110GB 사이 구간을 신설했다. 

26일 KT는 중간요금제와 온라인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고객의 요금제 선택권을 확대하고, 가계 통신비 경감을 위해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간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기준으로 50GB(6만3000원)·70GB(6만5000원)·90GB(6만7000원) 등 3종을 신설했다. 2000원을 더 내면 20GB를 더 쓸 수 있는 구조다. 기존 5G 요금제는 30GB(6만1000원)와 110GB(6만9000원)로 구성돼 사용자의 데이터 소비패턴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유 데이터 역시 40GB까지 늘려 편의성을 높였다. KT는 6월2일 요금제 가입을 받을 예정이며, 6월23일부터는 같은 혜택의 5G 중간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도 도매가로 제공할 방침이다. 

일반 요금제 대비 약 30% 저렴한 온라인 요금제도 추가했다.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인 5G 다이렉트는 7월3일부터 5종류가 신설된다.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8GB(3만4000원)·80GB(4만6000원)·120GB(4만9000원)·무제한으로 나눠진다. 무제한은 공유데이터 양에 따라 50GB(6만1000원)와 70GB(6만9000원)로 세분화 했다. 

KT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 가입자가 '합리적 소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점을 감안해 결합할인, 스마트기기할인, 콘텐츠할인과 같은 추가 혜택을 주기로 했다. 특히 만 29세 이하 고객에게는 해당 연령대 전용 요금제, Y덤 혜택도 제공한다. 

KT는 세대별 전용 요금제도 손질했다. 데이터 이용량이 많고 콘텐츠 수요가 활발한 20대를 겨냥, Y덤 요금제를 6월2일 출시한다. 만 29세 이하 사용자가 5G요금제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Y덤이 적용된다. 기본 데이터량을 2배로 늘리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 구독료를 50% 깎아준다. 

만65세 이상 노년층을 위한 요금제도 연령에 따라 4종으로 구성했다. 만 65세 이상은 10GB(4만4000원),와15GB(4만9000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만 75살 이상은 9GB(4만2000원), 만 80살 이상은 8GB(4만1000원)를 제공한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데이터 제공량과 요금이 줄어들게 된다.  

KT 관계자는 "10GB의 요금제를 이용하는 시니어 가입자가 선택약정(25%)과 기초연금수급자 대상 복지할인(월 최대 1만2100원), 결합 할인을 적용받으면 실제 내는 요금은 1만원대"라며 "국내 통신사 중 가장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KT는 가격 외에도 노년층을 위한 혜택을 더했다. 실시간 위치정보 공유, 위급상황 시 가족 알림 기능이 있는 KT 안심박스(월 3300원)를 무료 제공한다. 보이스피싱 위험을 알려주고 피해가 발생하면 위로금을 지원하는 프리미엄 후후(월 1100원)도 50% 할인해준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이어 KT까지 통신 3사가 '통신비 부담 경감'을 내세워 5G 요금제를 손질했지만, 정부가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어려운 서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노력과 함께 업계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통신비 경감을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상반기 중 40~100GB 구간의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고, 더 저렴하고 혜택은 많은 고령자 전용 요금제를 추가해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통신업계 내 경쟁을 촉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통신3사의 답은 미흡한 수준이다. 데이터 실수요에 따라 구간별로 세분화됐지만, 가격 장벽이 여전히 높다. 6만원에 육박하는 요금제를 써야만 하는 데다, 이전과 비교해 데이터당 단가도 저렴하지 않다. 그나마 '미래고객'인 20대는 데이터 제공량이 최대 2배 가량 증가했지만, 다른 연령대는 큰 혜택을 보지 못한다. 또 '생애주기에 따른 혜택 강화'를 내걸고 한 번에 여러 요금제를 출시하다보니, 요금 체계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아쉽다는 평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에 나온 요금제가 수십개다 보니, 가입자 입장에서는 절감 효과를 손쉽게 비교하기 힘들다"며 "통신비를 확실히 줄이려는 이용자는 알뜰폰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3사는 5G 중간요금제를 알뜰폰 업체에 도매 제공할 계획이다.

때문에 통신3사가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LTE 요금제와 5G 요금제 간 차이를 줄여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한편, 기존 5G 가입자가 더 낮은 요금제를 선택하더라도 '수익성'을 보존되게끔 요금 구조를 짰다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5G 투자비를 들어 '요금을 지나치게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LG유플러스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 일정 부분 단가가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주권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3사를 규탄했다. 단체는 "비싼 기본 요금은 그대로 두고 일부 데이터 양만 조정해 기존 중간요금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무늬만 중간요금제'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통신3사는 적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저렴한 요금제와 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비싼 요금제만 출시해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해왔다"며 "이번에 출시한 요금제도 고가의 요금제는 그대로 유지해 저렴하고 합리적인 요금제 출시를 바랐던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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