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심 장착한 BMW 차량서 스마트폰 없이 콘텐츠 소비

커넥티드카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커넥티드카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독일 완성차업체, BMW와 손잡고 5세대(5G) 커넥티드카 요금제를 출시한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다음주 5G 커넥티드카 요금제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3사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금제 신고를 마쳤다. 

월 8800원부터 4만 9500원, 데이터 용량은 250MB(메가바이트)부터 150GB(기가바이트)까지 총 5종이다. 

SK텔레콤은 월 8800원(250MB)과 4만9500원(150GB)의 두 가지의 요금제를 내놓는다. KT는 월 9900원(600MB)과 1만9800원(2.5GB)의 요금제를 선보인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월 1만6500원(3GB)의 단일 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커넥티드카는 차량 시스템과 무선통신망 간 연결을 통해 원격으로 차량의 실시간 위치 파악, 제어·진단, 위험 경고를 통한 사고방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국내 이용자는 7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전까지 차량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원격으로 시동을 걸고 위치를 파악하는 수준에 그쳤다. 때문에 커넥티드카 요금제도 기업간거래(B2B)용으로만 쓰였다. 완성차 제조사가 통신사에 요금을 정산, 소비자가 별도의 비용을 낼 필요가 없었다. 

5G 기술 고도화와 자율주행 등으로 커넥티드카의 기능이 확장되고, 차량이 거대한 스마트 기기로 진화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차량을 스마트 단말처럼 활용할 수 있게 요금제를 내놓기로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2021년 국내에서만 400만대를 넘어선 이래 커넥티드카의 성장세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데, 내년께에는 100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과 같은 콘텐츠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별도의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e심)을 장착한 BMW 차량에서 스마트폰 없이도 통화·문자서비스는 물론 동영상 시청·음악 감상·쇼핑·업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끌어와 쓸 수 있다. 

통신3사는 올해 비통신 사업을 키워 매출 확대와 수익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다만 비통신 사업의 경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콘텐츠처럼 투자 부담이 상당하다. 때문에 무선 사업, 특히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 5G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새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커넥티드카 요금제를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신3사 사이 다소 불편한 기류가 흘러 눈길을 끌었다. 당초 다음주 공동 자료를 배포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는데, KT가 전날 커넥티드카와 관련해 언론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요금제 출시를 알렸기 때문이다. 또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KT만 하는 게 아니라 통신3사가 '모두' 준비했던 것"이라며 "협의된 내용과 달리 관련 내용을 알린 건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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