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내달 진옥동‧임종룡 체제 출범 앞둬
리딩금융 사수, 비은행M&A‧내부안정 등 사업 현안도 산적
‘관치의 중심’에 섰던 양사, 관치 논란 극복도 ‘당면과제’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사진. DB.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사진. DB.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이(二)’하게 수장이 교체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 취임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 한해 양 사의 행보에 금융업계의 시선이 모아진다.

굳건했던 조용병(신한), 손태승(우리) 체제의 종료와 함께 차기 회장에 부임하는 진옥동 차기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차기 우리금융 회장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리딩금융’왕좌를 탈환한 신한금융은 진옥동 체제 속에서 왕좌 수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룡 차기 우리금융 회장 또한 기업 인수합병(M&A)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받아들게됐다.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현 정부 내 소위 ‘관치 인사’ 기조 속에서 사실상 기정사실화됐던 전임 회장의 연임이 불발된 가운에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는 공통점을 띄고 있다. 그런 까닭에 각자 처한 입지와 상황은 다르지만, 공통으로 어수선한 조직 내부를 추스르는 리더십의 여부가 임기 첫 해 성과를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내달 중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각각 차기 신한금융 회장과 차기 우리금융 회장에 부임한다.

두 사람은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라는 출신, 그리고 후보 시절부터 회장직에 오르는 과정까지 모두 상이하지만 공통적으로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 각 사의 성장과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책을 떠안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관치 이슈에 회장 인사도 ‘들썩’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이어진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인사 시즌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회장 인사였다. 사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모두, 실적과 성과 측면에서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의 소위 ‘관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두 사람 중 1명, 또는 두 사람 모두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두 사람 모두 ‘용퇴’의 형식을 빌어 차기 회장 도전을 중단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자회사경영진추천위원회 등 각 사의 CEO인사를 전담하는 조직에 ‘후보 사퇴서’를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특히 조용병 회장의 경우, 차기 회장의 최종후보명단에 포함됐지만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앞둔 당이, 전격 후보 사퇴를 결정하며 적잖은 충격을 가져왔다.

당시, 조용병 회장 또한 “전문 경영인이기에 차기, 차차기까지 보고 인사를 해야 한다”며 “훌륭한 후배들이 (후보군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세대교체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후보직 사퇴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불과 며칠 전까지 추후 인사계획 및 경영 비전을 밝히며 연임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조 회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난 것을 두고 정권과의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기도 했다.

조용병 회장에 비해 손태승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하마평이 무성했다. 손 회장을 둘러싼 사법적 논란, 사실상 사퇴를 권고하는 듯한 금융당국 수장들의 발언이 이어지며 거취가 안갯속에 빠져갔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회장에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임종룡 전 원장이 도전장을 던지면서 ‘관치 이슈’는 더욱 부각됐다. 예상치 못한 임 전 원장의 도전에 ‘관치 불가’를 강조했던 노조 측뿐 아니라, 관치 논란 부각에 금융당국도 다소 부담스러워 했다는 후문이 전해질 정도로 임종룡 발 후폭풍은 거셌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두 사람 모두 최고 경영자로서의 역량은 이미 검증받은 인물들”이라며 “관치논란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운 만큼, 성과로서 자격을 스스로 입증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 신한은행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 신한은행

‘리딩금융 사수’ 당면과제 될 듯

우선 진옥동 차기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만에 탈환한 리딩금융의 사수 여부가 임기 첫 해 성과를 가늠할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전년 대비 16% 성장한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642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4조4133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에 등극했다. 리딩금융뿐 아니라 핵심 계열사인 은행 간 경쟁에서도 전년 대비 22% 늘어난 3조450억원의 순익을 기록, 2조996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둔 KB국민은행을 500여억원 가량 앞섰다.

다만, 올해는 최근 몇 년간의 대결과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가 불거진 지난 2020년 이후 지속된 고금리 및 대출잔액 확대, 이로 인한 이자이익 개선세를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환경적 변화 때문이다.

긴축완화에 따른 금리 동결과 대출 감소, 하반기로 전망되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조 속에서 그간 견고했던 이자익이 감소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그간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가 집중해온 ‘비(非)은행’ 부문과 ‘비(非)이자’ 부문의 경쟁력 제고 여부가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일회성 비용이 제거될 경우, 리딩금융 탈환이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점 또한 고려 요소다. 지난해 실적에는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사옥의 매각이익(세전 4438억원)이 포함돼있다. 지난해 양 사의 실적 차(490억원), 그리고 일회성 비용을 제거한 순이익을 단순 비교하면 순위가 바뀔 개연성도 충분하다.

한편, 최근 한용구 전 행장의 자진사퇴로 급하게 신한은행의 ‘구원투수’가 된 정상혁 신임 신한은행장과의 케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바 있는 소위 ‘진옥동 라인’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종룡 전 장관 회장후보 포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금융노조. 사진. 금융노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종룡 전 장관 회장후보 포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금융노조. 사진. 금융노조.

任의 미션 ‘비은행 강화‧관치 논란 극복’

연초 금융권 인사시즌의 가장 뜨거운 화두였던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경쟁에서 승리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경우, 조직 내부의 안정적 관리가 취임 후 당면 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우리은행 노조 측은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관치 인사, 사실상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콕 집어 반대 의사를 피력해왔다. 임종룡 차기 회장이 최종 후보자로 선임된 이후, 우리금융 노조를 찾아 협조를 당부했다는 점 또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음 달 취임 이후 단행될 그룹 내 계열사 경영진 인사도 그런 의미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간 우리금융의 전신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간 불거진 소위 ‘파벌 갈등’을 불식하면서도 경영 드라이브 강화에 방점을 찍는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본인 스스로도 관치 논란을 극복하고 회장으로서 역량을 증명하는데 임기 첫해의 경영 전략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증권계열사 인수 합병(M&A), 비이자 부문 강화, 하나금융과의 3위 경쟁 등 실적 부문에서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난해 완전민영화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증권사 M&A의 경우, 실적 제고를 위한 임종룡 차기 회장의 핵심 미션이 될 전망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해 주식시장 불황으로 알짜 매물로 분류된 일부 증권사의 시장 가치가 낮게 측정되기도 했다”며 “올해는 시장가치 평가 또한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격적 M&A에 나설 적기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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