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 행장 사임에 공석된 우리은행장 인선 예정
은행 영업력 강조한 任, 영업통 인사들 물망에 올라
인적 쇄신의지에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배제못해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사진. DB.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사진. DB.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체제의 출범을 앞두고 공석이 된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후임 행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 전체 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인 데다, 임종룡 체제에서의 첫 행장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상징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 안팎에선 차기 우리은행장직의 유력 후보로 몇몇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이전 우리은행장 인사 과정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등 오래전부터 하마평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특히, 일각에선 전격적인 외부 인사의 은행장 영입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임종룡 차기 회장이 내부 조직에 대한 쇄신 의지를 최근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표출한 데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이미 외부에서 은행장을 영입한 사례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상당수 업계 관계자는 이미 취임 전 쇄신 키워드를 앞세운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 물갈이를 단행한 임종룡 내정자가 우리은행만큼은 내부 출신 인사 발탁을 통한 ‘안정론’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쇄신에 대한 임종룡 내정자의 의지가 우리은행장 인선에도 반영될 경우,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 가능성도 열려있단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행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이달 하순부터 가동한다. 핵심 계열사인 만큼 우리은행 수장 자리를 오랜 기간 공석으로 두기는 어려운 만큼, 임종룡 내정자의 선임이 확정되는 정기주주총회(24일)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자회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이원덕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경영 부담? 사임 선택한 이원덕 행장

사실 이번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부분은 바로 핵심 계열사의 CEO인사였다. 임종룡 내정자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기존 경영진의 연임보다는 주요 자회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진용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우리금융은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재임 2년 이상의 임기 만료 자회사 대표를 전원 교체했다. 아직 차기 회장 취임 전이지만, 지난해 말 이후 미뤄 온 지주, 은행 등 계열사 인사를 일괄적으로 실시해 임종룡 체제 출범 후 조기에 경영안정을 기하고 쇄신 의지를 다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됐다.

특히,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거취가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말, 그리고 이달 말로 임기 종료가 예정된 타 계열사 사장단과는 달리 이원덕 행장은 아직 1년 이상 임기가 남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원덕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다.

내부 쇄신을 위한 전격 교체와 조직 안정을 위한 연임 가능성에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이원덕 행장은 자추위 당일 오전 갑작스러운 자진 사임을 발표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 행장 본인 스스로 임기를 지키는 것 자체가 자칫 임 내정자의 경영상 부담을 가중할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실적 제고, 조직 안정 등 지난 1년간 보여준 퍼포먼스는 행장직을 이어가기에 아쉬움이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아무래도 회장직을 놓고 자웅을 겨룬 경쟁자의 입장에서, 이 행장 스스로도 은행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장(왼쪽에서 네 번째). 사진. 우리금융.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장(왼쪽에서 네 번째). 사진. 우리금융.

‘영업력’ 강조한 任, 행장도 ‘영업에 방점?’

이처럼 이원덕 행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우리금융 또한 차기 행장을 뽑기 위한 절차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은행이 지주사에서 갖는 입지와 비중을 고려하면 머지않은 시기에 행장이 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시장에선 차기 행장과 관련한 여러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단 내부 인사들이 중용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우리금융 쇄신의 ‘화룡점정’ 격으로 전격적인 외부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내부에서는 그간 우리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지난 은행장 인사에서 후보로 언급됐던 박화재 사업지원총괄 사장, 전상욱 미래성장총괄 사장, 그리고 꾸준히 우리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손태승 회장과 이원덕 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임종룡 내정자가 우리은행의 또 다른 계파인 상업은행 출신 인사를 임 내정자가 중용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박화재 사장과 김정기 사장, 박경훈 사장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다. 전상욱 사장의 경우, 상업은행 출신은 아니지만 한국은행과 민간 컨설팅 회사를 거친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임 내정자의 ‘탕평 인사’ 후보로 거론된다.

또 하나 눈여겨볼 키워드는 ‘영업’이다. 앞서 언급했듯 우리금융은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개편 키워드로 ‘영업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업경쟁력 제고를 통해 전반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인데, 자연스레 우리은행장 또한 영업력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 중용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인사로는 박화재 사장이 거론된다. 경기남부와 서울 서초지역 영업본부장을 지낸 박 사장은 최근까지 우리은행 여신지원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며 여신성장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은행 내 ‘영업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종룡 내정자의 쇄신 의지가 강력한 만큼 외부인사의 깜짝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한 차례 외부 인사를 행장에 선임(권광석 당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한 사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사진. 우리금융그룹.
사진. 우리금융그룹.

외부보단 내부 인사에 ‘무게’

임종룡 내정자 역시 숙고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큰 틀에서의 조직개편과 계열사 인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만큼, 자신과 합을 맞출 차기 은행장 인선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수장에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이 부각될 경우, 자칫 또 한 번의 관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임 내정자의 입장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 본사 인근에 있는 연수원에 출근하며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내부 경영승계 프로그램에도 ‘주요 보직자’라는 가이드라인이 언급된 만큼 외부 인사 등용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라며 “그럼에도 분위기 쇄신 및 혁신을 위한 외부인사 발탁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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