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 4사, 국내 수주목표 보수적 제시
고금리로 시장 위축 우려, 주택업 수익 장담 못해
해외수주목표액은 대폭 늘려, 영업력 집중

국내 한 건설 현장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 이미지투데이.
국내 한 건설 현장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지호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주택 부문에서 숨을 고르는 반면 해외사업 및 신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고금리 기조 유지가 예상되면서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주택 수주 부문 비중은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국내 사업에서 공격적 수주 대신 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알짜수주 기조를 유지한 채 주택업 다음으로 비중이 큰 해외사업 확대에 몰두할 전망이다.

소형원전 및 수처리 사업 등 신사업 부문이 있기는 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당장은 가시적 성과 내기가 어렵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 4곳은 지난해 실적보다 낮은 올해 국내 신규수주목표를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국내 수주 목표를 18조6200억원으로 전년(28조2875억원) 대비 34.2% 낮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전년 대비 31% 줄인 7조9000억원의 목표를 제시했다.

GS건설도 올해 국내 수주목표를 전년 대비 30% 낮춘 9조5000억원으로, 대우건설은 15% 낮춘 10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신규주택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정황상 수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리 변동 및 국내 주택규제완화 정책을 모니터링하면서 안정성이 보장되는 입지 주택수주에 몰두하는 등 ‘옥석가르기’가 일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107가구로 전월 대비 17.1% 늘었다.

여기에 강원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도 건설사들의 신규수주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로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28조5000억원 수주에 그쳤다.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신규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제시한 것은 결국 선별수주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다.

이들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어진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는 10조4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7% 높다.

현대건설은 자회사인 현대스틸산업과 제주, 대만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해 성과를 기대하는 중이다. 민간 전력구매계약(PPA)사업 및 원전사업까지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는 지난해 실적(5조4980억원)보다 조금 높은 5조9000억원이다.

삼성물산은 동남아 및 중동 지역에 인프라·에너지·스마트시티 등을 중심으로 수주를 추진한다. 더불어 태양광·수소에너지·모듈러건축 등 신사업부문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GS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목표도 전년(2조3330억원) 대비 2배 이상 높게 잡은 5조원이다.

GS건설은 수처리업체 GS이니마를 필두로 신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오만 등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브라질·칠레 남미 지역, 스페인 유럽 지역 등 전 세계를 무대로 대규모 해수담수화플랜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처리 매출은 △2019년 2878억원 △2020년 2960억원 △2021년 3160억원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를 포함한 올해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소폭(1.4%) 늘어난 1조8000억원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 중 최대 규모의 해외 수주 성과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3일 나이지리아에서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를 7255억원 규모로 수주하며 한 달 사이에 비주택부문에서 2조원 상당의 수주를 기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불확실한 부동산시장에 대비해 국내외 인프라 사업과 해외사업에 대한 수주 확대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 동력 및 성장 잠재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앞으로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풀고 신흥국 수주 외교를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현 300억 달러인 해외 수주액을 5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건설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 목표를 공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성장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주택 미분양 공포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시장에서 성과 여부에 따라 건설사에 대한 시장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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