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미국 금리 결정 임박, 0.25%p 인상 ‘무게’
정례회의 이후 파월 의장 발언에도 관심 집중
한국은행도 예의주시, ‘2월 금통위 영향 미칠 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올해 첫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FOMC 정례회의 개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시선이 FOM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워싱턴을 향하고 있다.

일단 상당수 전문가는 미국 연준이 올해 첫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해온 데다 금리정책의 주요 변수인 물가상승률 또한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현지 분석 때문이다.

한편, 이번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에 따라 향후 국내 기준금리 정책 또한 유의미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의 동결과 인상 가능성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 그리고 인상 폭에 따라 한쪽으로 무게추가 쏠릴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가 지난해 연말 대비 10% 이상 상승한 국내 코스피의 ‘2500선 돌파’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한주가 연초 국내 주가 상승 랠리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양일간 진행되는 올해 첫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최근까지 공개되온 미국 내 주요 경제지표가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한 추세를 보인 데다, 미국 연준 내부에서도,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디자인. 김민영 기자.
기준금리. 디자인. 김민영 기자.

99.9% ‘베이비스텝 간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 수준에 형성돼있다. 지난해 6월과 7월, 그리고 9월과 11월까지 네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한 미국 연준은 지난해 마지막 회의였던 12월 회의를 통해 지난 2007년 9월(4.75%‧상단 기준) 이후 1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처럼 미국 내 기준금리가 최고 수준까지 도달한 가운데, 현지에서는 소위 ‘속도조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주요 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지속을 고려해 금리 인상에 속도조절 필요성을 언급해온 바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2월 FOMC 정례회의 하루 전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보다 0.2%p 낮은 7.1%로 집계되는 등, 물가상승률 역시 정점을 찍었다는 시그널이 나온 점 또한 이러한 속도 조절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듯,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포함해 지난해 1년간 기준금리를 무려 4.25%p나 올리는 등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유지해온 미국 연준은 지난해 마지막 FOMC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며 인상 속도를 늦췄다.

그런 까닭에 미국 현지에서는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에 경기침체 압박을 비교적 덜 줄 수 있는 0.25%p 수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2월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99.9%(30일 기준)를 기록했다. 사실상 시장에서는 0.25%p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연일 고공행진하며 국내 금리 역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 기준금리가 연일 고공행진하며 국내 금리 역시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긴축완화에도 하락은 ‘시기상조’

물론, 미국 연준은 현지에서 전망하는 금리 인상의 속도조절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당장의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올해 통화정책 완화를 기대하는 시장에 보내는 일종의 ‘경고메시지’인 셈이다.

실제로 이달 초 공개된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추후 나오는 주요 지표들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고금리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분간 고금리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핵심 근거는 그간 이어진 강도 높은 긴축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국 내 주요 경제지표가 비교적 긍정적인 수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2.9%, 연간 성장률은 2.1%를 기록했다. 4분기 성장률의 경우 시장의 전망치(2.6%)를 소폭 상회한 수준이고, 연간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특히, 물가상승률과 함께 기준금리 정책의 주요 변수로 손꼽히는 현지 실업률 또한 3.5%에 그쳤고 일자리 증가 규모 또한 22만개 수준을 유지하는 등, 강도 높은 긴축에도 생각보다 우려스러운 수준의 경기침체는 발생하지 않은 점 또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예상보다 견조한 경기지표가 속속 공개되면서, 미국 연준이 섣불리 기준금리를 긴축 기조를 풀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한은‧코스피도 ‘예의주시’

한편, 이번 미국 연준의 FOMC결과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정책 역시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확고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했던 한국은행 또한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를 기점으로 동결과 인상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초 공개된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현 수준(3.5%) 동결, 3명이 0.25%p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데일리임팩트가 접촉한 상당수의 전문가는 미국 연준의 0.25%p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다고 밝힌 반면, 한은의 향후 금리를 전망하기는 다소 이르다는 입장이었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재연될 경우 최종 기준금리는 3.50%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기본 전망은 다음 달로 예정된 2월 금통위에서도 추가 인상이 이뤄져 3.75%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민주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데일리임팩트에 “여전히 소비자물가가 4%를 웃돌고 있고 향후 공공요금 인상 등은 물가 하락세를 둔화할 것”이라며 “오는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이번 미국 연준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상승 랠리가 이번 美 FOMC에서의 결과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긴축 완화와 속도 조절을 의미하는 0.25%p 인상을 결정한다면 코스피 상승세 역시 추가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0일 코스피는 전일 종가(2484.02) 대비 0.62p 오른 2484.64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22년 12월 29일) 기준 2236.4p와 비교하면 11% 이상 오른 수치이자, 지난 19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는 전일 종가 대비 20.83p(-0.84%) 하락한 2463.19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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