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통위 이어 美 CPI‧연준 FOMC 회의록 공개
동결 전망 속, 미국 발 긴축 시그널 여부에도 ‘촉각’
‘3.75% 수준’ 최종 금리 목표치 달라질 가능성도 주목

금통위 회의 /사진=한국은행 제공.
금통위 회의 /사진=한국은행 제공.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올해 상반기, 나아가 올 한해 전반의 기준금리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운명의 사흘을 앞두고,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오는 11일 진행 예정인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과 인상이 결정되고, 이튿날인 12일(한국시간 13일 새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3월 FOMC 정례회의의 회의록과 미국 기준금리 정책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란히 공개된다.

일각에서는 향후 3일간 공개될 주요 금융‧경제지표가 국내 경제‧금융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만약 주요 지표의 나침반이 모두 ‘안정’을 향할 경우, 연내 긴축완화 시그널 또한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금융‧경제 지표 중 일부가 긴축 강화를 가르킨다면 금융시장의 변동성 및 위축 또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통위를 시작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3월 FOMC 회의록 공개 및 CPI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이번 주가 올해 기준금리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지난달 미국 연준은 3월 FOMC 회의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며 시장에 긴축 완화 시그널을 보냈다. 이처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행 또한 이같은 기조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디자인= 김민영 기자.
디자인= 김민영 기자.

베이브스텝 밟은 美연준, 금통위는 “동결 갈까”

지난달 진행된 미국 연준의 3월 FOMC 회의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과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p 인상) 사이에서 고민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연준 회의에서는 베이비스텝 또는 1년여만의 동결 중 하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미 연준은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은 최소화하면서도,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시그널을 보내기 위해 베이비스텝을 결정했다. 

한국은행 또한 지난달 미 연준의 결정을 예의주시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역대 최고 수준인 1.5%P 까지 벌어진 상황(한국 3.5%-미국 5%)에서 금리 폭을 줄여야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금리동결을 통한 긴축 완화 시그널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내일 진행 예정인 올해 세 번째 금통위에서 지난 2월 금통위에 이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현재 3.5%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시장에서 이같은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핵심 배경에는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물가상승률이 존재한다.

그간 한국은행은 치솟는 물가상승률을 잡는 것을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언급해왔다. 그리고 이같은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지속적으로 꺼내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또한 임기 초부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긴축 기조(금리 인상)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2% 수준이다. 이는 전월 상승률(4.8%) 대비 0.6%p 하락한 수치이자, 지난해 3월(4.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기도 하다.

아직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 금리 인상 여력 또한 다소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금통위가 전망한 경로대로 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연준의 통화긴축 조기 종료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며 “이번 금통위에서 위원 전원 만장일치의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FOMC정례회의 직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중인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 사진=연준 유튜브 캡쳐
FOMC정례회의 직후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중인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 사진=연준 유튜브 캡쳐

‘긴축 가늠자’ 연준 회의록에도 관심↑

한은의 4월 금통위가 끝난 이후, 기다리고 있는 또 하나의 빅 이벤트는 미국 연준의 3월 FOMC의사록 공개, 그리고 미국 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다.

이미 미국 연준이 지난달 회의에서 0.25%p 금리 인상을 결정했지만, 오는 12일(한국시간 13일 새벽) 공개되는 3월 회의 의사록을 통해 연준위원들이 가져갈 향후 금리 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당장 주목되는 부분은 과연 연준위원들이 ‘연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했는지의 여부다. 앞서 언급했듯,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대다수 연준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며 시장에 매파적 기조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와 함께,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기조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보내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지난달 연준 회의 전 발생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사태는 이같은 긴축 기조의 강력한 변수가 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당시 연준 위원들이 SVB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유럽 은행의 줄도산을 염두에 두고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다면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의사록을 통해 은행 유동성 사태 등 긴축으로 인한 부작용을 연준위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중요한 지표인 미국 내 3월 CPI 상승률 또한 시장의 유의미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또한 기준금리 정책을 고려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물가상승률의 안정화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에 공개될 물가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선 고물가 수준을 보일 경우, 당장 오는 5월 연준 FOMC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공개된 미국 내 2월 CPI 상승률은 6.0%로 전월(6.4%) 대비 0.4%p 내려갔다. 하지만 여전히 6%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긴축 강화 기조의 필요성이 재차 언급되기도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만약 미국 물가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을 경우, 경기둔화가 연준의 정책 전환 기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운명의 한 주, ‘금리 시계 분수령’

이처럼 오는 11일 한은 금통위를 기점으로 연이어 진행될 주요 금융‧경제 이벤트는 큰 틀에서 올해 국내 금리 사이클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만약, 미국 FOMC 3월 의사록에서 매파적 의견이 두드러졌다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이 결정되더라도 추후 금통위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금융시장에서 전망하는 이번 기준금리 사이클의 최종 수준은 3.5%~3.75%에 형성돼있다. 이미 기준금리가 3.5% 수준에 도달한 만큼, 0.25%p 수준의 금리 인상이 한 차례만 단행돼도 시장 예상치에 도달한다.

또 가장 최근 공개된 미국 연준의 3월 점도표(금리 목표치)에 의거한 올해 금리 최고점은 5.1%다. 현재 5%인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0.1%p 수준의 인상 여력이 남아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최소 0.25%p 수준에서 인상 폭이 결정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최고점 예상치는 무난히 넘어설 수밖에 없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연초에 예상하지 못했던 글로벌 은행들의 줄파산과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 긴축기조에 변수가 될 만한 이슈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연준과 금통위가 경기침체와 물가안정 중 어떤 요소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금리 정책 또한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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