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발 인플레 우려 지속될 듯
연준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 가능성 높아져
달러 강세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 가능성도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기자] 2022년은 미국 증시 투자자들에게 한 마디로 ‘잔인한’ 한 해였다.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은 증시 급락으로 이어지면서 증시 상승을 애타게 고대하던 투자자들에게 심적 및 물적으로 큰 상처를 입혔다.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 지수는 2008년 이후 연간으로 최대인 19.4%가 빠지면서 시가총액은 약 8조 달러(약 1경)가 증발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보다 더 큰 33.1%의 연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나아 8.8%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래도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면서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둔화됐고, 집값도 마찬가지로 상승 흐름을 멈췄다. 지난 6월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월 전년동월대비 기준 7.1% 상승에 그쳤다.

2023년에도 증시 투자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과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긴축 강도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연준의 이 같은 긴축이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즉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며 경기침체에 빠질지 아니면 연착륙하면서 되살아날지 역시 투자자들이 감시를 게을리할 수 없는 사항이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츠(Globalt Investments)의 토머스 마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해 내내 사람들이 가졌던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믿음이 이제 유효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면서 “다만,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빨리 내려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플레 우려 유지시키는 타이트한 고용시장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제를 다소 둔화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도 타이트한 고용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재료다. 따라서 고용은 2023년 연준이 최종 금리를 얼마까지 올리느냐는 물론이고 증시에 중대한 변수 노릇을 할 수 있다.

지금처럼 계속 구인 건수가 구직 건수를 상회하면 임금이 오르면서 장기간 물가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어 연준은 ‘매파적’인 기조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당장 1월 첫째 주부터 미국의 고용지표를 맞이하며 현재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을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한국시간 금주 6일(금) 오후 10시 30분에 미국의 지난해 12월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도 불구하고 12월에 20만 개의 신규 일자리(취업자 수)가 창출되며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줄 것으로 전망했다. 20만 개는 11월에 기록한 26만 3,000명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숫자지만 여전히 이 같은 일자리 증가 속도도 미국의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탄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경기침체냐 연착륙이냐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증시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 미국 경제가 실제로 침체에 빠진다면 증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14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침체에 빠질지, 침체에 빠진다면 심각한 침체일지에 대해서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알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12월 FOMC 직후 38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조사 참가자의 70%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여파로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11월 조사 때의 65%에 비해서 올라간 것이다.

로이터는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경기침체가 시작한 뒤에야 비로소 증시가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시즈 분석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기침체가 도래했을 때 S&P500은 평균 29%가 하락했다.

연준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올린 뒤 분기마다 제공하는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최종 금리 인상 목표 지점을 기존의 4.625%에서 5.125%로 높여 제시했다.

연준의 올해 추가 금리 인상 시기와 인상 폭에 대해서는 기관마다 전망이 엇갈리지만, 적어도 1월 31일과 2월 1일 사이 열리는 FOMC에서는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1월 회의 후 FOMC는 3월 21~22일, 5월 2~3일, 6월 13~14일, 7월 25~26일, 9월 19~20일, 10월 31~11월 1일, 12월 12~13일 해서 올해 총 8차례 열린다.

달러 강세로 기업 실적 악화되나

2022년 달러지수 움직임. 출처: tradingeconomics.com
2022년 달러지수 움직임. 출처: tradingeconomics.com

달러 강세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 있는 점도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주 사이 달러 강세가 주춤해졌지만,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우려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영향에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지수는 지난해 8% 넘게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9월 28일 2002년 5월 이후 최고치인 114.8로 연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퍼지자 상승 폭을 반납하면서 12월에는 104 아래로 내려와 거래됐다. 그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가 지난해 12월 초 66명의 외환 전략가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략가들은 금리 상승 영향과 안전자산으로써의 매력이 유지되면서 올해도 달러 가치가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는 당연히 증시에 부정적인 재료다. 레피니티브 IBES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전문가들은 올해 S&P500에 편입된 기업들의 순익이 지난해 대비 4.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예상대로라면 이는 2021년과 2022년에 비해서 부진한 실적이다. 미국 기업들의 순익은 2019년 코로나19가 절정이었을 때 12.6% 감소했지만, 2020년 무려 52.4% 증가하며 급반등했다가 지난해에는 5.6% 증가에 그쳤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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