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금융 등 배당락 이후 최대 16% 올라
금리 모니터링·대손충당금은 투자 고려 변수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저평가주로 지목받던 국내 은행주가 호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에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해 투자시 은행주 이자수익과 배당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당국 정책을 고려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7대 금융 지주사가 포함된 KRX 은행 주는 지난 한주간(2~6일) 13.16% 상승하면서 685.57에 마감했다.  

주요 구성종목 가운데서는 KB금융 16.9% 하나금융 16%, 신한금융 15.35%, JB금융 9.6%, 우리금융 7.7%, DGB금융 5.4%, BNK금융 4.4%씩 상승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외국 투자자들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KB금융 893억 6300만 원(166만 9000주), 하나금융 801억 5500만 원(176만 3000주), 신한금융 668억 9600만 원(174만 9000주), 우리금융 245억 9400만 원(203 만 9000주), JB 금융 130억 3500만 원(158만 9000주) 등 대량으로 은행주를 매수했다. 

국내 은행주가 배당락일 이후에도 두자리 수 이상 상승한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연말 배당시즌인 배당락 시기를 지나면 호재 요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2년 1월 첫째 주 KRX은행주는 0.89% 상승하는데 그쳤고, 증시 호황기인 2021년에도 5.16%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주가 상승세는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지주들의 실적 호황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3분기 4대 금융 지주 수익은 4조8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로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4분기 실적도 호황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은행권 주택 담보대출 금리도 높은 상황이라 이자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5.25∼8.12%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주 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대를 돌파한 수준이다.

최근 행동주의펀드가 금융지주 대상으로 주주 행동에 나서면서, 배당 확대 시그널이 나타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2일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우리금융, JB 금융, BNK금융, DGB금융 7곳에 자본 배치 정책과 중기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후 신한지주는 자본 비율 12% 초과분에 해당하는 자본 여력을 주주환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은행주 상승을 이끌었다.

금융사 관계자들도 올해 배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시장 상황과 BIS 비율을 고려해 올해 배당금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다만 실적도 전년도보다 개선된 상황이라 업계 전반적으로 (배당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대출금리 규제·특별대손준비금은 투자 고려 요인

이 같은 은행주들의 배당 확대 기대감에도 악재는 존재한다. 금융당국이 금리 산정과 충당금 확보에 관심을 보이면서, 여전히 관치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다고 지적하며, 대출금리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리 인상 기조에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4%대 초반인데 반해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연 8%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조정 시그널은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는 은행주에는 악재다.

배당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특별대손준비금 도입도 주가 하락의 요인 중 하나다. 특별대손준비금이란 기존 대손충당금·준비금과 별개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필요에 따라 추가 준비금 적립을 요구하는 제도다.

정부는 차주 이자 상환 부담 확대, 주요 자산의 가격하락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올해 1분기 중 도입 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별도로 은행들이 특별준비금을 쌓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배당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 지난해 실적호황과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로 지난해 20%중반 수준이던 은행주 배당성향은 30%정도 선까지 올라 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상자제와 특별대손준비금 도입으로 수익성이 악화 될 가능성이 있기에 이를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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