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은행주' 3월간 9% 하락..SVB發 은행 리스크 여파
외인 매도 물량 다수...도이체방크 사태도 영향
은행주 투자심리 악화.."금리인상 시기 노려야"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글로벌 은행 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한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해외 은행업계의 줄도산 우려가 국내 은행권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언제든 글로벌 은행 발 쓰나미가 국내 은행권에 밀려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위기 공포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많은 은행주의 경우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9개 국내 금융 지주 종목을 편입한 'KRX은행주'의 주가는 이달 초 대비 9.46% 가량 하락했다. 특히 은행주의 경우, 해당 기간동안 KRX 지수 28개 가운데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개별 은행주 10%이상 빠지기도...외인 매도 물량 다수

일부 지주사는 지난 한달간 10%이상 주가가 빠지기도 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지난 한달간(2월 24일~3월 24일) 하나금융(12.9%), DGB금융(12%), JB금융(11.8%),신한지주(11.5%) 우리금융(11.1%) 순으로 주가가 대폭 빠졌다.

 은행별 하락율 비교 자료. 하나증권
 은행별 하락율 비교 자료. 하나증권

사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은행주는 연초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와 지난해 호실적 여파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사태가 줄줄이 터지면서 국내 은행들도 투자심리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연초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한데다 연초 대비로도 2.2% 가량 하락 전환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강했다. 지난 주 외국인들은 신한지주를 720억원 매도한 것으로 비롯해 KB금융 688억원, 하나금융 41억원, 우리금융지주 160억원을 순매도했다. 은행주 매도 규모만 1981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불거진 독일 도이체방크 위기설도 은행주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도이체방크(이하 DB)의 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 가격은 이번 달 초만 하더라도 100bp를 밑돌았지만, CS 사태 후 위기설이 확산하며 지난 25일(현지시간) 장중 215bp까지 상승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으로, CDS프리미엄이 높으면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이에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24일 장중 DB 주가는 1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DB의 주가는 국내 은행주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DB 주가가 폭락한 지난 24일에도 KRX 은행주는 0.29% 가량 하락했다. SVB은행이 파산한 14일에는 KRX은행주 2.52%가 떨어지는 등 이달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SVB발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CS 위기 해소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AT1)가 상각 처리됐는데, 이 부분이 채권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면서 유럽권 내 다른 은행까지 파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위험자산 투자 심리 위축...은행주 당분간 하락세"

증시 전문가들은 전 세계 금융권을 둘러싼 우려가 확산하면서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외인 투자 비중이 높은 국내 은행주는 가격변동성이 커질수 있다고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금융권 불안이 확산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위험자산은 강세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스피가 2,300선 초반이나 그 아래로 내려갈 때 변동성을 활용해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 은행주의 경우 외국인투자자가 70%이상"이라며 "해외 SVB, CS 등 피어그룹(비교기업군) 밸류에이션 하락은 특히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기에 국내 은행주도 당분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금리인상·글로벌 은행 리스크 등 매크로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이라며 "은행주 투자는 SVB사태가 진정되고, 장단기 금리차가 회복되는 시점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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