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비 20% 이상 급등한 주가, 2년 전 수준까지 회복
올해 배당성향 확대 기대감도↑…‘저평가 극복 열쇠’ 될 듯

그동안 소위 '저평가주'라는 평가에 아쉬움을 삼켰던 금융주가 반등 모멘텀을 찾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동안 소위 '저평가주'라는 평가에 아쉬움을 삼켰던 금융주가 반등 모멘텀을 찾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급 실적 기록을 매번 경신하면서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국내 주요 금융주가 새해 들어 반전의 모멘텀을 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한 해 좀처럼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는 이미 지난해 말경부터 1년 전 수준을 회복되며 오름세에 청신호를 켰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이러한 오름세는 해를 바꾼 올해에도 굳건히 유지되는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에 긍정적 시그널을 더해주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같은 금융주의 오름세가 더해지면서 그동안 ‘저평가’ 기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던 금융지주사의 주가 흐름이 올해는 장밋빛 행보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주가 상승세와 실적 개선세에 비해 여전히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성향이 글로벌 기준에 못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가 흐름에 발맞춰 배당성향 확대를 통한 주주친화 기조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반적인 하락 국면에 빠졌던 국내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조금씩 회복세를 띠고 있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의 주가는 올해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올해 초 4만800원(1월 2일 기준) 수준을 보였던 KB금융의 경우, 지난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5만8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불과 3주도 안돼 1만7700원(약 30.3%) 가량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3만4300원→4만2700원), 하나금융(4만2350원→51100원), 우리금융(1만1250원→1만2800원)도 나란히 주가가 상승했다.

특히 이같은 연말 상승 랠리에 힘입어 주요 금융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본격화 이전인 지난 2019년 말 수준까지 회복하는 추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4대 금융주 가운데 신한금융(4만3350원)과 KB금융(4만7650원)은 이미 코로나19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말 수준의 주가를 넘어섰다.

4대 금융지주 주가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4대 금융지주 주가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역대급 실적 전망에 주주 기대감도↑

이처럼 좀처럼 맥을 못 추던 금융주가 연초부터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 개선, 여기에 배당성향 확대 가능성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기준,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6조6412억원 가량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 기록이었던 지난 2021년 연간 순익(14조 5429억) 대비 15%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우리금융이 3조3180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18.2%의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금융이 4조80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가량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됐고 KB금융(4조7787억원‧9%), 하나금융(3조7369억원‧4.3%) 또한 유의미한 수준의 실적 상승이 예상됐다.

이같은 실적 개선을 이끈 요인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수익 증가가 첫 손에 꼽힌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수익 전망치는 65조9566억원으로 전년(50조6974억원)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지난 2021년 대비 2022년 4대 금융지주의 이자수익 증가율이 2%대 초중반(2.44%)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가 이자수익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역대급 실적 예상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금융주 ‘매입 행보’ 또한 금융주의 오름세를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3일 기준 국내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기업 중, 금융지주사 2곳(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연초부터로 집계 범위를 넓혀봐도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등이 외국인 순매수 톱10에 포함돼있다.

이처럼 실적 개선 예측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행보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로 구성된 KRX은행 지수의 경우, 16일 기준 735.57을 기록하며 연초(592.44‧1월 2일 기준) 대비 19.5%가량 오르기도 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주총을 앞두고 배당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주총을 앞두고 배당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금융주 반등, 모멘텀은 ‘배당성향’

특히, 이러한 금융주 반등의 결정적 요소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배당성향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다.

금융주, 특히 은행주의 경우 대표적인 배당주로 손꼽힌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우려에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다 통상적으로 금융주가 타 업종에 비해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장점 또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기준,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평균 25% 수준으로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조만간 공개될 지난해 배당성향 또한 전년 대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3분기 KB금융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서영호 KB금융 전무는 “배당성향을 낮게 가져갈 이유가 없다”며 “4분기 배당을 포함한 연간 배당은 지난해보다 높이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완전 민영화에 성공하며 성장 드라이브에 탄력을 받은 우리금융 또한 “우리금융의 중장기 배당정책을 장기적으로 배당성향 30% 수준까지 상향하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금융업계에서는 주요 금융사의 역대급 실적 기록에 더해, 그동안 건전성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공격적 배당성향 확대에 제동을 걸어왔던 금융당국 또한 최근 들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 또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금융업계의 손실흡수능력 제고가 시급하다며 상당 기간 주요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시행한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은행 및 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가격 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개입 또한 당연히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언급하며 배당 성향에 자율권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ESG경영 통한 주가부양도 ‘기대’

이처럼 금융업계에서는 이러한 배당성향 확대 기조가 올 한해 금융주 부양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앞서 언급한 주가 부양뿐 아니라, 이미 금융업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도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을 통해 향후 글로벌 기관 투자자 영입 확대 또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일부 행동주의 펀드들이 금융주의 저평가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개적인 ‘주주행동’에 나선 점 또한 금융주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금융지주 7곳에 △자본배치 정책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공개주주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핵심은 ‘주주환원정책’의 강화다. 얼라인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은행주의 주가는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의 0.3배 수준으로 평균 1.3배에 달하는 해외 은행에 비해 낮게 형성돼있다. 특히 주가수익비율(PER) 또한 국내 은행은 3.1배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된 데 비해, 해외 은행은 9.5배 수준에 달해있다.

여기에 평균 30~40% 수준인 글로벌 금융사의 배당 성향에 비해 국내 금융지주의 평균 배당성향(20%대)이 다소 낮다는 점 또한 이들이 배당성향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사의 건전성 확보, M&A등을 위한 실탄 확보의 측면에서 급격한 배당성향 확대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가 부양이 금융사의 당면과제인 만큼 이를 위한 배당성향 추가 확대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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