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 30%에 달할듯
일부 배당성향 줄어도 자사주매입·소각 확대해
지주사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평가에 가점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우수한 실적과 함께 선보인 주주환원 정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일부 ESG 평가사에서는 배당 등 주주환원확대를 주주가치제고 측면에서 지배구조 부분 가점 항목으로 적용하고 있어 실제 등급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금융지주(KB·신한·우리금융)들의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은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금일 실적 발표 예정인 하나금융도 이 흐름에 동참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총 주주환원율이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소각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최근 행동주의펀드 중심으로 주주환원 요구가 확산되면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금융지주들은 전년 대비 개선된 주주환원책을 공개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얼라인파트너스가 국내 7개 금융 지주사에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며 자본 배분과 주주환원 전략 공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상장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자본 비율 등이 우수하지만 부족한 주주환원으로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화답하듯 4대 금융 지주 중 가장 먼저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 KB금융은 주주환원율을 33%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KB금융은 현금 배당성향은 지난 2021년과 동일한 26%로 결정했다. 주당 배당금은 2950원으로 전년대비 10원 늘었다. 배당성향은 그대로지만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하면서 주주환원율은 올랐다. 이에 KB금융의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은 33%(현금배당 성향 26%+자사주 3000억 원 매입)로 2021년보다 7%p 높아졌다.

신한금융은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 주주환원율을 30%에 맞췄다. 연간 보통주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2.4%p 하락한 22.8%로, 우선주를 포함한 연간 배당성향은 23.5%로 결정했다. 이에 결산 배당금은 865원(연간 2065원)으로 결의했다. 배당성향은 줄었으나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1500억 원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하면서, 2022년 총 주주환원율은 30%를 달성했다.

우리금융도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부터 주주환원율을 30%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2022년 배당성향은 26%로, 결산 배당금은 주당 1130원(중간배당 150원 포함)으로 정했다. 또한 우리금융은 올해 2분기부터 분기 배당을 도입한다. 현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최대한 조기에 12%로 개선하고, 그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 주주환원율 30% 수준을 매년 유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지주사들의 주주 친화적인 환원 정책에 투자자들도 반기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금융 지주 3사의 주주환원 책에 대해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또한 우리금융의 경우에는 요구수준에는 미달하나 우리금융의 상대적으로 낮은 CET1 비율 등 여건을 감안할 때 자본 비율을 확충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점에 공감해 이를 수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일 실적과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 하나금융의 주주환원율도 3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확대 영향과 함께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CFO가 지난 7월 컨퍼런스콜에서 "경쟁사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총 주주환원율 30%를 맞춘다는 전략과 달리 하나금융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별도로 배당으로만 30%를 달성하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행동주의펀드의 요구 전에도 꾸준히 주주환원은 추진해 왔었다"며 “최근 수년간 실적이 개선되면서 쌓인 이익잉여금 덕분에 배당 확대에는 큰 문제는 없다”고도 말했다.

금융지주사 주주환원확대... 지배구조 평가에도 긍정적

이 같은 금융 지주사들의 주주환원정책은 ESG 평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ESG 평가기관에서는 기업 주주환원 확대를 '주주가치제고' 측면에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지주사의 경우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확대는 주주가치제고에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현재 금융지주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BIS 자본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5.21%로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11.5%보다 높은 편이다.

현재와 같이 지주사들이 역대급 수익을 거뒀을 경우, 업종 내 배당 수준과 전년대비 배당금을 확대했을 때 지배구조(G) 부문에 가점을 제공한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 지주사의 경우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이 좋은 상황에서 배당금 등 주주환원 비중이 늘어날 경우에는 평가에 긍정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G투자 업계 관계자 또한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주주환원율은 해외 금융지주사 대비 2배가량 낮은 수준일 뿐 아니라, 지난해 역대급 수익을 거둔 현 금융지주사들이 발표하는 주주환원정책이 재무상태에 큰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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