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간 출장 마치고 귀국…중남미부터 영국까지 돌며 현지 사업 점검

다음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회동…ARM 인수 논의 이뤄질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현지 시각) 하만 멕시코공장을 찾아 생산현황 등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현지 시각) 하만 멕시코공장을 찾아 생산현황 등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다음달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께서 한국에 오시면 (ARM 인수를) 제안하실 것 같은데 (인수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영국 반도체 설계(팹리스)기업인 ARM 인수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14일 간의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는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ARM 경영진과 회동은) 안했다”며 ”다음주나 다음달에 손정희 회장께서 서울로 오실 때, (인수) 제안을 하실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ARM은 최근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이 부회장은 연내 회장 승진설에 관련해서는 “회사가 잘되는게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출장의 목적 등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이번 출장 목적에 대해 ”오지 어려운 환경에서 정말 열심히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하러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특사로 임명받아서런던 가려고 했는데, 여왕께서 돌아가셔서 일정이 조금 바뀌었다”며 ”세기의 장례식이었는데, 저도 존경하는 여왕님 장례식에 참석은 못했지만 같은 도시에서 추모를 할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당초 이번 출장에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와 만나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불발됐다. 

영국 왕실은 삼성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삼성전자는 1995년 현지 판매법인 설립 11년 만에 영국 윈야드 복합단지를 세웠다. 당시 준공식에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한 왕실 가족이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여왕이 직접 축사를 했다. 외국기업 행사에 여왕이 공식적으로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고(故) 이건희 회장과 여왕이 함께 생산라인 가동 스위치를 누르는 모습은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는 이후 2006년 영국 왕실 TV 공식업체로 선정돼 현재 TV부터 세탁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에는 TV, 지난 5월에는 생활가전 분야에서 영국 왕실로부터 퀸 로열 워런트 인증을 받기도 했다. 해당 인증을 받으면 세계적 명품으로서 인정을 받는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 영국 도자기 브랜드 웨지우드 등 약 800여개 기업이 인증을 획득했다. 

이러한 이유로 삼성전자는 유럽 총괄 법인을 영국에 둘 정도로 신경쓰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 영국법인은 여왕 서거 이후 추모성명과 함께 국장이 끝날 때까지 대외 홍보를 자제하고, 국장 당일에는 현지 매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등 애도에 동참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복권 이후 첫 해외경영에 나서면서 현지에서 경영 전략을 구상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18년 이후 가장 긴 일정이었던데다, 대륙을 넘나드는 강행군이 이어진 까닭이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 외에도 현지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시각. 실제 이 부회장은 멕시코와 파나마, 캐나다, 영국을 돌며 현지 사업장을 점검하고 사업상 미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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