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경영 구상 돌입…전자 등 핵심 계열사 중단기 전략 점검

실리콘밸리식 조직문화 이식…창의적 인재 확보 위해 외부 수혈 나설 듯

복권 당위성 입증 책임 막중…기업가치 증대 위한 M&A 등 투자 활성화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아버지와 다른, 이재용의 삼성을 보여줄 시간이 없었습니다. 공식 복귀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한 방’을 보여줄 것으보 보입니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이재용의 시간’이 온다. 지난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됨에 따라 ‘삼성의 총수’로 귀환이 임박했다.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삼성은 성장동력이 저하되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이 불발된 이유도 있지만, 격변하는 산업계 지형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차세대 이동통신,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기술에 대해 꾸준히 투자를 단행했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가시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삼성의 성장엔진을 다시 가동시키기 위한 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숨 고를 새 없이 경영 구상

이 부회장은 현재 경영 구상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가석방 직후 서초사옥으로 직행, 주요 사업 현안을 보고 받았던 그다. 이번에도 이 부회장은 주요 경영진을 소집해 당장 챙길 현안을 점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DS)와 무선·TV·생활가전(DX) 부문 중단기 전략을 재검검하고 사업별 변수를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여겨진다. 동시에 ‘뉴삼성’으로 진화하기 위한 중장기 청사진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이 최우선으로 챙길 사업으로는 전자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그룹의 중추로, 전체 영업이익의 80% 가량을 담당한다. 지난 1분기만 놓고 봐도 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카드·호텔신라·삼성물산 등 15개 상장사 영업이익은 3조2833억원으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14조1214억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바꿔 말하면 삼성전자가 부진하면 그룹 전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3분기 뚜렷해진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의 여파로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실적 방어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2분기 삼성전자는 성장세가 꺾이고 신기록 행진이 멈췄다. 시장의 기대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3분기에는 더 힘겨운 상황이 될 수 있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소비재 판매가 줄면서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출하량도 조정되고 있어서다. 

이처럼 전·후방사업이 모두 녹록치 않지만, 일정 수준의 실적을 내줘야 한다. 장기간 주가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 최고점을 찍은 뒤 약 1년 7개월 동안 하락세였다. 지난달에는 역대급 실적에도 5만5700원까지 떨어졌다. 그마나 반등한 주가도 6만원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사업들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요소들을 제거할 방안을 경영진들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브랜드 충성도를 제고할 근본적 대책 마련에 직접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4·플립4와 갤럭시 워치5, 갤럭시 버즈2 프로 등 하반기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를 앞뒀다. 폼팩터의 혁신에 힘을 줬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에는 화면 주름 개선과 같이 기본을 다지는 데 힘을 쏟았다. 이런 전략이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통할지 미지수다. 지난 3월 불거진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성능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개선책으로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애니콜 화형식과 같은 ‘액선’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인재 확보 및 육성 방안도 이 부회장이 관심있게 들여다 볼 현안으로 꼽힌다. 반도체·배터리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국내외에서 인재 영입전이 치열해졌다. 문제는 수십년 간 체계적으로 인재를 키워 온 삼성이 주 타깃이 됐다는 점이다. 경쟁사들은 ‘삼성보다 1원이라도 더 주는’ 점을 내세워 인재 빼가기를 노골화 하고 있다. 삼성도 임금 인상과 성과급 확대, 유급휴가 추가 등을 통해 인력 수성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다. 

삼성은 5년 간 8만명 고용을 약속한 상태다. 연평균 고용 인원만 1만 6000명에 달한다. 반도체, 무선,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운용할 방안이 필요하다. 신규 채용과 경력직 영입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이들이 삼성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 부회장이 추가 인사제도 개편을 실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해 삼성 계열사 노조들이 공식 파트너로 격상된 만큼, 노사 관계 선진화와 개개인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제도 개편을 추진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능력있는 인재를 얼마나 보유하는가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진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삼성의 조직문화는 사실 보수적인 색채가 짙었고, ‘최고 수준의 보상’으로 조직에 대한 반발을 줄여왔지만 이러한 공식이 통하기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내부적으로 미래세대에 맞춰 인사제도부터 조직문화까지 바꾸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인재 제일’을 핵심 경영원칙으로 삼은 이래 삼성은 인재 확보와 육성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대졸 공채, 지역전문가 양성,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운영 등 잠재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이재용 부회장도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이 이뤄지려면 인재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 산업 패권을 놓고 경쟁하면서 세계 각국의 핵심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는 만큼, 삼성도 ‘미·중이 탐내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게 이 부회장의 생각이다.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시장에 여러 가지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 걸 느꼈다.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우리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인재 확보에 대해 이 부회장이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삼성 전체 조직 문화를 실리콘밸리식의 수평적이고 유연한 분위기로 바꾸는 작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 삼성은 근속기간에 관계없이 3·40대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바꿨다. 

이 부회장이 직접 인재 영입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는 사법리스크 속에서도 핵심 인재를 모셔오기 위해 움직였다. AI 석학인 승현준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 결과, 삼성 리서치 합류를 결정했다. 현재 삼성이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해 외부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이 외부 전문가 영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국내외 사업장을 챙기며 내부 구성원들을 다독일 것으로 예상된다. 총수 공백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기초체력이 탄탄했던 영향도 있었지만, 구성원들의 ‘합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더라도 국내외 사업장을 돌며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늘릴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성장엔진 다시 달굴 M&A ‘임박’

삼성의 경쟁사들은 공격적 M&A를 전환점 삼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 것은 물론,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LG는 전장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의 사업 구조를 바꿔나가고 있다. 선봉장 역할을 하는 LG전자의 사업 재편은 ‘상전벽해’ 수준이다.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 인수를 시작으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등 합작법인 설립, 자동차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 사이벨럼 인수 등을 단행하며 전장사업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IT산업 주도권과 직결되는 초거대 AI 개발 역시 AI 디지털 휴먼, 틸다를 선보이는 등 4대 그룹 중 가장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SK 또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를 기반으로 계열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사업부 인수, AI 반도체 개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진출을 통해 반도체 사업 구조 재편과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결정을 받았다. SK텔레콤은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 등과의 전략적 협업을 바탕으로 AI, 모빌리티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 커넥티비티’ 구현에 다가서고 있다.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뒤 로봇사업을 확장 중이다. 최근에는 로봇 AI 플랫폼 핀매 등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자 로봇 AI 연구소 설립을 결정했다. 거대한 전자기기로 변할 미래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SW) 기술 연구개발을 전담할 SW센터까지 세웠다. 

하지만 “첫번째도, 두번째도, 세번째도 기술”이라며 이 부회장이 초격차 기술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음에도 삼성의 행보는 경쟁사들보다 뒤쳐진다. 80억달러를 들여 하만을 인수한 뒤 굵직한 투자가 멈췄고, AI와 로봇, 전장, 바이오, 전기차배터리 등 이 부회장이 점찍은 미래사업들은 흡족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삼성은 앞으로 5년 간 국내외에 450조원을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IT에 투자하고, 90조원을 M&A, 설비투자에 쓸 계획.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빅딜을 통해 미래 청사진을 보여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삼성의 사업군이 광범위 해 회사 자체 역량만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이후 변화의 속도와 폭이 매우 커진 까닭에 삼성도 M&A를 통해 근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내부에서도 ‘더 이상 M&A를 미룰 수 없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 실적 발표회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수준의 M&A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한종희 부회장이 올해 초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 

재계에서는 이미 유력 후보군을 추려 검증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관련 조직 정비를 끝냈기 때문이다. 신사업 태스크포스(TF)장으로 퀄컴 출신인 정성택 부사장을, 뱅크오브아메리카 출신 반도체 투자 전문가 마코 치사리를 삼성반도체혁신센터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분야별 전문인재 영입도 활발해졌다. 삼성리서치는 메타(옛 페이스북) 자회사인 오큘러스VR 출신인 윤가람 상무를 증강현실(AR)랩장으로 영입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미주 반도체 총괄(DSA)에 패키징 솔루션 센터를 신설한 뒤 애플 출신의 김우평 부사장을 센터장으로, 인텔 출신의 슈퍼컴퓨터 전문가 로버트 위즈네스키를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에 합류한 인물들이 반도체, 메타버스 등에서 선구안을 갖췄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재가’만 있으면 곧바로 M&A가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M&A 0순위는 반도체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이 삼성전자보다 먼저 200단 이상 낸드와 10나노(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4세대(1b) D램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176단 낸드플래시까지만 해도 ‘싱글스택’이라는 기술 특장점도 200단 이상 낸드에서는 사라진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분야에서 1위와의 격차가 크다. 특히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의 첨병이 될 파운드리는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 점유율이 18.3%에서 16.3%로 하락한 데 반해 TSMC는 52.1%에서 53.6%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주도권을 노린 합종연횡이 가속화 되는 분위기다. 인텔은 이스라엘 파운드리 기업인 타워세미컨덕터를 품었고 TSMC는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에 반도체 공장 설립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독점적 지위를 지닌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 ARM 인수를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시스템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M&A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분야는 차량용 반도체다. 지난 6월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완성차업체들과 접촉한 것도 차량용 반도체 사업 전망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미래차로 전환될수록 차량 1대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가 증가함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30년 1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을 갖춰야 하고, 한번 공급사로 선정되면 잘 교체되지 않는 까닭에 진입장벽이 높다. NXP,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르네사스 일렉트로닉, 인피니언같은 업체를 인수해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는 AI반도체 관련 업체가 거론된다. AI 반도체는 인공신경망을 넣어 마치 인간의 뇌처럼 대규모의 복잡한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다. AI 기술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AI반도체가 탑재돼야 한다. 자율주행, 클라우드, 음성서비스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돼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은 2030년 총 117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욱이 애플·구글(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SK텔레콤 등이 AI 반도체 개발에 매진하는 업체들이 많지만 선점한 곳은 없다. 삼성전자는 AI연구센터 설립, 핵심인재 영입, 삼성 AI포럼 개최, 올해의 삼성 AI 연구자상 제정 등을 통해 AI 연구개발에 주력해왔다.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와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AI스타트업으로부터 기술 수혈을 하기도 했다. 덕분에 2020년 총 5073개의 AI 신규 특허를 취득했다. IT 강자 IBM(2062개)보다 2배 이상 수준이다.자체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AI반도체 전문기업을 품을 경우, 시장 선점을 노려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고객 경험’을 경영 방향성으로 설정하고 사물인터넷(IoT)·메타버스·빅데이터·로봇 관련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소프트웨어나 빅데이터 관련 기업 M&A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매출의 3분의 1을 책임지는 모바일 사업은 가전, 메모리반도체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분야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기기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될 IT 솔루션이나 빅데이터 전문기업을 품을 수 도있다.

물론 의외의 분야에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배터리, 바이오, 디스플레이, 차세대 통신 분야 역시 후속 투자가 필요하다. 제2의 반도체로 키우려는 바이오와 배터리는 경쟁사들 수준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로 전환기에 들어선 디스플레이나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를 예고한 바이오 또한 보다 진취적으로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이 조만간 대규모 투자에 나서리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실탄도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말 현금성 자산 규모가 125조원에 달한다. 관건은 뉴삼성 비전의 명확화다. 투자를 통해 이 부회장이 그룹의 비전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뉴삼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법리스크로 인해 선대 회장들과의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복권 당위성 마련 그리고 삼성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책임이 한층 막중해진 만큼,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하이테크 기업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데일리임팩트에 “삼성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동력으로 역할해주길 기대하는 국민들이 많다”면서 “M&A, 설비투자 등 여러 경영 전략 가운데 기업가치를 증대하고 기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안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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