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2000년 도입 이후 매년 줄어
사업전략 차이로 카드사별 발급량 상이
다양한 전략으로 발급 감소 막아야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대표적인 직불 결제 시스템인 체크카드를 대하는 카드사들의 전략이 점차 상이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대다수 카드사가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다소 낮은 체크카드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일부 카드사는 장기적인 사업전략을 근거로 급격한 발급 감소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실제로, 은행계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에 속해있는 카드사의 경우 체크카드 발급 감소에 속도조절을 하는 반면, 전업카드사들은 1년 새 20% 가까이 체크카드 발급을 줄였다.

업계에서는 신용카드 및 모바일 페이(Pay) 결제 시스템 등의 활성화 추세를 근거로 체크카드 발급량 감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발급량 감소 추세는 막을 수는 없더라도 고객 확보와 연계 시너지 창출 효과를 고려해 단종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삼성·현대·롯데)의 지난해 체크카드 발급량은 전년 대비 2.2%(140만장) 감소한 6127만장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480여만장이 사라졌다.

카드사별로 보면 지난해 체크카드를 가장 많이 발급한 곳은 업계 1위인 신한카드다. 2021년 2081만4000장의 체크카드를 발급한 신한카드는 지난해 2062만6000장의 체크카드를 발급했다. 전년 대비 0.9% 감소한 수치다.

신한카드에 이어 KB국민카드도 전년 대비 0.5% 줄어든 1777만4000장의 체크카드가 발급됐다.

이어 하나카드 1092만7000장, 우리카드 1065만장, 삼성카드 59만5000장, 롯데카드 54만2000장, 현대카드 15만6000장 순이었다. 하나카드와 현대카드를 제외하면 모든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감소 추세였다.

특히 전업카드사로 분류되는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지난해 체크카드 발급량이 전년 대비 16.4%, 19.7% 감소하먀 다른 카드사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발급량을 줄였다.

지난 2000년부터 도입된 체크카드는 만 12세 이상 은행에 예금계좌만 갖고 있다면 누구는 발급받을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이후 발급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체크카드 인기 감소의 배경으로 △비대면·후불 결제 활성화 △수익성 저하 △영업 환경 변화 등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되면서 실물 카드에 대한 필요성이 현저하게 줄었고 각종 '페이'의 등장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도 늘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체크카드의 수익성 역시 감소의 원인이 됐다.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는 수수료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만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가맹점 수수료가 신용카드보다 낮아지면서 수익도 크게 감소했다. 또 체크카드 특성상 카드론, 현금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발급량 감소에 대응할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밖에 신용카드로 쏠린 영업환경도 체크카드 발급량 감소의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체크카드는 연회비를 받지 않지만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의 부가적인 수입도 없다"며 "수익성 부분으로만 보면 서서히 없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로페이. 사진. 구혜정 기자.
제로페이. 사진. 구혜정 기자.

감소 추세에도 사업전략 차이로 발급량 상이

이처럼 대부분의 카드사가 체크카드 발급을 줄이고 있지만 발급량은 각 카드사의 사업전략 차이로 인해 상이하다. 특히 은행과 연계된 금융지주 카드사들은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체크카드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신한, KB국민 등 금융지주 소속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감소율이 1% 미만이었고 우리카드도 삼성, 현대 등 전업 카드사보다 낮은 8%대의 감소율을 보였다. 하나카드의 경우 지난해 발급량은 0.5% 늘었다.

지주 카드사들의 경우,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고객 중 상당수가 중·고등학생 등 학생층이기 때문에 장기 고객 확보를 위해 체크카드를 줄일 수 없다. 또 현금서비스, 대출 등 은행과 연계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수익군 역시 다양하게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삼성, 롯데 등 전업 카드사들은 연회비, 현금서비스 등 카드 관련 금융서비스로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보니 수익성이 '제로'에 가까운 체크카드 줄이기에 적극적이다.

실제 삼성카드는 16.4%, 롯데카드는 19.7% 발급량이 감소했다. 애플페이 도입을 앞둔 현대카드만 발급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상당수 전업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마케팅은 최소한으로 줄이면서도 토스, 카드고릴라 등 각종 플랫폼과 연계한 캐시백 마케팅을 통해 신용카드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 또한 눈길을 끈다.

카드사 관계자는 "전업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가입에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며 "캐시백 이벤트 등도 이러한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게임 캐릭터를 카드 디자인에 적용한 '신한 롤 E스포츠 체크카드'. 사진. 신한카드.
게임 캐릭터를 카드 디자인에 적용한 '신한 롤 E스포츠 체크카드'. 사진. 신한카드.

카드사가 체크카드 활성화에 힘써야

다만 카드업계에서는 체크카드 단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체크카드가 현금카드와 직불카드의 대체제로 도입된 만큼 관련 서비스에 대한 보완이 이뤄진 이후 단종이 돼야 된다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금카드 기능은 대부분의 은행 관련 카드사가 갖고 있는 기능"이라며 "체크카드가 사라지면 소비자들의 불편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카드사 데이터 사업에서 발판 역할을 하는 체크카드 사업을 포기하면 데이터 사업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 데이터 관련 사업이 최근 각광을 받는 만큼 금융지주 카드사 입장에서 보면 체크카드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다.

다양한 전략으로 체크카드 활성화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례로 전북은행의 'JB카드 재테크적금'은 기본 금리에 자사 카드를 발급해 일정 수준을 사용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나면 카드사 입장에서도 체크카드를 더 줄일 순 없을 것"이라며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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