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회복되자 연회비 1000억원
마케팅 강화하며 신규 가입 증가
연회비 늘었지만 혜택은 줄여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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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소비가 회복되고 카드사의 프리미엄 마케팅도 강화되면서 국내 카드사들이 연회비로만 1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리두기가 해제 이후 '보복 소비'까지 생겨나자 자연스럽게 신규 가입이 증가했고 그동안 줄였던 인건비 역시 연회비 수익·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다만 카드사들은 역대 최대로 늘어난 연회비를 소비자에게 돌려주진 않고 있다. 오히려 고객 혜택은 점점 더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어렵다며 혜택을 줄인 카드사가 고객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지난해 1~3분기 연회비 수익은 9162억원으로 전년 동기(8375억원) 대비 8.6%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연회비는 역대 최대치다. 업계에선 이러한 추세가 이어졌을 경우 지난해 카드사의 연간 연회비는 1조200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당초 최대 기록이었던 2021년의 1조1347억원 넘어서는 기록이다.

연회비 수익액을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가 2021년 같은 대비 7.1% 증가한 2023억원을 기록했으며 현대카드(1810억원), 신한카드(1742억원)가 각각 11.8%와 10.1%씩 연회비 실적이 확대됐다.

이밖에 △국민카드 1408억원 △롯데카드 918억원 △우리카드 700억원 △하나카드 544억원 △BC카드 15억원 순으로 연회비 수익을 거뒀다.

카드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소비가 늘어나면서 카드 발급수도 크게 늘었다"며 "수수료 수익 증가는 보복 소비를 공략한 카드사 마케팅 효과"라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헤리티지. 사진.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헤리티지. 사진. KB국민카드.

소비 늘면서 자연스럽게 신규 가입 증가

업계에서는 연회비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소비가 회복되면서 카드 이용액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신규 회원 역시 함께 늘면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09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소비 급등에 발맞춰 카드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리미엄 마케팅 역시 연회비 증가에 속도를 붙였다. 삼성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 등은 최근 연회비 50만원 이상의 카드를 속속 출시했다.

또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카드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며 혜택을 챙기는 이른바 체리피커들이 늘어난 점도 연회비 수익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업계 트렌드 변화도 연회비 수익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측한다. 비대면 활성화로 신용카드 모집인이 줄면서 카드 발급, 인건비에 영향을 미쳤고 연회비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말 기준 신용카드 모집인은 총 767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 말보다 1만6658명으로 절반 이상이 줄어든 규모다.

비대면 금융으로의 전환으로 모집인 수도 덩달아 감소추세라고는 하지만 카드사 입장에선 부담해야 할 모집 비용을 그만큼 아끼고 있다는 의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력을 감축하고 시스템 개발 등에 투자를 이어가는 와중에 소비 주축이 MZ세대로 바뀌면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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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걷어서 성과급 잔치

다만 일각에선 연회비, 인건비로 실적 방어에 성공한 카드사가 고객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줄이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말 일부 카드사들은 온라인 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 할부를 3개월로 줄였다. 더불어 업황 둔화를 이유로 고객의 이용한도를 갑자기 낮추고 대출 금리를 18%까지 올리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카드사가 직원들에게 돌아갈 성과급과 인센티브 금액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성과급만 기본급의 93%가 넘고 또 다른 카드사는 지난해 250%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블라인드 등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카드사의 성과급을 비판하는 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카드사의 긴축 경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연회비 증가가 카드사 경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만큼 혜택 축소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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