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올렸지만 민원 전 분기 72% ↑
민원 해결보단 금리·성과급 올리는데 급급
민원 해결과 적극적 금리 구제 활동 있어야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불황 속 호황'을 거뒀던 카드사들이 정작 고객들의 어려움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카드사 대상 고객 민원이 급증한 것인데, 일부 카드사의 경우 타사 대비 최대 2배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역대급 수익에 따른 고액 성과급 논란에도 고객 민원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카드사의 이같은 행보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업 카드사 7곳(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에 접수된 민원은 1870건으로 전 분기(1087건)보다 7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455건), 2분기(1283건), 3분기(1087건)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치다.

카드사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민원 건수 증가율은 삼성카드가 전 분기보다 127% 늘어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카드(80%), 현대카드(69.7%), 신한카드(66.3%), KB국민카드(64.7%), 우리카드(57.8%), 롯데카드(49.2%) 순이었다.

카드사 회원 10만명당 민원 건수(환산 건수)는 지난해 4분기에 현대카드가 2.58건으로 최다였으며 신한카드(2.23건), 삼성카드(2.16건), 롯데카드(2.03건)가 뒤를 이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카드 사용이 크게 늘면서 민원도 2배 가까이 늘었다"며 "민원 처리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가 출시한 프리미엄카드 '디아이디'. 사진. 삼성카드.
삼성카드가 출시한 프리미엄카드 '디아이디'. 사진. 삼성카드.

카드 사용 늘자 민원도 크게 증가

전문가들은 카드사 관련 민원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에 대해 카드 사용량을 꼽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역대 최초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이 회복되며 보복 소비가 폭발하자 카드 사용 금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승인 건수당 평균 승인 금액은 3만752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전 분기 대비해서도 3.0% 늘었다.

카드 사용 증가는 자연스럽게 민원으로 이어졌다. 업계 2위인 삼성카드의 경우 우리카드 대비 2배가 넘는 민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금융협회는 "숙박·음식점업 매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국내·해외여행 활성화로 운수업 등 여행·여가 관련 산업 실적 증가에 힘입어 소비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카드를 포함, 대부분의 카드사가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연봉의 50%까지 지급하자 '성과급 잔치'라는 논란이 불거졌고 금융당국은 카드회사 임원들의 성과 보수 체계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도 지난해 고금리로 인한 조달 비용 상승을 이유로 고객의 이용한도 등 고객 서비스는 대폭 줄이고 카드론·리볼빙 등 카드사 관련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를 법정 최고 금리(연 20%)까지 올리며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실제 2017년부터 2022년 9월까지 발생한 금융 민원 전체의 20%가량은 카드 결제, 리볼빙 등 부가서비스에 대한 설명 불충분, 카드 부정 사용 관련 민원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리볼빙 등은 서민들이 쉽게 받을 수 있는 대출 상품이라 많은 고객이 이용한다"며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의 아름인 도서관. 사진. 신한카드.
신한카드의 아름인 도서관. 사진. 신한카드.

취약계층 지원·사회 공헌 관련 활동 부족

이에 일각에선 고객들의 민원, 어려움은 외면하고 회사의 이익과 임직원의 성과만 챙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 들어 대출 금리를 일부 인하하고 그동안 축소했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공급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취약계층 지원이나 사회 공헌이 부족하다는 것.

특히 ESG 경영을 본격적으로 선언한 카드사들이 S(사회) 부분에 대한 노력을 소홀히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의 'K-ESG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SG 이행과 평가의 핵심·공통 항목 61개 가운데 사회(S) 부문에 △여성 구성원 비율이 포함되지만 카드사는 적극적인 여성인재 육성 등을 통한 다양성 확대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일부 카드사들은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항변한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0년부터 시작된 사회공헌 대표 프로그램인 '신한카드 아름인 도서관'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KB국민카드도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국 취약 노인들에게 난방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매년 사회봉사 형식의 활동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부족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통해 고객들의 사랑을 돌려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의 노력에도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봉사활동 역시 중요하지만 사회적 환원의 개념에서 금리를 낮추는 등 적극적인 금리 구제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고객 민원 증가에 대한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민원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리는 금리대로 높은 상황에서 일반적인 사회봉사는 고객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며 "카드론 등의 고금리 상품으로 내몰린 고객들을 위해 금리 인하가 확실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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