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수십만원 프리미엄 카드 속속 출시
시장 회복에 적극적인 프리미엄 마케팅
일반 고객보다 우량 고객만 챙긴다는 비판도

현대카드의 더 레드 스트라이프 카드. 사진. 현대카드.
현대카드의 더 레드 스트라이프 카드. 사진. 현대카드.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벗어나면서 소비문화도 바뀌는 추세다. 카드업계 역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프리미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풍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카드를 대거 출시하면서 우량 고객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혜택 차별화를 통해 수익성 확보와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프리미엄 카드가 인기를 끌면서 불황 속 카드사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을 핑계로 알짜 카드를 단종하고 마케팅을 대폭 축소했던 카드사를 향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카드는 연회비가 70만원에 육박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비즈니스 카드' 2종을 출시했다.

법인회원을 대상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해당 카드는 국내 이용 금액의 1%, 해외 2%를 월 최대 200만 포인트까지 롯데 아멕스 법인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또 연간 이용 금액이 누적 700만원 이상인 경우 스페셜기프트로 롯데 상품권카드 50만원권 또는 호텔멤버십을 연 1회 제공하고 항공, 여행, 호텔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브랜드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도 최근 5년 만에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를 선보였다. '헤리티지 스마트' 카드는 연회비가 20만원으로 특급호텔, 항공, 공연·전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15만원 할인 쿠폰을 연 1회 제공한다. 국내외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국내호텔·공항 발레파킹 서비스도 제공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앞으로 '헤리티지'라는 이름을 붙인 카드를 계속 발매해 프리미엄 카드 브랜드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해 하반기 4년 만에 프리미엄 카드 '하나 클럽H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리저브'를 내놨다. 하나은행 WM(자산관리) 본부와 협업한 것으로 고액 자산가의 소비패턴,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서비스에 반영한 게 강점이다. 연회비는 15만원이다.

삼성카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카드'와 제휴한 주축 프리미엄 카드 서비스가 올해 일부 종료되는 것에 맞춰 오는 1분기 비자카드, 마스터카드와 협력해 프리미엄 카드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카드 관련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건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경쟁사들이 꺼리는 발급 실적까지 과감하게 공개할 정도로 프리미엄 카드 시장에서만큼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회원은 지난해에만 5만5000명 넘게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카드 기준을 연회비 15만원 이상으로 자체 설정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카드는 기존 프리미엄 카드인 '더 레드'보다 혜택을 강화한 '더 레드 스트라이프' 카드를 선보였다. 연회비가 50만원인 이 카드는 20만원 상당의 바우처(이용권)와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 사용 실적 1000만원당 10만원 상당의 바우처가 연 최대 5장까지 지급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 프리미엄 카드인 '더 퍼플'과 '더 그린' 등에도 혜택을 강화한 '스트라이프'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헤리티지. 사진.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헤리티지. 사진. KB국민카드.

소비시장 살아나자 프리미엄 카드 마케팅 적극적

카드사들이 연회비 수십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카드를 내놓는 이유는 국내 소비시장이 지난해부터 다시 살아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 및 승인 건수는 285조5000억원, 67억7000만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5.1%, 11.6% 증가했다.

고금리·고물가 속에서도 소비가 회복되면서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많은 금액을 사용하는 우량 고객들을 잡기 위해 프리미엄 카드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프리미엄 카드 고객의 경우 이용 금액이 고액인 만큼 카드사들은 높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를 사용하는 회원의 경우 인당 이용 금액이 일반 회원의 약 4배"라며 "일반 카드보다 발급 매수는 적지만 한 번 가입하면 해지 없이 오랜 기간 이용하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생존' 외치던 카드사, 프리미엄 마케팅은 확대

다만 일각에선 업계 불황을 핑계로 수익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대출 관련 금리를 대폭 올렸던 카드사가 높은 연회비의 프리미엄 카드 마케팅을 확대하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일부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알짜 카드를 단종하고 있고 일부 전업 카드사들은 최근 개인 회원들을 상대로 이용 한도를 정기 점검한 뒤 일부 회원들에게 한도 하향 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도 했다.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카드사들은 '성장'보단 '생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프리미엄 카드 마케팅은 늘리면서 일반 고객들보단 우량 고객에게 혜택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시기"라며 "프리미엄 카드도 일반 카드와 마찬가지로 서비스의 일종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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