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용대출 금리 평균 2.12%p↑
긴축 강화에 내년 추가 인상 불가피
대출 확대 위한 금리인하 가능성도

기준금리 변동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기준금리 변동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연내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 시점이 오는 2023년 상반기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연간 신용대출 금리 상승률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만 2.25%p 수준의 인상을 기록하는 등 13년여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린 상황에서 연초 3%대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대출 금리 또한 3%p가량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준을 포함한 주요 글로벌 국가들 또한 당분간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면서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예대금리차 조정과 예‧적금 금리 경쟁 억제 등 금융당국과 은행권 자체적인 조치가 일정 부분 대출금리 인상 억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이같은 대출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경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가계대출 시장 전반의 위축 또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은행권의 대응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올해 연초부터 최근까지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별로 최대 2%p 이상 상승했다. 올해 국내 기준금리가 8번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통해 2.25%p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 폭 수준으로 신용대출 금리 또한 오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올해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 변화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올해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 변화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무섭게 치솟은 신용대출 금리

실제로 데일리임팩트가 은행연합회와 각 사 공시를 통해 확인한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0월 말 기준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6.08% 수준이다. NH농협은행이 6.51%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고 신한(6.10%), 우리(6.01%), KB국민(5.99%), 하나(5.79%)은행이 뒤를 이었다.

다만, 서민금융상품까지 포함한 대출금리 기준으로는 하나은행이 6.63%로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였다. NH농협(6.54%)가 뒤를 이었고, 신한(6.42%), KB국민(6.33%), 우리(6.31)은행 순이었다.

이러한 대출 금리는 앞서 언급했듯 연초 대비 최대 3%p가량 오른 수치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1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96% 수준을 보였다. 단순 계산으로도 10개월 사이 2.12%p 가량 오른 셈이다.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은행은 2.55%p(3.96%→6.51%)의 인상폭을 기록한 NH농협은행이었다. 이어 KB국민은행이 2.1%p(3.89%→5.99%)의 오름세를 보였고 △우리(2.01%p) △신한(2.1%p) △하나(1.93%p)은행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러한 대출금리 인상세는 기준금리 인상과 일정부분 궤를 같이했다. 올해 한국은행은 총 8차례의 금통위 중 1회(2월)을 제외한 7회의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특히,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소위 ‘빅스텝’을 단행했는데, 이때 대출금리 또한 유의미한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실제로 첫 번째 빅스텝이 단행된 지난 7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79% 수준을 보였다. 이후 10월까지 한 차례의 추가 빅스텝을 포함해 1.25%p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신용대출 평균 금리 또한 그사이 1.29%p(4.79%→6.08%)나 올랐다.

특히, 앞서 언급한 올해 1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3.96%)를 고려하면 지난 1월부터 7월 사이 신용대출 금리 인상폭은 0%대(0.83%p)에 머물렀다. 단순 수치상 앞선 7개월간의 상승세보다, 최근 3개월의 상승 폭이 0.5%p 가량 큰 셈이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급상승하면서 10월 기준 평균 금리는 연초 대비 65%가량(65.1%) 올랐다.

특히 이러한 오름세는 기준금리 인상폭을 뛰어넘은 수준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1월부터 10월까지 실제 대출 금리가 2.12%p 오른 사이, 기준금리는 2%p(1%→3%)로 올랐다.

일단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분과 상품금리 인상 수준이 비슷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신용도에 따라 차주별 금리 수준이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 정책 차원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이 확대된 것 또한 이러한 추세를 가능케 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지속 여부가 관건

문제는 이러한 금리인상 추이가 당장 올해 연말로 끝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점이다. 이미 이창용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월 금통위 직후 이창용 총재는 “최종금리 도달 시기는 미국 내 금리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밖에 국내 물가 수준이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선 이후에 금리 인하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금통위를 구성하는 위원들 또한 향후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은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이달 초 진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에 참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긴축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현실적으로 미국 기준금리 스텝을 따라가야 하는 한국 금리정책의 특성에 비춰보면 당분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럴 경우, 신용대출 금리 역시 또 한번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승 추이가 지속될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연 8%, 나아가 9~10%대에 육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러한 예측은 일련의 수치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이 운용하는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상단 기준 이미 연 7%대 초반 금리에 운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한때 7%대 후반까지 올라가며 연 8%대 터치를 눈앞에 뒀지만,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억제 권고 조치의 여파로 소폭 하락한 바 있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를 준거금리로 삼는 변동형 대출 상품의 경우,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금융당국뿐 아니라 은행권 내부에서도 과도한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 감소세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대출 감소세에 금리 더 떨어질까

실제로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은 대출금리의 수직상승과 이에 따른 차주들의 이자부담 가중의 여파로 연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특히,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10월 기준 902조6670억원으로 지난해 말(910조1049억원)대비 7조4379억원 감소했는데,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연간 가계대출 잔액은 통계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말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가계대출 확대를 위해 가산금리 조정을 통한 여신 금리 인하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가산금리 또한 시장의 상황을 반영한 셈법이 있는 만큼 현실화 가능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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