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후유증 대우조선해양…납기 맞추고자 추석에도 구슬땀

멈출 수 없는 철강·정유…고로 멈춘 포항제철소에 속 타는 포스코

기업 인수로 한 숨 돌린 쌍용차, “올 추석은 쉽니다”

조선소에서 작업을 진행중인 인부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조선소에서 작업을 진행중인 인부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태풍 힌남노의 타격과 파업 여파 등에 시달려온 자동차·조선·철강 중후장대 산업군이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영업 방식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통상 중후장대 산업군은 명절에는 경영진을 제외한 실무진급은 휴식 등으로 재충전을 하는 게 통상 풍경이나, 올해는 업종 및 업체 상황별로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파업 여파로 밀린 납기를 맞추고자 추석 연휴를 일부 반납할 예정이다. 365일 고로가 가동돼야 하는 포스코는 태풍에 고로가 멈춰버려 재가동 시기를 확정짓지 못한 채 이렇지도 저렇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명절 당일과 전후 하루 정도를 제외하고는 연장근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평소에도 연휴 기간 동안 이틀 정도 나와서 근무하고 명절 당일과 전후로는 좀 쉬는 편”이라며 “아직 근무 계획이 다 나오지는 않았으나 추석과 그 다음 날은 많이 나와서 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보통 예정일보다 한 달 빨리 인도를 마칠 수 있도록 미리 일정을 앞당겨 잡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최근 노조 파업으로 인해 5주에 걸친 진수 중단에도 선박 인도에 큰 무리를 겪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선박 진수 작업이 지연된 부분이 분명 존재하고 선·후행 공정에도 차질이 생긴 상황인 만큼 인력에 구멍이 생겨선 안 된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파업을 겪지 않은 타 조선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 역시 데일리임팩트에 “현장에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연휴 근무를 해도 많이 하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납기 준수에 크게 문제가 없는 만큼 특별히 납기를 맞추기 위한 추가 근무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조선해양 역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조선소 인력 포함 모두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상남도 포항시 남구 소재 포스코 포항제철소 후판부 생산공정 모습. 사진.포스코
경상남도 포항시 남구 소재 포스코 포항제철소 후판부 생산공정 모습. 사진.포스코

멈추면 굳어버리는 공정 특성으로 인해 365일 가동돼야 하는 철강업계와 정유업계는 민족 대명절인 추석에도 쉬지 않고 돌아갈 예정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에 의한 침수 피해로 포항제철소 2~4고로가 휴풍에 들어가며 재가동 시기를 가늠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고로를 오래 멈출 경우 재가동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뿐더러, 매일 생산되는 쇳물의 가치 등을 생각했을 때 휴풍에 들어갈 경우 자칫하면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다행히 고로 침수 피해는 없다”며 “2~4고로가 태풍 대비 휴풍에 들어간 상태이며 피해 복구 현황이나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지금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래 연휴에도 24시간 공정이다 보니 연휴에도 현장에서는 상주인력들이 계속 근무를 설 예정이며, 아직 현장에 물이 차있는 상황인 만큼 물이 먼저 빠진 후 안전 등을 고려해 복구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항제철소 생산 복구 시점 등은 추후 포스코홀딩스 공시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현대제철도 당진제철소에 있는 3개 용광로 현장 직원들은 교대로 근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유 업계도 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울산공장·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 등이 연휴 동안 정상 조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유 설비 역시 제철소와 마찬가지로 설비 중단 시 원유가 굳어 파이프 내부를 막기 때문에 이를 청소하고 재가동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적잖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택 소재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 사진.쌍용자동
경기도 평택 소재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 사진.쌍용자동차

반면 지난 여름 신형 SUV 토레스의 예상 밖의 흥행으로 여름 휴가마저 반납해가며 근무를 섰던 쌍용자동차는 기업 인수를 통한 정상화가 이뤄지며 이번 한가위 연휴를 만끽할 여유가 생겼다.

쌍용차는 올해 모든 직원이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계획했으나 토레스의 출고 대기 기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지난 7월 30일과 8월 6∼7일 등 사흘간 주말 특근을 시행한 바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토레스는 출시 2개월 만에 계약 대수 6만 대를 넘으며 지난해 쌍용차 내수 전체 판매량인 5만 6363대를 진즉에 넘어서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최근 KG그룹에의 인수가 최종 확정되며 기업 정상화 궤도에 오른 만큼 올 추석은 쥐었던 고삐를 내려놓고 직원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공장이 평택에 위치해있어 이번 태풍에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 역시 해당 결정에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에는 쉴 계획이다. 여름에는 특근을 진행했지만 올 추석에는 그럴 예정이 없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