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모두 올해 목표 80% 이상 달성, 2년 연속 초과달성 유력

고유가·친환경 바람 등에 고부가가치 LNG선 발주물량 많이 풀려

장기 불황 후유증 있지만…카타르發 LNG 계약 등에 기사회생 희망↑

대우조선해양이 안젤리쿠시스그룹에 인도한 110번째 선박인 17만4000㎥급 LNG선 존 안젤리쿠시스호. 사진.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안젤리쿠시스그룹에 인도한 110번째 선박인 17만4000㎥급 LNG선 존 안젤리쿠시스호. 사진. 대우조선해양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 열풍에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올해도 지난 2021년과 마찬가지로 수주 목표 초과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년간 누적된 수주가뭄에 따른 재무리스크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으나, 올해 수십조원에 달하는 카타르발 LNG운반선 프로젝트 중심의 수주행진으로 이르면 오는 2023년 말부터는 재무개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3사 모두 이른 시기에 2년 연속 연간수주목표 초과 달성이 유력한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이미 199억7000만 달러 규모의 일감을 따내 연간 수주목표(174억4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3사 중 가장 먼저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했다. 당시 한국조선해양은 194억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목표 149억달러의 130%를 달성했다. 올해 누적수주액 기준으로도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수주목표 88억 달러 가운데 81.8%(72억 달러)를 채우며 여유롭게 하반기를 맞았다.

지난 해 삼성중공업은 수주 71척으로 103억 달러(11조6000억원) 수주를 기록하며 지난 2003~2008년까지 이어진 조선업 수퍼 사이클(초호황기) 이후 처음으로 수주 100억 달러를 초과달성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81억7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인 89억달러의 91.8%를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는 목표인 77억 달러 대비 11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하반기 중 카타르발 LNG운반선 8척의 추가 건조계약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수주목표 조기 달성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0년 인도한 17만4000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0년 인도한 17만4000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올해도 한국 조선업계에 숨을 불어넣은 것은 LNG운반선이다. 3사는 올해 글로벌 발주물량 중 대부분의 선종을 싹쓸이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수는 총 115척(961만9480CGT)로 이미 지난해 한 해 전체 발주량인 86척(673만1050CGT)을 크게 뛰어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 중 94척을 수주하며 82%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LNG운반선은 LNG를 수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척당 2억 달러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영하 163도로 극저온인 LNG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갖춘 저온 단열 탱크 제조 기술 등 높은 기술력이 없고서는 건조가 불가능하다.

3사는 모두 LNG선 건조에 세계 최상위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수요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LNG선의 수요는 고유가 대안으로 천연가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데다,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적용하는 환경규제로 인해 원유 대신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며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진행 중인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가 심화되며 각국의 천연가스 수입선 다변화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 역시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이같은 분위기와는 다르게 3사는 재무적으로는 그동안 누적된 적자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한국조선해양은 3257억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각각 3507억원과 56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 최악의 암흑기로 꼽히는 지난 2016년부터 3사와 해외업체간 저가 수주 경쟁이 이어지며 배를 만들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불황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해 숙련자들이 다수 업계를 떠나 재무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조선업계 전체 종사자 수는 9만2687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말의 20만3441명과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이 빠져나간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LNG 운반선의 건조에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됨과 동시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그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3사인 만큼 자칫하면 인력 부족 현상 심화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NG 운반선 발주 열풍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에서 조선업계는 내년 말부터 다시금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흑자 전환 등을 동반한 기업 회생)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인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대로 LNG 운반선 수요는 내년까지 이어질 예정인 만큼 조선업계의 전망은 낙관적인 편이다.

현재 대규모 천연가스전 발견으로 이에 대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100척이 넘는 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새 선박 건조용 독을 미리 선점하는 것)을 체결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의 경우 최근 1단계 분 계약 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남은 수주 잔량 역시 충분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까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물량은 46척에 그친 만큼 잔여 물량도 넉넉하다. 2단계 계약이 시작될 경우 지난 해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것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