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거제·부산·포항 집중피해 예상

동·남해안 공장 몰린 철강·車·정유업계 피해 최소화 다짐

매뉴얼 따라 준비 마친 조선업, 상대적 여유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사상 최대 규모 태풍인 힌남노가 중후장대 산업의 심장부인 거제·부산·포항을 강타할 것으로 예측돼 업계에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

남해안에 공장이 몰려있는 철강·자동차·정유업계는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고 매년 태풍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진 조선업계의 경우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버티기 태세에 들어갔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4시 50분께 경남 거제시 부근으로 국내에 상륙해 오전 7시 10분께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오전 7시 경 거제에 상륙할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다소 이른 시점에 동해상에 진출한 것이다.

하지만 힌남노의 세력과 강도가 강한지라 태풍 경로에 위치한 거제·부산·포항·울산 등의 지역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해당지역에 공장이 몰려 있는 철강·자동차·정유업계는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 중이다.

포스코는 힌남노가 포항을 지나갈 것이란 예보에 따라 6일 태풍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약 4~5시간 정도 고로(용광로)를 포함해 전 공장 가동을 중지할 방침이라고 지난 5일 밝혔다.

또 자연재난대책본부를 운영해 배수로·수방물자·건축물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으며 수방자재·배수설비를 준비해 배치하고 안전을 고려해 직원 출퇴근 시간 역시 조정했다.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제철소서 화재가 발생해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포스코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7시 17분경 경상남도 포항시 소재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 및 2열연공장 등 공장 여러 곳에서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이후 화재 관련 입장문을 내고 2열연공장 전기실 판넬에서 소규모 화재가 있기는 했으나 그 외에는 정상적인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경상남도 포항시 남구 소재 포항제철소 후판부 생산공정 모습.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포스코
경상남도 포항시 남구 소재 포항제철소 후판부 생산공정 모습.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포스코

현대제철 역시 지난 5일 근로자 안전을 위해 이날 울산공장을 11시간 동안 가동 중단할 것을 공시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 내 종합상황실을 마련해 각 사업부 재해 대응 총괄 담당과 실시간 연락체계를 유지 중이다. 또 강풍과 폭우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임직원들에게 대비요령을 문자 등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120명의 차량 이송조를 긴급 편성해 지난 2일부터 상습 침수구간에 있는 생산차 5000여대를 안전지대로 이동시키고 그 외 침수 피해 대비 및 전기점검 등도 시행했다.

울산과 전남 여수에 몰려 있는 정유와 석유화학업체들도 이번 태풍으로 비상이 걸렸다.

울산에 정유시설을 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의 입항을 금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 콤플렉스(울산 CLX)의 안정적 가동을 위해 비상발전기 등 시설용 동력을 추가로 확보했고, 수도권을 포함한 전 사업장 임직원에게 태풍 상황 해제 시까지 재택근무할 것을 권고했다.

또 다른 정유업체인 GS칼텍스도 여수 등 남부지방에서 하역과 급유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유조선·급유선이 안전한 장소로 피항하도록 조처했다.

울산과 여수, 충남 대산에 공장을 둔 롯데케미칼·SK케미칼·LG화학과 같은 화학업체도 비상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진수한 첫 번째 차세대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 전경.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진수한 첫 번째 차세대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 전경.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현대중공업

매년 태풍 피해를 겪곤 하는 조선업계는 거센 태풍의 기세에도 다소 여유롭다는 반응이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에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며 태풍 대응 매뉴얼에 따라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건조 마무리 단계이거나 시운전 중인 선박 9척을 지난 2일부터 서해로 피항시켰으며, 안벽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강풍에 대비해 계류 로프를 보강했다.

이밖에도 방파제 주변의 블록과 유해·위험물질을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침수 및 붕괴 우려지역에 대해 사전 점검 및 조치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월파 위험이 있는 지역을 태풍시 출입금지 지역으로 정하고 태풍 이동경로 등을 고려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인명과 물적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사전 점검 및 조치를 하고 있다”며,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역시 태풍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시켰다. 시운전 중인 선박들을 포함해 총 9척을(현대삼호중공업 2척, 현대미포조선 7척)을 피항시켰고, 안벽에 계류중인 선박들은 로프 보강을 하는 등 태풍 피해가 없도록 대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6일 오전에는 조업을 중지하고 오후에 출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선박이나 크레인 등 시설물 등은 묶어놓은 상태이며, 날아갈 수 있는 물건들 역시 넣어두고 창문 등 취약시설 등에 대한 관리도 했다”며 “실시간으로 태풍 경로도 확인하면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장에 별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오후부터 조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까지 선박 6척은 서해쪽으로 대피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