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CO홀딩스·KT&G 등 주주제안 기업 주총 관심
'주주 환원책· 감사위원 선임' 주요 관전 포인트
감사위원 3%룰 등 소액주주 '표심' 중요해져

지난 15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경영진이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지난 15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경영진이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과 함께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기업들의 펼칠 주총 내 표 대결에 주주 뿐 아니라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있다. 

배당확대·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책과 감사위원 추천 관련 주주제안이 대다수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투표를 통해 행동주의펀드가 주장해온 투자 기업 저평가 해소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도 주목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을 받은  KISCO홀딩스,  KT&G, JB금융지주, 남양유업 등 기업들은 정기주주총회 내 표대결을 준비 중이다.

주주제안이란 일반주주들이 직접 제시한 주총 안건이다. 의결권이 있는 지분 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했다면 주주제안에 나설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월 주주총회 개최 상장사 중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채택한 기업은 42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26개사)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KISCO홀딩스-소액주주연대, '자사주 소각·감사 선임'

KISCO홀딩스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24일 주총을 앞두고 사측에 △500억 규모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선임(심혜섭 심혜섭법률사무소 대표) 등 2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KISCO홀딩스가 보유한 1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활용해 저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KISCO홀딩스 표 대결의 주된 관전포인트는 '감사위원 선임' 건이다.  KISCO홀딩스의 주요주주는 장세홍 회장(39.95%), 장인희(3.11%), 장인영(2.9%), 장세현(2.77%), 장세일(2.69%) 등 오너일가들이 51.9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3%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 선임시에는 오너일가의 51% 지분 가운데 약 15%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따라서 49%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힘을 실어준다면 주주연대가 제안한 감사 선임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현재 KISCO홀딩스 소액주주연대는 주총 전까지 주주제안 관련 우호표를 얻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국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고 있다.

KT&G-FCP·안다자산운용, '주주환원·감사 선임'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도 오는 28일 정기주종을 앞둔 KT&G에 여러 주주환원책과 감사위원 선임을 제안했다.

특히 KT&G가 보유한 6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배당확대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KT&G 사옥 전경. 사진.KT&G
KT&G 사옥 전경. 사진.KT&G

이에 FCP는 △ 주당 1만원 배당 △ 자사주 매입 및 소각  △ 정관 일부변경 △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차석용 전 대표, 황우진 전 대표) 등을  제안했다. 안다자산운용은 △ 주당 7867원 배당 △사외이사 증원(6명->8명) △이수형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 등 3명 사외이사 선임 등을 제시했다. 

두 자산 운용사가 가진 KT&G 지분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KT&G의 작년 6월 기준 주요주주는 국민연금공단(7.5%),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7.12%), 중소기업은행(6.93%) 등이다.

KT&G도 감사위원 선임 건이 관전 포인트다. 3%룰을 적용해 유효의결권을 계산하면 △국민연금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기업은행은 각각 3.9%에 머물게 된다. 사실상 감사위원의 선임권을 기관과 소액주주들이 쥐고 있는 것이다. 

FCP는 주총을 앞두고 주주 설득을 위해 오는 21일 주주대상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한다. 당일에는 이상헌 FCP대표가 직접 주주제안 배경과 이유, Q&A를 진행할 전망이다.

얼라인-JB금융, '배당확대·사외이사 선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오는 30일 주총을 앞두고, JB금융지주에 △주당 배당금 900원 △ 사외이사 추천(김기석 크라우디 대표) 등 2가지를 제안했다. 

얼라인은 JB금융이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에도 국내외 은행 가운데 낮은 주주환원으로 저평가를 받아 회사가치가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JB금융측에서는 얼라인의 900원 배당이 과도하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과도한 배당성향 확대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손해가 될 수도 있으며, 주주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반대했다.

또한 얼라인이 추천한 사외이사도 검증절차와 후보자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의사를 표했다.

이와 관련 얼라인측에서 JB금융 이사회에 주주제안 관련 공개토론회를 제안했으나, JB금융측은 응답하지 않고 있다. 

관전포인트는 JB금융의 주요 주주들인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이다.  2022년 말 기준으로 JB금융의 주요주주는 2대주주 얼라인(14.04%)과 삼양사(14.61%), 오케이저축은행(10.99%), 국민연금(8.45%), 노르웨이중앙은행(2.16%)로 구성되어 있다. 

남양유업-차파트너스, 배당확대·감사선임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오는 31일 남양유업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확대(보통주당 2만원, 우선주 2만50원) △ 자사주 취득(1900억 규모) △감사위원선임(심혜섭 변호사) △ 5대1 액면분할 등을 요구 중이다.

특히 차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홍원식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 여파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를 위한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남양유업 사옥. 제공 : 남양유업
남양유업 사옥. 제공 : 남양유업

이에 남양유업은 의견표명서를 통해 지난해 발생한 700억 규모 적자로 고액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한앤컴퍼니와 경영권 분쟁 소송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은 필연적이기에, 새 감사선임이 오히려 새 경영진에게 오히려 걸림돌이 될수 있다며 '감사위원 선임'건에도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남양유업도 KISCO홀딩스와 같이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관전포인트다.  현재  주요주주인 홍 회장(51.68%), 부인 이운경(0.89%), 홍명식(0.45%), 홍승인(0.06%) 등 남양유업 오너일가의 지분은 53% 가까이 된다. 

하지만 차파트너스의 표결 시나리오에 따르면,  3%룰 적용에 따라 홍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53% 지분 가운데 약 6% 지분만을 활용할 수 있다. 차파트너스의 지분 (6.4%)을 제외하면 87%의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중요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는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감사 선임 및 이사회 변경에 따른 장기적 사업 계획의 방향에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주로 지배주주와 소액주주간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기업에서 행동주의펀드들은 대게 소액주주들과 이해관계 일치하는 편"이라며 "감사위원 선임과 같이 3%룰이 적용되는 표대결에서는 소액주주들의 표결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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