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 앞두고 주주설명회·투자기업에 공개토론 제안
주주제안 세부설명 및 기업 설득 통한 주주 표심 확보
소액주주 정보 제공엔 '긍정적' 표심 돌리기는 '미지수'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이 주주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이 주주 여론을 환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행동주의 펀드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 설득을 위한 소통 창구를 적극적으로 만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투자기업 주주들의 다수가 정보 획득이 제한적인 소액주주들로 구성돼있다는 점에 착안한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소액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표심을 확보하려는 행동주의펀드의 이 같은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주주 설명회와 투자기업 대상 공개 토론회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두 행동주의펀드가 주주 활동에 나서고 있는 곳은 KT&G와 JB금융지주다. 양 사 모두 1%미만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가 절반 가까이 된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KT&G의 전체 주주 가운데 소액주주 비중은 65.3%(2022년 6월 기준), JB금융은 46.48%(2022년 12월 기준)이다. 행동주의펀드들의 입장에서는 주주 제안 건이 주총에서 통과 되기 위해서는 소액주주들의 표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FCP, 배당 확대 등 주주제안 세부설명  주주설명회 개최

이에 FCP는 오는 28일 개최될 KT&G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주주 설명회를 준비 중이다. 

FCP는 지난 10월부터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제안을 놓고 KT&G와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에 FCP는 오는 21일 '왜 지금이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온라인 주주 설명회도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상현 FCP 대표가 KT&G 지배 구조 개선 필요성, KT&G에 제안한 10가지 주주 제안 관련 세부 설명과 실시간 질의 응답도 진행한다.

앞서 FCP는 KT&G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 추천 △15% 자기주식 소각 △현금배당 1만원 △1조20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등 10가지 안건을 제안해 주총안건으로 상정시킨 바 있다.

이상현 FCP 대표는 "FCP와 의견을 함께하는 주주 여러분의 목소리를 의결권 행사를 통해 분명히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얼라인파트너스, JB금융에 주주제안 관련 공개토론회 요청

JB금융지주와 주주환원책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 다투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사측에 주총 전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공개 토론회를 통해 주총 안건 가운데 주요 쟁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나은 방향을 모색해보자는 목적이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에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900원과 김기석 후보자 사외이사 선임 건을 놓고 서면으로 수차례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JB금융은 얼라인측에서 요구하는 주당 배당 900원이 "지속가능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과도한 배당 성향 확대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손해가 될 수 있으며, 주주 이익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얼라인 측에서는 "주당 900원 배당을 지급하더라도 JB금융의 연말 CET1(보통주자본) 비율이 JB금융 이사회 안(주당 715원) 과의 차이는 0.1%p에 불과하고, JB금융 연말 CET1비율도 여전히 지방금융지주 내 1위"라고 반박했다.

또 추천한 사외이사의 경우에도 JB금융은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후보는 충분한 검증 및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아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췄는지 여부를 평가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반면 얼라인측은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경력을 쌓았고, 공공기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자본시장 전문가로 역량을 검증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라인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서면을 통해서만 각자의 주장만 펼치다보니 설득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라며 "공개 토론회가 성사된다면 소액주주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얼라인이 제안한 공개토론회 참가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보공유·소통은 좋지만...소액주주 '표심' 흔들지는 미지수

업계에서는 주주 설득에 나선 행동주의펀드들의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흔드는데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제안에 관심을 가진 소액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는 맞지만, 이들이 디테일한 주주제안 내용이나 논리싸움이 오가는 투자 설명회나 공개토론에는 아직까지 관심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의결권자문사 등 투자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기관투자자와 달리 소액 개인투자자들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며 "행동주의 펀드들의 의견이 담긴 정보긴 하지만 의사결정에 참고 할만한 정보를 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이상훈 금융경제연구소장은 "행동주의펀드들의 이같은 행보가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정보제공 차원에선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여전히 의결권 행사보다는 시세차익에 관심이 많기에 행동주의펀드의 적극적인 소통이 표결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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