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대환대출, 사흘간 1조 "흥행 예감"
핀테크 플랫폼 통한 운영은 여전히 저조
"수수료 부담, 입점 소극적".."보완 필요"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출시 일주일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온라인 대환대출 인프라 플랫폼이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금융소비자의 선택권 보장과 편의성 제고를 위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플랫폼 참여가 극히 부진, 금융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핀테크 플랫폼에서 주요 시중은행 상품 검색이 되지 않으면서 저금리 대환 뿐 아니라 1금융권으로의 대환을 기대했던 금융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는 것.

오는 31일로 예정된 전세대출 대환서비스까지 개시되면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권 안팎에서는 시중은행과 플랫폼 간 입점 관련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달아오르는 주담대 대환대출 경쟁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신청된 대환 자금 규모는 지난 12일 기준 약 1조307억원에 달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9만8000여명이 주담대 대환 상품을 조회했고, 이중 3만8000명이 신규 대출 신청을 진행 중이다. 신청을 완료한 차주는 5657명이다.

연 3%대(최저금리 기준)의 금리 경쟁력, 그리고 대환대출 초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주요 은행들의 ‘당근책’이 몰리면서 조금이라도 이자를 아끼려는 기존 대출 차주들의 접속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초반 기세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잡은 모양새다. 타행 대비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바일 접근성, 그리고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수요가 쏠리는 흐름이 포착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대환상품 금리(최저 금리 기준)는 12일 기준 연 3.44%~3.62% 수준이다. 이는 최저 금리 기준 연 3.65% 수준인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대환대출 금리보다 낮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고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 비용 기반의 금리 경쟁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여기에 시중은행 대비 앞서 선점한 비대면 주담대 부문에서의 경험도 고객 접근성 측면에서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도 주담대 대환대출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금리 인하로 맞불을 놓고 있다. 타행에서 넘어오는 차주에게 첫 달 이자 비용을 지원하거나 역마진을 감수하면서라도 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오는 3월 21일까지 KB스타뱅킹에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완료한 고객 전원에게 첫 달 대출 이자를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한은행도 타행 주담대를 신한은행 상품으로 갈아탄 고객 중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첫 달 이자 금액을 최대 20만원 범위 내에서 마이신한포인트로 지원하는 이벤트를 시행한 바 있다.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 사진=각 사.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 사진=각 사.

핀테크 탑승에 미온적인 시중은행

이같은 초기 흥행에도 불구, 일각에선 대환대출 플랫폼에 대해 ‘반쪽 운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대출 시장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시중은행의 핀테크 플랫폼 참여가 저조해 금융소비자의 대환 정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환대출 서비스는 크게 대환대출 상품을 공급하는 금융사, 그리고 금융정보 비교 서비스를 모태로 출범한 핀테크 플랫폼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주요 시중은행들이 자사 플랫폼 내에서의 대환대출에 집중하면서 대출상품 비교에 특화된 핀테크 플랫폼 입점에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같은 문제는 지난해 5월 신용대출 상품의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됐을 당시에도 똑같이 제기된 바 있다. 물론, 당시 금융소비자 접근성 제고를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물밑 압박으로 상당수 은행이 핀테크 플랫폼에 입점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일부 플랫폼에 한정된 입점이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이후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의 핀테크 플랫폼 입점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신용대출 대환대출 개시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실제로 대형 핀테크 플랫폼인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 등 소위 ‘네‧카‧토’ 가운데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모두 입점한 곳은 전무하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네이버페이에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이 입점했다.

지난 신용대출 대환대출 당시 5대 시중은행을 모두 입점시켰던 카카오페이의 경우, 이번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만 입점했다. 이밖에 토스의 경우에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단 두 곳만 입점했다.

한 대출비교 플랫폼의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신용대출 대환서비스 출시 초기,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의 대환 비율이 10% 수준에 불과했는데, 여기에는 1금융권 상품 검색 자체가 안되는 플랫폼의 한계 또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었다”며 “이달 말로 예정된 전세대출 대환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플랫폼 입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비상 대응계획을 보고받고 있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 / 사진=금융위원회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의 비상 대응계획을 보고받고 있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 / 사진=금융위원회

수수료 개선 등 후속 조치 있어야

다만,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현실적으로 플랫폼 확대 입점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출 차주의 접근성 제고 측면에서는 바람직할 수 있지만 결국 플랫폼 추가 입점이 금리경쟁력을 저하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데일리임팩트가 만난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대부분 핀테크 플랫폼 입점이 어려운 공통된 이유로 ‘수수료 부문’을 언급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경우, 핀테크 플랫폼에 입점 시, 대출금액의 평균 1~2%의 대출상품 중개 수수료를 플랫폼사에 지불해야 한다.

단순 비율만 놓고 보면 크지 않은 액수이지만, 비용이 누적될 경우 은행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도 은행이 중개수수료를 대출금리에 전가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걸어두고 있다. 시중은행을 핀테크 플랫폼으로 유인할 명분 또한 사실상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전세대출의 경우, 대표적인 실수요자 상품이라는 점에서 플랫폼 참여에 나설 은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이미 자사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플랫폼 입점을 결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주요 핀테크 플랫폼사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전세대출의 대환서비스 지원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입점 은행을 늘릴 수 있도록 협의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사실상 대다수 은행이 입점해 있는 신용대출 대환 서비스 수준으로 입점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 또한 “신용대출의 경우에도, 최초 26개 수준이었던 플랫폼 제휴사가 지난해 말 기준 48개까지 늘어났다”며 “향후 자체 앱뿐 아니라 대출 플랫폼과 제휴를 맺고 상품을 공급하는 금융사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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