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공개 경쟁 방식으로 선임절차 재추진

구현모 KT 대표가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KT.
구현모 KT 대표가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KT.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9부 능선을 넘었던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 KT가 결국 차기 대표 선임을 원점으로 돌리기로 했다. 

9일 KT 이사회가 공개 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다시 밟기로 결정했다. 

KT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말 구현모 대표를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KT 이사회 결정 직후 ”CEO 후보 결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투명한 기준에 따라야 불공정 경쟁, 셀프연임, 황제연임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며 구 대표 내정은 그렇지 못하다고 문제 삼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까지 최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유분산기업들은 공익에 이바지했던 기업들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작동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KT가 차기 CEO 선임을 재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윤 대통령까지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결국 KT 이사회는 기존 결정을 백지화 하고, 후보자 공모부터 새로 하기로 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공개 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자군을 구성할 계획이다. 10일부터 20일까지 지원 접수를 받은 뒤 정관에 따라 경영·경제에 관한 풍부한 경력과 지식, 기업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 정보통신분야 전문성 등을 검증한다. 

지원자 검증은 별도의 조직이 맡는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경제·경영, 리더십, 제휴·투자, 법률, 미래산업 분야 전문가들로 인선자문단을 꾸려 심사대상자를 정한다. 이후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면접 심사를 진행해 최종 1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KT는 부실 검증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사내이사진을 후보 심사 과정에서 배제시키기로 했다. 사외 지원자와 사내 후보자 명단, 인선자문단 구성, 위원회·이사회 회의 결과에 이르기까지 심사 절차와 단계별 결과를 모두 공개한다. 

KT 이사회는 “현재까지의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도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했다“면서 “이사회의 결정으로 공개경쟁 방식 적용, 사외이사 중심의 심사, 심사결과 공개 등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을 보다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ESG 경영 트렌드 변화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배구조 체계를 점검하고,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KT는 외부 컨설팅을 통해 CEO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체계 등의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사례도 분석할 예정이다. 또 정부의 제도개선안과 ESG 모범규준 등을 고려해 ESG 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이사회가 세부 방안을 추가 검토한 이후, 국내외 주주 등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해 객관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KT는 최종 개선방안이 확정되면 정관과 규정에 명문화할 계획이다.

KT의 CEO 선임 일정은 사실상 20일부터 시작된다. 지원자 접수 마감부터 최종 후보 확정까지 기간은 보름 정도다. KT의 공언대로 공정성 논란을 비껴가기에는 다소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T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구 대표가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사회적 합의에 부응하기 위해 공개 경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혀와 논의 끝에 선임 절차를 재추진하기로 의결했다”며 ”심사 과정에서 국내외 주주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들이 후보자 검증과 압축을 맡을 예정”이라며 ”주주총회 소집공고 전까지 한 달 가량 남았기 때문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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