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이사회, 최근 구 대표 최종 CEO 후보자로 선정
최대주주 국민연금, 후보자 선정과정 투명성 지적
내년 주총서 반대 여부 시사...표 대결 불가피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옥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옥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후보 선정과정이 불투명하다며 구현모 대표이사 연임에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구 대표의 연임여부는 내년도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이  KT 이사회의 CEO 후보 결정 과정이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구 대표의 연임에 반대할 것을 예고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KT의 CEO 후보 결정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의결권 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시 해당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며, 내년 정기주총에서 구 대표 연임에 반대할 것을 시사했다.

국민연금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28일 KT측에서 구 대표를 최종 CEO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힌 당일 공개했다. 

당시 KT측은 최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가 사내외 심사 대상자들을 상대로 총 7차례의 심사를 거쳐 구 대표를 최종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를 선정한 이유로는 △사상 첫 서비스 매출 16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 △취임 당시 대비 11월 말 기준 주가를 90% 올려 기업가치를 높인 점 △ 외부 기관의 긍정적인 ESG 경영 평가 등을 꼽았다.

또한 심사위는  쪼개기 후원 등 구 대표의 법적 이슈와 관련해서도 정관과 관련 규정 상 차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민연금, 소유분산기업 CEO 선임절차 내 투명성...'주주 이익에 부합'

국민연금은 KT 이사회의 이 같은 판단에도 반대의사를 표했다.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에서 CEO 최종 후보를 밝힌 후 불과 3시간이 지나지 않아 반대 의견을 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과거부터 KT와 같이 확실한 대주주가 없는 이른바 '소유분산기업'의 CEO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최근에도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는 '소유분산기업'의 CEO 선임절차 내 투명성을 강조한바 있다. 

서 이사는 지난 27일 취임식에서 “KT나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 분산 기업의 CEO 선임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주주 이익에 부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KT CEO 선임이 (외부 인사가 포함된 공정한 후보추천위원회 방식으로) 경선을 통해 이뤄진다면 시장에서도 현직 CEO를 위한 형식적 경선 시스템이라는 의구심을 받지 않고, 기회가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KT가 외부 인사를 포함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KT는 그간 구 대표가 추가 경선 의사를 밝히긴 했으나, CEO 경선 방식과 일정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경선'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KT의 주주는 국민연금(지분 10.35%)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7.79%), 신한은행(5.58%)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는 국내 기관과 개인, 외국인 등으로 분산돼 있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을 시사하면서, 결국 구 대표의 연임 여부는 주총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SG투자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는 투자기업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하는 주주활동 중 하나"라며 "내년 주총에서 구 대표 연임이 '주주가치훼손'이라는데 공감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국민연금의 이번 의사표현은 더욱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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