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네이버 1조3000억원, 카카오 7426억원 지출
밀려오는 산업자본…기술력으로 승부해야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문어발식 확장 전략 지적도

네이버와 카카오 관련 이미지. 사진. 각 사
네이버와 카카오 관련 이미지.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최진호 기자] 국내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역대급 업계 불황에도 역대급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글로벌 추세인 상황에서 거대 산업자본에 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자체기술력 강화로 장기적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해두는 방법 뿐이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는 3분기 기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7426억원을 썼다. 올해가 다 가지 않았지만 이것만으로도 지난 2021년 연간 투자총액과 맞먹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또한 3분기 기준 1조3000억원을 R&D로 쓰고 있고 이대로라면 지난해 R&D 비용(1조6550억원)은 거뜬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네카오로 일컫는 두 한국 빅테크 기업이 경기 한파에도 모두 R&D 비용으로만 영업이익의 10~20%에 달하는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가 현재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건수는 이미지 구도 분석 기술 및 모달 로컬 검색·추천 시스템, 날씨 등 컨텍스트 기반 초개인화 로컬 탐색 의도분석 시스템 등 139건이다.

카카오도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플랫폼 개발 및 비즈파트너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개발, 톡채널 시스템 고도화(톡채널 파트너 비즈니스 지원 강화) 등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처럼 무리를 하면서까지 기술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업종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산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실시하면서 관련 기술을 활용해 플랫폼으로 진출하려 하고 있다. 전통산업을 영위하던 대기업이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관련기업을 인수하기도 한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들 대비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는 만큼 첨단 기술의 활용성을 높여 기초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 당사자들이 과거부터 기술 투자를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강화해 업계 공룡으로 성장한 사례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R&D 외에도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D2SF를 통해 초중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7년간 100건의 투자를 진행했고 올해로 좁히면 26곳에 167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하고 있다. 후속 투자까지 합치면 올해만 43개 스타트업에 500억원을 투입했다.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에 네이버 및 카카오의 투자는 결과적으로 기술 스타트업의 생존력을 높여준다는 평가다.

실제 두 회사의 투자를 받은 26개 스타트업이 CES2023을 통해 해외 무대에 진출한다. 성장의 과실을 나눔으로써 기술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선순환 효과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다만 두 회사의 투자 리스트를 보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염두에 뒀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카카오의 경우 스타트업을 인수해 계열사 수를 늘려왔다. 재무부담이 크지 않은 스타트업을 활용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식이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투자는 더 나은 기술 개발을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당연한 전략 중 하나고 자금 등 충분히 여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라며 "문어발 확장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개발 가능한 기술의 진전 그 목적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규제를 고려하고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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