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효과 사라지고…경기침체에 규제 강화까지
통신3사, AI·콘텐츠 사업 집중…탈통신 수익화 시동
네카오, 커머스·콘텐츠 경쟁력 제고…수익구조 개편

올해 이통3사는 통신을 기반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올해 이통3사는 통신을 기반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ICT업계가 계묘년 전략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통신업계와 IT업계는 상이한 분위기였다. 통신 3사는 탈통신을 가속화한 덕분에 흡족한 성과를 거뒀다.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4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되고,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도 2600만명을 유치했다. 

반면 IT업계는 성장통이 지속됐다. 사령탑을 교체하면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플랫폼 자율규제를 약속했던 정부는 네카오에 대한 규제의 칼날을 겨눴다.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경쟁사업자를 배제했다는 의혹을 제기됐기 때문에다. 게다가 대규모 서비스 화재로 인해 두 회사의 성장방정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ICT 업계의 공통된 키워드는 영역 확대. 다만 통신업계와 IT업계의 해법은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탈통신 전략이 유효함을 확인한 통신업계는 올해 수익화 시동을 건다. 반면 IT업계는 해외 영토 공략에 나서는 한편, IT 서비스 안정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통3사는 변화와 도약을 통해 미래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 침체로 본업인 통신 분야에서의 가입자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데다 5G 중간요금제 세분화, 제4이동통신 등 정부의 경쟁구도 강화 방침으로 수익성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 더욱이 5G 경쟁력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었다. 진짜 5G로 불리는 28㎓ 대역 투자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 초유의 주파수 취소 사태가 벌어진 터다. KT와 LG유플러스는 28㎓ 대역 할당이 취소됐고, SK텔레콤은 이용기간이 6개월 줄었다. 

이에 통신사업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비통신사업 확대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컴퍼니 전환을 서두른다. 올해 유무선 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의 사업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유무선 통신, 미디어, 기업(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메타버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도심항공교통·로봇·자율주행)의 5대 사업 핵심 기술로 AI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안정적 수익기반도 강화한다. 커스터머 CIC팀을 신설한 SK텔레콤은 유무선통신과 미디어에서의 시너지 강화를 꾀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올해 SK브로드밴드를 함께 통솔한다는 점에서 기업간거래(B2B) 사업에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협력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망기업 발굴과 투자를 단행하고, 핵심인재 육성에도 힘을 합칠 가능성이 높다. 

KT는 디지코(DIGICO)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한다. 구현모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해왔다, 구 대표의 연임이 지지를 받은 데에는 주가 부양이라는 공이 크게 작용했다. 문제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계열사들의 상장이 줄줄이 밀렸다는 것이다. 밀리의 서재는 대대적인 기자간담회까지 개최해놓고 곧바로 상장을 철회했다. 케이뱅크도 당분간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계열사들의 IPO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가 부양, 신사업 투자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KT가 묘수로 꺼낸 건 비통신 사업이다. 디지코 역량을 유통, 미디어 등과 연계해 수익을 낸다는 방침이다. 2025년까지 B2B 사업 매출 비중을 전제의 50%까지 키울 계획인데,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전략적인 제휴를 늘리고 해외 진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 합병, CJ ENM과의 미디어 사업 협력 등 사업 개편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시 짠 상태다. 일각에서는 올해 비통신기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을 강화한다. LG유플러스도 KT, SK텔레콤과 유사하게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는 게 목표다. 4대 플랫폼인 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 증심의 U+3.0 전략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7년까지 비통신사업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아이들나라를 키즈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키웠고, 맞춤형 구독픔랙폼인 유독을 내놨다. 콘텐츠 조직을 정비해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확보와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나섰다. 콘텐츠 제작 뿐만 아니라 올해 외부에 판매해 제작사로서 역량을 입증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웹3.0 관련 신사업 추진도 본격화한다. 관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신규 서비스를 내놓은 등 핵심 기술 역량을 높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 상반기 내 대학 전용 메타버스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하고, 기업 제휴 모델도 추가로 개발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통신3사가 5G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주파수 취소 사태로 통신3사가 5G 사업을 선택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돼서다. 3.5㎓ 설비투자, 5G 어드밴스드와 6G 선행기술 확보로 5G 사업 의지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업이 신사업에 진출하는 건 성장과정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통신 3사가 기업가치 제고를 이유로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데, 5G 투자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온라인 광고 시장 축소로 올해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 각 사
네이버와 카카오는 온라인 광고 시장 축소로 올해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 각 사

IT업계 양대산맥인 네이버, 카카오는 올해 분주한 한 해가 예상된다. 네이버, 카카오의 수익성이 뒷걸음질치고 있어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네이버는 매출(영업수익) 2조573억원, 영업이익 330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0.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8% 감소했다. 외형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카카오도 같은 상황에 놓였다. 3분기 매출 1조8587억원, 영업이익 1503억원을 달성했는데,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 줄었다. 불확실한 경제환경으로 두 회사의 주력인 온라인 광고 사업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IT기업으로서 품질 관리에도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네이버 부동산 경쟁사업자 배제, 쇼핑 알고리즘 조작과 특정 사업자 우대, 카카오T의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같은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장애가 빚어지면서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IT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네카오가 IT서비스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고,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24시간 끊김없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품질경영은 IT기업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와 정치권은 네카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태세다. 네이버는 부동산사업 관련 시장지위 남용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카카오는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다. 이를 두고 IT업계는 네카오를 향한 사정의 칼날이 조여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정위는 플랫폼기업 독과점 개선 의지를 피력하고 온라인플랫폼정책과를 신설했다.

정치권에서도 입법 규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 이중화 조치 등을 담은 카카오 장애 재발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논의가 재점화될 조짐이다. 

네이버, 카카오는 신사업을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통해 독과점 논란을 털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커뮤니티 기반의 커머스를 강화해 글로벌 공략 속도를 높인다. 올 초 북미 최대 패션 소비자 간 거래(C2C)플랫폼인 포쉬마크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기반을 마련됐다. 포쉬마크를 계열사를 끌어들인 네이버는 글로벌 C2C시장, 특히 중고거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는 카카오 유나버스 구축에 돌입한다. 오픈채팅 서비스의 고도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채팅에 광고, 커머스를 붙이는 게 핵심이다. 이미 카타르월드컵 당시 카카오맵에 오픈채팅 링크를 삽입해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오픈채팅 링크로 카카오 계열사 콘텐츠들을 연결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바탕으로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을 구현, 카카오 유니버스 완성에 속도를 낸다. 

네이버, 카카오는 올해 해외 사업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웹툰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북미에서 2025년까지 웹툰 매출 5000억원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2025년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아울러 서비스 안정성을 강화하는 작업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네이버에는 장애 시나리오별 복구방안 등을 재점검할 것을,  카카오엔 서비스 다중화와 서비스 장애 대응 체제 강화를 주문했다. 

이와 별도로 카카오는 기업 이미지 쇄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가 강조해 온 사회적 책무라는 구호가 유명무실해진 까닭이다. 보다 실질적이고 근본적으로 지배구조와 성장 잠재력, 서비스 경쟁력을 같이 끌어올릴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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