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PU 높은 5G 가입자 비중 60~70% 기록
성장 정체기에 돌입…지난해 영업익 감소
'절대 우위' 없는 AI시장…사업 기회 무궁무진
이통3사, 주도권 경쟁 가속…기술 내재화 총력

최근 산업계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입니다. 기존에는 일부 기능을 향상시키는 보조적 수단이었던 AI는 생성형 AI의 출현 이후 빠르게 산업 전반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AI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판가름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 겁니다. 이에 AI 기술을 내재화, 나아가 고도화하려는 기업들의 발걸음도 분주합니다. 데일리임팩트는 기업들의 활동을 통해 AI로 인해 변화하는 산업 지형을 조망해보고자 합니다.

SK텔레콤이 26일 T타워 수펙스홀에서 AI사업 성과와 전략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유영상 SKT 대표가 글로벌 AI컴퍼니로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황재희 기자
SK텔레콤이 26일 T타워 수펙스홀에서 AI사업 성과와 전략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유영상 SKT 대표가 글로벌 AI컴퍼니로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황재희 기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이통3사가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AI 전문 스타트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AI컨텍센터(AICC)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확장하며 수익성 발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같은 행보는 통신시장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했던 무선통신 5G 가입자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도 지속되고 있다. 이통3사에겐 성장 정체를 뚫을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 그 해결책을 AI 기술력 확보를 통한 신사업에서 찾고 있다는 해석이다.

통신사업 성장세 주춤…증폭되는 위기론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AI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성과 창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매출 규모는 성장했지만 비중이 높은 통신 사업에서의 위기론이 불거지며 더는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이는 최근 진행된 지난해 실적발표에서도 두드러졌다. SK텔레콤(SKT)을 제외하고 KT와 LG유플러스 양 사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KT는 1조6498억원으로 2.4% 감소했고, LG유플러스는 7.7% 감소한 99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8% 증가한 SK텔레콤(SKT) 역시 더는 통신 사업만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5G 가입자와 무선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대내외 환경도 녹록치 않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5G 가입자는 기존 LTE나 알뜰폰 가입자에 비해 1인당 평균매출(ARPU)이 높아 실적 기여도가 컸다. 각 사의 5G가입자 비중은 지난해 4분기 기준 SKT가 68%, KT가 73%, LG유플러스가 64.3% 로까지 늘어났다. 

이처럼 5G 가입자 수가 60~70%를 기록하면서 시장이 포화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9월에는 통신3사의 5G 가입자 증가폭이 1% 미만으로 하락하며 5G 상용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장 5G 가입자를 늘리더라도 예전처럼 높은 수익성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맞춰 이통3사 모두 3만원대 5G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높은 요금제를 더는 고수할 수 없어서다. 

LG유플러스의 AI 전략. 사진=LGU+
LG유플러스의 AI 전략. /사진=LGU+

1인자 없는 AI 시장…이통사에 '새로운 기회'

이통3사가 눈을 돌린 곳은 AI사업이다. 5G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후 수익을 점차 회수했던 통신 사업과 달리 AI 사업은 투자와 수익 모델 발굴이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유는 시장 선점 효과 때문이다. AI 사업은 시장 초기다. 기술력과 서비스 품질에 이통3사간 뚜렷한 차이가 없고, 시장을 선도하는 1인자가 없는 상황이 이통3사 모두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통3사가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는 AICC 사업의 경우 통신 사업 3위인 LG유플러스가 시장 1위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 통신 사업의 경우 수 년 간 SKT와 KT, LG유플러스가 각각 5:3:2의 구도로 굳혀졌지만 AI 사업에선 이를 역전시킬 수도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이통3사 모두 AI 전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고도화를 통해 AI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AI 전환 수요가 높고 수익성이 보장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먼저 선점하겠다는 게 이통3사의 공통 전략이다. 

전략 투자 확대…B2B 시장 공략

SKT의 경우 지난해 8월 미국 생성형AI기업 앤트로픽에 1억불(약1300억원)을 투자했다.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에이닷엑스의 기술력을 높이고 텔코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는 등 다각도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AI 전문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K-AI 얼라이언스 동맹도 16개사까지 확대했다. AI 를 AICC·헬스케어·자율주행·로봇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해 기술 내재화와 함께 글로벌 진출까지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KT는 AICC를 포함한 B2B 5대 성장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이 KT의 초거대 AI '믿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배순민 KT AI2XL 연구소장이 KT의 초거대 AI '믿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기업 전용 LLM 모델 개발을 위해 지난해 9월 업스테이지, 콴다 등에 2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최근에는 차세대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리벨리온에도 그룹 차원에서 330억원을 투자했다. 자체 초거대 AI '믿음'도 4가지 B2B 수익 모델을 구체화하며 기업용 프라이빗 LLM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포티투마루에 약 1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AI 스타트업에 첫 투자를 진행했다. 현재 LG AI 연구원과 협업해 자체 초거대 AI 익시젠을 개발중인 가운데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자체 AI 성능을 높이고 B2B 시장도 공동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AICC 등 B2B 시장이 대안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통3사 모두 AI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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