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U+, 통신사업 정체 상태
디지털 전환 바람 타고 관련 수요 급증
AI 신사업 추진…수익성 확보에 총력

유영상 SKT 대표./사진=SK텔레콤
유영상 SKT 대표./사진=SK텔레콤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이통3사의 '외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체기에 접어든 통신사업 대신 새 '수익원'이 필요해진 상황. 이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들은 탈통신을 위한 체질 개선과 실질적 성과 달성을 재차 강조할 정도로 위이감을 느끼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대표들은 전날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올해 전략을 밝히면서 실행력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실사구시'를 요청했다. 글로벌 AI 컴퍼니라는 비전과 AI 피라미드 전략이 구체화됐으니 실질적 성과를 내달라는 주문이다. 

AI를 통신과 접목해 차별화를 꾀하고, 기업 수요가 높은 신규사업을 적극 키워가자는 게 AI 피라미드 전략의 핵심이다. AI데이터센터나 AI 반도체 등 AI인프라 사업이 집중 공략 대상이다. 

SKT는 모바일·브로드밴드·엔터프라이즈(T·B·E) 영역에서 AI 기술을 녹여 경쟁력을 높이는 AIX 사업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런칭한 AI 개인비서 에이닷은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세계 유수의 통신·IT기업들과 협력해 PAA(퍼스널 AI 어시스턴트)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맞춤형 서비스 니즈를 적극 공략해 B2C, B2B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지난 2022년 GSMA M360 APAC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영섭 KT 대표. /사진=KT
지난 2022년 GSMA M360 APAC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영섭 KT 대표. /사진=KT

김영섭 KT 대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라는 새 비전에 따른 실행력을 당부했다. 쇄신과 변화를 위해 조직 세팅을 완료했으니 이제 제대로 된 승부를 겨뤄달라며 구성원들에게 단합과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 대표는 KT의 지속 성장을 위해 본업인 통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통신(CT)과 IT를 접목한 정보기술(ICT)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같은 사업전략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KT 인사·조직 개편에서도 확실히 드러났다. 김 대표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무보 이상 임원진을 20% 축소하는 한편 중복 부서를 없앴다.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게 정비한 것이다. 

반면 AI·클라우드·IT 등 신기술과 관련된 부서는 대폭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술혁신부문과 산하의 KT컨설팅그룹이 대표적이다. 신설 부서는 AI와 IT를 융합한 전문서비스로 기업간거래(B2B) 시장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KT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꾸준히 영입할 예정인데, 김 대표의 신년 메시지는 회사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2일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전했다. /사진=LGU+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2일 임직원들에게 신년사를 전했다. /사진=LGU+

황현식 LG플러스(LGU+) 대표는 라이프·놀이·성장케어 등 플랫폼을 확대하는 U+3.0 전략 기조를 이어가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U+3.0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디지털 혁신(DX) 수준을 높이는 게 올해의 목표다. 특히 AI 기술을 내재화, 통신과 플랫폼에 적용해 신사업을 추가 발굴할 계획이다. 

다만 LGU+는 본업 경쟁력에도 신경을 쓰는 눈치다. 지난해 초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질타를 받았던 까닭이다. 게다가 모빌리티 등과 연계하면서 통신사업도 순항했다. KT를 꺾고 시장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만년 3위를 벗어난 만큼, 통신사업에서의 경쟁력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년 메시지는 한 해의 경영 전략의 방향성을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성격이 강하다. 곧 CEO의 주문인 셈이다. 빠른 실행력과 성과, 특히 '실질적'이라는 요구는 신사업 매출을 신속히 증가시켜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본업인 통신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신사업은 성장이 정체된데다 정부의 경쟁 촉진 정책 기조로 예전만큼의 고성장을 기대키 어려워졌다. 정부는 가계 부담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통신비 인하를 지속적으로 유도 중이다. 지난해 LGU+에서 3만원대 5G요금제를 내놓으면서 다른 이통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때문에 고부가 서비스 발굴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필요해졌다. AI에 집중하는 이유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타깃별 서비스 고도화가 가능하다. 게다가 통신 인프라와 마케팅 역량을 이용할 경우, 단기간 성과를 낼 수 있기도 하다.

이통3사는 AI 기술 수요가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AI고객센터(AICC) 같은 서비스 발굴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다만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선점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화 역시 녹록치가 않다. AI데이터센터 사업은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IT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참전하고 있어 차별화가 쉽지 않다. 

이통3사들은 해외 AI 거대언어모델(LLM) 의존도를 낮추고자 직접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SKT와 KT가 자체 초거대 AI 에이닷엑스(A.X)와 믿음을 차례로 공개했고 올 초 LGU+도 익시젠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이통3사의 AI 중심 전략은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AI 사업 매출 목표치까지 밝힌 상태인 까닭에 올해는 유의미한 수치를 내야 해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신설조직 비중이나 인력 확보 측면에서도 AI, 클라우드 등 신사업 분야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이같은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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