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업계 최대 행인사 MWC 참여
AI 서비스·기술 주도권 경쟁 심화
이통3사 CEO, 직접 전략적 협업 요청

인공지능(AI)이 우리 생활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AI 관련 기업 활동을 데일리임팩트가 그때그때 있는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지난 26일 개막한 MWC24 삼성전자 전시관./사진=삼성전자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지난 26일 개막한 MWC24 삼성전자 전시관./사진=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MWC 2024에서 국내 이동통신3사가 초협력을 꾀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관련 기술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사업영역을 확장 중인 이통3사에게 AI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다. 통신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모빌리티, 데이터센터와 같은 신사업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어서다. 이에 주요 고객사 또는 글로벌 기업들과 AI 협력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통3사가 합종연횡 작전으로 AI 기술 주도권을 가져갈지  기대되고 있다.

이통3사 CEO, 삼성전자 전시관 들러 '눈도장'

29일 업계에 따르면, MWC 2024에 참석한 이통3사 대표들은 주요 기업 전시관을 둘러보며 차세대 모바일과 통신 기술을 확인했다.

특히 국내 스마트폰 1위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전시관전략적 협업을 논의하는 장이 됐다. 삼성전자와 이통3사 핵심경영진은 공조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유영상 SK텔레콤(SKT)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역시 삼성전자 부스를 잇따라 방문하며 갤럭시 링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한편 노사장과 후속 만남을 적극 요청하며 스킨십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깜짝 만남을 가졌다. 최 회장은 SKT의 미등기 회장을 맡을 정도로 차세대 통신과 AI 적용에 대한 관심이 깊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T에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텔코(통신사) AI 얼라이언스(GTAA)에 대해 소개하며 삼성전자와 추가 논의를 요청했다. SKT는 이번 MWC에서 GTAA 창립 총회를 열고, 통신산업에 특화된 텔코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AI와 통신을 접목해 사업 영역을 전세계 통신사로 확장하는 게 목표다. 

김영섭 KT 대표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주요 제품과 기술을 관람했다. KT의 미래 전략과 관련, 시너지를 낼 부분을 살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는 AI와 ICT를 접목한 'AICT' 기업으로의 성장 전략을 밝히며 이를 위해 파트너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더욱 긴밀한 협업을 모색하고자 직접 전시관을 찾았다. 특히 그는 SKT, KT 전시관을 둘러보며 경쟁사와 자사 기술, 서비스 차이를 확인했다.  

이통3사 수장들이 삼성전자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낸 이유는 이해관계 충돌없이 상호 윈-윈이 가능해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AI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지난달 출시했다. 온디바이스 AI를 내세워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 힘을 받으려면 이통3사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애플이 '안방'인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이통3사 역시 삼성전자와의 기술 협력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AI 모델 개발 등에 쓰일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AI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실상 이번 MWC는 국내 단말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통3사에게 중요한 사업 파트너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삼성전자, 이통3사 모두 AI 기술력이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공통분모도 갖고 있다. 불가분의 관계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24에서 차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24에서 차담회를 갖고 발언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너도나도 AI폰…전방위 협력체계 구축

그간 통신 사업에만 치중했던 이통3사에게 AI폰의 등장은 기회이자 고민거리다. AI폰을 활용한 응용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AI폰이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MWC를 통해 기술 주도권을 쥔 글로벌 기업, 각국 통신사와 다각적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SKT는 도이치텔레콤·이앤그룹·싱텔그룹·소프트뱅크 등 세계 각국 통신사들과 함께 다국어 LLM을 개발하기 위한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텔코 LLM을 통해 AI콜센터, AI 에이전트 등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의 현지화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사업(DC) 확대를 위해 슈퍼마이크로, 람다와 글로벌 AI DC 사업 협력을 맺는 등 파트너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AI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황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혼자만의 상상력으론 안되고, 협업과 제휴가 중요할 것"이라며 "메타, AWS, 구글 뿐만 아니라 다른 응용과 관련된 회사들과도 협업과 제휴가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이동통신사-글로벌 기업간 합종연횡 협업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WS, 삼성전자와 함께 AI 기반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영 자동화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전략경영 관점에서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 관계는 상호 협력을 통한 보완관계로 그만큼 기대되는 성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AI사업은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보니 협력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곧 (통신사의)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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