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준금리 4% 도달…1%p 금리 역전에 11월 빅스텝 가능성↑

대출금리도 연내 8% 육박 가능성, 대출 이자 부담 ‘눈덩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 Fed 홈페이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 Fed 홈페이지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융시장에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벌써부터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7%가 기본이 되어버린 국내 주요 대출금리가 8%, 나아가 9%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부실채무 급증에 따른 리스크 확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으로 11월 한국은행 금통위에서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영끌족·빚투족’을 포함한 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 연준이 이번 11월 FOMC를 기점으로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데다, 한은 금통위도 여전히 급격한 수준의 금리인상에는 신중한 입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달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연준의 결정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4%(상단 기준)까지 상승했다. 특히 지난 9월 FOMC 회의 이후 공개된 점도표에 담긴 흐름이 이번 11월 기준금리와 일치한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디자인. 김민영 기자.
디자인. 김민영 기자.

4연속 G스텝, 연준은 ‘긴축 강화’ 의지

일단, 지금까지 공개된 점도표 그리고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기존의 시장 예측대로 올 연말, 나아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오른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금융업계 내부에서는 오늘 공개된 11월 FOMC회의보다는 오히려 다음 달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FOMC회의에서의 결과가 향후 미국 기준금리 추이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9월 FOMC회의 이후 시장이 전망했던 ‘11월 자이언트스텝 이후, 12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이 현실화 된다면 시장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미국 소비자물가(CPI)상승률의 급격한 증가 또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 갑작스러운 대내외 변수로 또 한번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글로벌 외환 및 증시에 거대한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미 연준은 이번 자이언트스텝 발표 직후, 이르면 12월부터 금리인상에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연준 역시 회의 직후 발표한 정책결정문을 통해 “그간 누적된 통화정책 긴축이 시차를 두고 경제와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 경제 및 금융 상황 진전을 감안해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며 사실상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최종금리 수준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9월 발표된 점도표에 따른 최종금리는 4.6% 수준인데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롬 파월 의장은 회의 직후 간담회를 통해 “금리인상 중단을 생각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최종금리 수준은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높을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4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변동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4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변동 추이. 디자인. 김민영 기자.

G스텝 여파에 대출 금리 급등 ‘우려’

이미 고금리·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 속에서 다양한 국내 경제지표는 미국 기준금리의 흐름에 영향을 받아왔다. 특히 국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또한 미국 기준금리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이러한 변화양상을 통화정책에 적극 반영해오고 있다.

이번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여기에 파월 의장의 강도 높은 긴축 발언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달 말 열리는 올해 마지막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빅스텝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최근 공개된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8%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는 점 또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 같은 자이언트스텝의 여파를 가장 직접적으로 맞게 될 곳으로 국내 대출 시장을 꼽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여 만에 대출금리 7% 시대에 돌입한 상황에서 단기간 내 급격히 오른 대출 금리의 여파로 대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한계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970∼7.499% 수준이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9월 30일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연 4.510∼6.813%)과 비교하면 상단이 0.46%p, 하단이 0.686%p 오른 수치다.

특히, 두 달 전인 지난 8월 말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연 4.18~6.20%) 대비로는 상단 기준 1.3%P 가량 급등했다. 그 사이 국내 기준금리가 0.5%p 상승한 점에 비춰보면 기준금리 인상 폭 보다 더 인상 폭을 키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전월 말(연 4.730∼7.141%) 대비 약 0.3%p(상단 기준) 오른 연 5.360∼7.431% 수준에 도달했다.

이밖에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기준)도 상단 기준 7.35% 수준까지 올랐다. 여기에 대표적인 서민 실수요자 대출인 전세자금대출 또한 연 4.91~7.248%(2년 만기·주택금융공사보증) 수준까지 금리가 올랐고, 이를 제외한 일반적인 상품 또한 6%대 후반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상당수 전세대출 상품 금리가 7%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코픽스(COFIX) 금리를 지표금리로 추종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픽스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분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데 이미 사상 첫 4%까지 오른 코픽스가 이번 미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의 여파로 더 오를 것은 기정사실화되는 모습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인상도 예상된다. 고정형 주담대는 변동형과 달리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를 지표금리로 이용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하면서 자금조달을 위해 은행채 금리가 인상되는 순환구조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 1년 새 2%p 이상 금리가 급등한 데다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의 조치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누적된 잠재적 부실 채무가 상당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환능력이 한계치에 도달한 차주들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저금리 대환을 포함한 정부 주도의 금융지원 정책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은

8% 금리 시대, 차주는 ‘허리 휜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금리인상 추세가 이어질 경우, 11월 금통위 결과에 따라 연말께 주요 대출 상품 금리가 8%대까지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11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밟을 경우, 3.5%,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p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3.25% 수준까지 오르게 된다. 현재 7% 초·중반대에 대출금리가 형성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8%대 육박할 가능성이 충분이다.

여기에 12월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미국 FOMC회의 결과의 선반영에 따른 추가 시장금리 인상까지 단행된다면 연내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자 부담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은 차주들이 이미 상당수인 상황에서 미국발 긴축정책이 한계 차주의 급증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16만4000원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금리 상승분(2.5%p)을 감안하면 1년 2개월 새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4만원까지 불어났다고 볼 수 있다. 연내 한은 금통위의 결과에 따라 최대 196만8000원까지 이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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