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인플레율 잡기 위해 0.75%p 인상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생존 위한 셈법 다양

장기적 관점에선 시장 안정화 가능성 높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Federal Reserve 유튜브.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Federal Reserve 유튜브.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이상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이 9월 정례회의(FOMC)를 통해 세 번째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을 결정했다. 이번 연준의 결정은 심각한 수준까지 오른 인플레율을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미 기준금리는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자이언트 스텝'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3.25%를 돌파하면서 현행 2.5%인 한국 기준금리를 단숨에 재역전했다. 이에 그동안 0.25%p 수준의 점진적 인상을 강조해온 한국은행도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하기 위한 '빅스텝(한 번에 0.5%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원·달러 환율까지 1400원 고지를 넘고 3高 시대(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돌입한 상황에서 보험·카드·증권 등 2금융사들의 생존을 위한 셈법은 다양해지고 있다. 고금리로 한숨을 돌린 업계가 있는 반면, IMF 규모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지난 20일부터 양일간 진행된 9월 정례회의에서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2.25~2.50%에서 3.0~3.25%로 뛰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강달러 현상은 더욱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한미 금리 격차가 벌어지자 일각에선 오는 10월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행이 미 연준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종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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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확충 비상에 서로 다른 셈법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현실화와 한국은행의 '빅 스텝' 예고에 2금융권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하반기 우려하던 재무 건전성 악화도 현실로 다가오면서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금리인상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보험업종은 이번 '자이언트 스텝'을 '기회'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영업이익을 투자 영업으로 만회하는 사업구조를 가진 보험사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업계 전체를 위기로 몰았던 보험사들의 RBC(지급여력) 비율 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평가이익이 하락해 RBC 비율이 하락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재무 건전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금리 상승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여전사들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의 자금조달 창구로 쓰였던 여신전문금융채권(여신채) 금리의 경우 대부분 등급이 5% 수준을 넘기며 부담이 늘었다.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서민들의 급전 대출상품의 금리가 대거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여전채가 5%를 넘은 상황에서 여전사 모두 자금조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여전사의 유동성 리스크 대응을 항상 강조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에도 열린 여신업계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여전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업계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충분한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무리한 영업 확장과 고위험 자산 확대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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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변동성 커지지만 안정화 찾을 수도

증권가에서도 이번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 국내 증시에 단기적인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역시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달러 강세 기조가 확인되면서 국내 증시도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후인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14.9p(-0.63%) 하락한 2332.31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는 23일 코스피 지수에 더 크게 작용해 전날 종가 대비 42.29p(-1.81%)떨어진 2290에 거래를 마쳤다.

더불어 원·달러 환율 상승과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거래 비중이 큰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인해 국내 증시 시장의 투자자금 확보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러 가지 경제 지표와 내년 금리 인상이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는 시장이 안정화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시장의 경우 올해 11월의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진정되면서 시장의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으며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경제지표는 개선되고 있는 상황으로 시장이 단기적인 충격을 겪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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