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밤 갤럭시Z폴드4·플립4 공개…사용자 편의성에 초점

화면 주름·힌지 두께·배터리 용량·AP 성능 등 완성도에 집중

물가 상승에도 100만원대 가격…폴더블 대중화 위한 승부수

中업체 견제에도 1500만대 판매 목표…공격적 프로모션 전개

갤럭시Z플립4 예상 이미지. 사진. 91모바일.
갤럭시Z플립4 예상 이미지. 사진. 91모바일.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10일 하반기 비기(祕器) 갤럭시Z 시리즈를 공개한다. 

‘당신의 세계를 펼쳐라(Unfold your World)’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언팩을 앞두고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결연한 분위기까지 느껴진다. 2분기 성장세가 꺾이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할 상황이지만,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영향으로 사업 환경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경기 침체 기조가 지속되면서 IT·가전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이미 TV·생활가전 마진율은 최저 수준이라는 업계의 진단이다. 그나마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메모리반도체도 실적 방어가 녹록치 않아, 갤럭시Z 시리즈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시리즈의 흥행을 위해 ‘올인’할 태세다. 미국 뉴욕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한 뒤 세계 주요 도시에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실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온라인 동시 중계를 통해 신제품을 전 세계에 공개한다. 통상 하반기 언팩에서는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같이 공개했는데, 이번에도 갤럭시Z폴드4·플립4와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2,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5 등 모바일 기기가 한꺼번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폴더블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여건이 형성됐다. 삼성전자는 ‘대중화’를 내걸고 연간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4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폴드4·플립4는 기존 형태를 유지하되, 사용자 최적화에 공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Z폴드4 예상 이미지. 사진. 91모바일.
갤럭시Z폴드4 예상 이미지. 사진. 91모바일.

에반 블래스, 아흐메드 콰이더를 비롯, 정보 유출가(IT팁스터)들이 공개한 정보를 종합하면, 전작의 단점들을 보완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경첩(힌지)을 적용, 화면 주름을 개선하고 본체의 두께와 무게를 줄였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스크래치에 강한 슈퍼 울트라 씬 글라스(UTG) 소재를 적용해 휴대성을 강화했다.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를 채택, 전작과 비교했을 때 중앙처리장치(CPU) 15%, 그래픽처리장치(GPU) 59%, 신경망처리장치(NPU) 68%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25W의 고속충전을 지원해 1시간이면 완충이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갤럭시Z 시리즈 모두 e심을 지원한다. e심은 물리적 방식의 유심(USIM)처럼 가입자 정보를 담는 소프트웨어 모듈이다. 유심과 e심을 모두 사용하면, 스마트폰 1대로 2개 번호를 쓰는 듀얼 심이 가능하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이 높았던 갤럭시Z플립의 경우, 용량이 12% 늘어난 3700mAh의 배터리가 장착된다. 배터리가 2개로 나뉘어 용량을 늘리기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배터리 셀을 촘촘하게 쌓아 사용시간을 늘렸다는 게 팁스터들의 전언이다. 다만 그 외의 사양은 전작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다. 6.7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에 1.9인치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전면에는 1000만화소, 후면에는 1200만화소 카메라가 달렸다. 색상은 라이트블루, 블랙, 골드, 라이트바이올렛 4가지로 출시될 예정이다.

Z폴드4의 가장 큰 개선점은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로 추측된다. UDC는 구멍을 뚫지 않고 패널 아래 카메라를 숨기는 기술이다. 전작은 렌즈 부분의 픽셀 밀도가 낮다보니 제대로 가려지지 않고 모기장처럼 얽힌 픽셀이 거슬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 촬영을 할 때 빛번짐이 심하다는 불만도 잇따랐다. 신제품은 UDC를 개선해 해상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Z폴드4에 적용된 에코 스퀘어 OLED 플러스와 언더패널카메라(UPC) 플러스 기술을 소개하고, 소비전력은 37% 감소시키되 빛 투과율과 해상도를 각각 1.6배 1.4배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UDC 개선으로 진정한 ‘풀스크린’을 구현한 것은 물론, 화질의 선명도를 높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7.6인치 내부 디스플레이에 6.2인치 아몰레드의 외부 디스플레이로 화면비를 개선하고 4400mAh 배터리로 휴대성을 강화했다. 폴더블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5000만화소의 메인 카메라에 망원 줌 기능을 향상시켜 프리미엄 스마트폰다운 사양을 갖추는 데 집중한 것으로 여겨진다. 

웨어러블 신제품 또한 이전보다 성능을 향상시켜 갤럭시Z 시리즈 판매 진작에 기여하도록 할 전망이다. 갤럭시 워치5는 전작에서 처음 적용된 바이오액티브 센서가 향상돼 헬스케어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형과 프로로 제품군을 나누되, 프로 모델은 572mAh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사용성을 고려했다. 갤럭시 버즈2 프로 역시 지능형 능동 소음 제거(IANC·인텔리전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향상시켜 주변 소음을 최대 99%까지 줄여주, 배터리를 472mAh에서 500mAh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초대장 이미지. 제공. 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초대장 이미지.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Z 시리즈를 흥행 모델로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폰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갤럭시Z플립3가 인기를 끌면서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이 800만대 수준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이었던 노트시리즈가 연간 1000만대 이상 책임졌던 점을 고려하면 흡족한 성과라 하긴 어렵다. 

더욱이 갤럭시Z 시리즈는 경쟁사와 유일한 ‘차별화’가 가능한 제품군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출하된 폴더블폰은 900만대로, 이 중 78%가 갤럭시Z폴드3·플립3이었다. 삼성전자가 압도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갤럭시Z 시리즈를 하반기 출구전략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하반기 스마트폰 사업 여건은 좋지 않다. 5월 월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1억대 이하로 내려가면서 스마트폰 수요 위축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13억1000만~13억57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분기 들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2분기 삼성전자는 6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는데, 이는 1분기보다 1200만여대 줄어든 규모다. 

시장은 움츠러들었지만 경쟁을 더 치열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폴더블시장이 올해 1400만대에서 2024년 3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중국업체들도 폴더블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레노버 자회사인 모토로라가 언팩 다음날인 11일 레이저2022를 선보이는 데 이어, 샤오미 믹스 폴드2, 오포 파인드 엔2 등이 연이어 공개된다. 

물론 업계에서는 ‘폴더블 원조’ 삼성전자의 아성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갤럭시 브랜드 충성도가 하락한 가운데 S22 시리즈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이 터졌다. 삼성전자가 자신했던 ‘기술력’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면서 소비자 검증이 더 엄격해지게 됐다. 

더욱이 중국업체들이 기술력을 빠르게 향상시키며 가성비를 내세운 결과, 폴더블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96%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개월 만에 74%로 떨어졌다. 이렇다보니 구글, 애플이 내년 이후 폴더블폰을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가 ‘압도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에 2022 갤럭시 언팩 옥외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에 2022 갤럭시 언팩 옥외 광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전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새로운 형태의 기기로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시점은 지났다”며 “올해 이후가 진짜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폴더블 대중화란 바 형태의 스마트폰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된다는 뜻이고, 그때부터는 사용성이나 브랜드 선호도, 가성비 등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짚었다. 

2분기 MX·네트워크 사업부은 매출 29조34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42%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18.84% 떨어졌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 두드러졌다.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9.36%, 31.41% 하락했다. 이마저도 갤럭시S22 등 플래그십 효과로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ASP)이 전 분기보다 늘어난 281달러(약 36만6000원)를 기록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ASP가 높고 구매층이 확실한 갤럭시Z폴드4·플립4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함께 챙기겠다는 계산이다. 김성구 MX사업본부 상무는 2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통해 “하반기 폴더블 신모델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폴더블이 플래그십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카테고리로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품 완성도부터 공급까지 사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출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출시 이후부터 실기 없이 제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광장 등 전 세계 주요 명소에서 갤럭시Z 시리즈 공개를 예고하는 디지털 옥외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신제품 공개 이후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옛 투 컴(Yet to Come)’을 활용한 영상으로 대체된다. 숨은 수요를 끌어내기 위해 이달 말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중심부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에서 체험형 팝업스토어도 운영된다. 국내에서도 이동통신 3사와 함께 사은품 증정을 내걸고 사전예약에 들어갔다. 

가격대도 사실상 맞췄다. Z폴드4는 256GB 199만8700원, 512GB 209만7700원으로 전작과 가격대가 같다. Z플립4는 가격대를 조정해 256GB 129만9000원, 512GB 139만8000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물가 상승에도 100만대를 유지함에 따라 올해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출하량 목표치를 전작보다 2배 늘어난 150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목표치를 달성한다면 삼성전자의 폴더블 시장 점유율은 88%에서 90%대까지 올라간다. 

한편 갤럭시Z 시리즈는 12일부터 디지털프라자 등 공식 매장에서 실물을 볼 수 있다. 16~22일 사전 예약을 받은 뒤 26일 공식 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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