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플립4·Z폴드4 공개…“3년 전만 해도 없던 시장 3배 키워“ 강조

사용성·내구성 등 완성도 향상에 집중…S22 품질 논란 재연 방지 차원

가격 인상으로 진입장벽 높아져…MZ세대 집중 공략으로 수요 창출

갤럭시Z플립4.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4.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4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로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의 포문을 열었다. 

하반기에는 전 세계으로 쇼핑 행사가 몰려 있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시기다. 하반기 강자로 군림하는 애플(9월), 안드로이드 등 소프트웨어 기술이 강점인 구글(10월)이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는다. 특히 올해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한 상태. 중국 레노버의 자회사인 모토로라와 샤오미가 11일 레이저2022, 믹스 폴드2를 내놓고, 오포도 파인드 엔2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라 혈투를 방불케하는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폴더블을 대세로 이끌고 있다”며 폴더블 원조답게 ‘넘사벽’(넘을 수 없는 차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언팩을 통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세상, 모바일 경험을 열었다“면서 “역동적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자유·진보·활짝 열린 가능성을 풀어내는 스마트폰을 통해 사람들은 최초로 선택의 기회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10년도 전부터 폴더블과 함께한 여정은 사이즈와 기능, 혁신 면에서 역설로 가득한 도전이었다“고 운을 뗀 노 사장은 “프로토타입 화면에서 폴드 런칭으로 이어지기까지 장벽을 허무는 8년의 여정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여정으로,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신기술이 탄생했다. 엔지니어로서 이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제왕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1000만대에 육박했고 시장은 3배로 커졌다“며 “불과 3년 전만 해도 존재조차 하지 않던 폴더블을 삼성전자가 대세로 이끌고 있다“고 했다. 언팩 직후 차세대 폴더블폰 공개에 나선 중국업체들을 향해 경고를 날린 셈이다. 

노태문 MX사업부장이 10일 갤럭시 언팩 2022에서 4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노태문 MX사업부장이 10일 갤럭시 언팩 2022에서 4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노 사장의 말처럼 삼성전자는 1인자만이 할 수 있는 변화를 꾀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대신 폴더블폰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갤럭시Z폴드4·플립4은 사용 경험을 개선하는 데 공들였다. 갤럭시Z폴드3·플립3는 다소 두껍고 무거워 한 손으로 들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화면 주름이 두드러져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있었다. 삼성전자를 이를 대폭 개선시켰다. 폰을 여닫는 경첩(힌지)을 더 얇게 만들어 무게와 두께를 줄였다. 

그립감과 화면비를 고려해 전체 길이도 조정됐다. Z플립4는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0.3mm, 0.8mm 줄었고, Z폴드4는 가로는 2mm 늘고 세로는 3.1mm 짧아졌다. 

사용시간도 대폭 늘었다. Z플립4는 3700mAh, 갤럭시는 볼멘소리가 있었던 터. 배터리 용량이 12% 증가하면서 100% 완충 시 음성통화는 56시간, 영상콘텐츠 시청은 19시간 동안 가능하다. 충전 속도도 향상돼 Z플립4은 완전 방전상태에서 30분이면 5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프리미엄폰답지 않게 낮은 성능으로 지적받았던 카메라 또한 강화됐다. Z시리즈는 전작 보다 23~65% 밝아진 이미지센서에 광학식손떨림방지(OIS), 인공지능 비디오디지털이미떨림방지(VDIS)로 야간에도 고품질 촬영을 할 수 있다. 특히 Z폴드4는 Z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50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해 가격대에 부합하는 촬영 성능을 갖췄다. 

폴더블이라는 형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기능들도 진화했다. Z플립4는 다양한 각도로 손대지 않고 촬영할 수 있는 플렉스캠과 퀵샷 촬영 시 인물모드를 지원한다. Z폴드4는 PC처럼 사용하기 편한 태스크바 기능을 추가해 멀티태스킹 경험을 극대화 했다. 최적화되지 않은 앱이어도 플렉스 모드 터치패드를 통해 콘텐츠를 재생, 되감기하는 것은 물론,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무엇보다 Z폴드4는 ‘접으면 바 형태, 펼치면 태블릿급 화면‘이라는 특장점을 살릴 수 있게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시인성을 개선했다. UDC는 구멍을 뚫지 않고 패널 아래 카메라를 숨기는 기술로, 전작은 렌즈 부분의 픽셀 밀도가 낮다보니 제대로 가려지지 않고 모기장처럼 얽혀 거슬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는 Z폴드4에 적용된 에코 스퀘어 OLED 플러스와 언더패널카메라(UPC) 플러스 기술을 소개하고, 소비전력은 37% 감소시키되 빛 투과율과 해상도를 각각 1.6배 1.4배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UDC 표시가 작고 희미해짐에 따라 풀스크린 구현에 가까워지게 됐다.

다른 성능들 또한 사용성에 집중됐다. 힌지와 프레임에 아머 알루미늄을 적용하고, 커버 스크린과 후면 글라스에 코닝의 고릴라 빅투스 플러스를 입혀 내구성을 높였다.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퀼컴의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를 채택해 중앙처리장치(CPU) 17%, 그래픽처리장치(GPU) 53%, 신경망처리장치(NPU) 74% 향상시켰다.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가 이처럼 과감한 변화 대신 기기의 완성도와 사용성을 끌어올려 기본기를 다진 것은 품질 논란과 무관치 않다. 노트시리즈와 통합한 갤럭시S 22시리즈가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지만,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를 비롯해 성능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스마트폰 구매자 입장에서 아쉬움을 느낄 법한 요소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일단 삼성전자의 시도에 대해 해외 언론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폰아레나는 “(Z폴드4는) 휴대폰이자 태블릿이자 PC 기능을 아우르는 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고 호평했다. 테크 어드바이저도 “Z플립3은 전 세계에 수백만대가 판매됐음에도 몇 가지 결함이 있었다”면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배터리의 수명과 카메라 성능이 개선돼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판매 목표치를 1500만대로 세웠다. 이를 달성한다면 폴더블 시장 점유율은 88%에서 90%대로 상승한다. 여기에는 매출 신장과 수익성, 시장 점유율을 모두 챙기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면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떨어지곤 했다. 애플은 상반기에도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해왔던 터라, 신제품 효과가 더해지면 두 회사의 격차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애플과 중국업체 사이에 끼여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애매해졌다는 평을 듣는 마당에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폴더블폰으로 승부를 보지 못한다면 스마트폰 세계 1위를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2분기 MX·네트워크 사업부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9.36%, 31.41% 하락했다.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선 하반기 평균 판매가격(ASP)이 높은 프리미엄폰을 더 많이 팔아야 한다. 실제 프리미엄폰은 8분기 연속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중 1000달러 이상의 울트라 프리미엄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64% 급증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73%늘어난 1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격대가 전작보다 높아진 점이 변수가 될 가능성은 있다. 물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원자재 수입 가격이 뛴 상황. Z플립4 256GB 모델은 약 10만원, Z폴드4 512GB 모델은 약 2만원 인상됐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사실상 동결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된 터라 심리적 진입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갤럭시 Z 폴드4 폐어망 재활용 소재 적용된 사이드키 브라켓.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4 폐어망 재활용 소재 적용된 사이드키 브라켓.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전체적인 판매량을 끌어올리되, 타깃층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MZ세대 비중이 높았던 만큼, 소재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MZ세대에 맞췄다. Z폴드4의 사이드 키 브라켓, 디스플레이 커넥터 커버와, Z플립4의 볼륨키 브라켓이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로 만들어졌다. Z 시리즈 제품 포장에서도 상당량의 플라스틱을 제거하고 100% 재활용 종이를 사용했다. 

특히 Z플립4은 커버 디스플레이를 사진, GIF, 동영상 등 다양한 형식으로 연출할 수 있도록 했고, 별도의 에디션을 꾸렸다. 비스포크 에디션을 올해도 출시하고, Z세대가 선호하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젠Z폰도 내놓는다. 비스포크 에디션의 경우 골드, 실버, 블랙 색상의 프레임과 옐로우, 화이트, 네이비, 카키, 레드 등 5가지 전·후면 색상으로 75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다만 국내는 실버 프레임, 전·후면 화이트 색상 조합의 모델을 제외한 74종 조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지원군 전력도 보강됐다. 갤럭시 워치5는 온도 센서를 추가하고 수면질 점검 등 통합적인 건강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에 티타늄 바디로 내구성을 높여 야외활동에 적합하도록 했다. 갤럭시 버즈2 프로는 역대 최소 크기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착용감이 개선됐다. 

동시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광장 등 전 세계 주요 명소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신곡 ‘옛 투 컴(Yet to Come)’을 활용한 영상이 공개된다. 이달 말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중심부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에서 체험형 팝업스토어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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