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걸린 연체율-하]
지난해 4분기 기업대출 연체율 2.24%..2016년 1분기 이후 최고
서민경제 부실 척도 카드 연체율도 상승
상반기 만기 몰린 부동산 PF도 걱정

(왼쪽부터) 새마을금고 중앙회, 웰컴저축은행 본사/사진=각 사
(왼쪽부터) 새마을금고 중앙회, 웰컴저축은행 본사/사진=각 사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기업대출 연체율이 2%대를 돌파하며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제2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간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를 거듭하며 틀어막아 왔던 기업들의 빚 폭탄이 위험 수위에 근접했다는 분석이다. 

위험 수치 근접한 기업대출 연체율

2일 본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전달 받은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은행 금융기관(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 기업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 기준 2.24%로 집계됐다. 2016년 1분기 2.44%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연체율은 지난해 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1분기 1.57%, 2분기 1.59%에서 3분기 1.81%, 4분기 2.24%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업권별 연체율은 새마을금고, 신협을 비롯한 상호금융권이 3.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축은행(2.83%),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1.01%), 보험사(0.15%) 순이었다. 

상호금융의 경우 2020년 1분기(3.19%) 이후 처음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이 3%를 돌파했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연체율도 2019년 3분기(1.16%)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대출 규모도 지난 1년간 크게 증가했다. 비은행금융기관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52조4000억원으로 1년새 110조 가까이 늘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잔액이 349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험사 142조6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 90조2000억원, 저축은행 70조5000억원 순이었다. 여기에 은행권이 기업에 빌려준 돈(1221조 6000억원)까지 합치면 전체 금융권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기준 1874조원에 달한다.

(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서민경제 척도 역할 카드 연체율도 상승

서민경제의 부실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지는 카드 연체율 상승은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최근 발표된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을 살펴보면 일제히 1%를 넘어섰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37%로 전년동기 대비 0.49%포인트(p) 올랐고 우리카드는 1.35%로 1년 사이 0.56%p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1.19%, 하나카드는 1.14%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도 증가했다. 국내 5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삼성)의 지난 1분기 대손비용 합계는 7665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4607억원) 대비 3058억원, 66% 이상 증가한 수치다. 대손비용 급증은 카드사 고객의 신용손실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통상 연체율이 2%에 가까워지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상승 추이가 예사롭지 않아 업계 전반적으로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체율이 높아지자 각 카드사는 수천억원대 충당금(회수 불가능한 부실채권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손실에 대비한 자금)을 쌓으며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각 카드사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많게는 63%(하나카드), 적게는 5.2%(신한카드) 감소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데일리임팩트에 “고금리에 이어진 고물가 장기화로 경기 악화가 겹쳐 기업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며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부실 대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기업 연체율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사진=이미지투데이 제공

상반기 만기 몰린 부동산PF '뇌관'

문제는 연체율 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이 상반기에 만기가 몰려있는 점 역시 업계의 걱정거리다.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로 일반적으로 토지매입잔금이나 토지구입 계약금을 치를 때 일으킨다. 보통 시행사들은 브릿지론 대출을 받고 향후 분양 수익이 확보되면 본 PF를 발생시킴과 동시에 브짓지론 대출을 갚게 된다. 

하지만 최근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연장 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PF 부실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들이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대다수라 리스크가 더욱 큰 상황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대출을 내준 사업장 중 상반기 만기를 앞둔 브릿지론이 24%로 본 PF(15%)보다 더 높다. 캐피탈사 역시 브릿지론은 약 90%의 상환 기간이 1년 내 집중돼있어 만기 집중도가 높고 본 PF 전환 여부에 따른 부실화 리스크가 크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상반기 만기 도래되는 브릿지론 상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2금융권 전체의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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