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카드사, 상호금융 모두 연체율 급등
저축銀 5%, 상호금융 2%, 카드사 1% 넘겨
금감원, 감독 인력 파견해 2금융 연체율 상황 점검

새마을금고 중앙회, 웰컴저축은행 본사/사진=각 사 제공
새마을금고 중앙회, 웰컴저축은행 본사/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최근들어 제2금융권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  위험 수위에 다달았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긴급 현장점검에 나선다. 금융당국이 연체율 관리라는 특정 테마를 정해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중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 등 18곳의 금융사에 감독·검사 인력들을 파견해 연체율 상황과 부실채권 관리 현황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현장점검을 통해 올해 들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2금융권발 위기설‘ 등 불안 심리 확산을 차단하고 자산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부실채권 매각 상황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실제 2금융권 연체율에 대한 경고는 최근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5.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4%)과 비교해 1.7%p(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며 특히 5%를 웃도는 연체율은 지난 2016년 말(5.83%)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5대 저축은행으로 범위를 좁혀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4.81%로 지난해 동기 2.57% 대비 2.24%p 올랐다. 

개별사 별로 살펴보면 SBI저축은행은 3.36%로, 1년 전(1.38%)보다 2%p 가까이 높아졌다. OK저축은행은 4.07%에서 6.83%, 웰컴저축은행은 2.62%에서 4.42%로 각각 올랐다. 페퍼저축은행(2.42%→5.82%), 한국투자저축은행(2.36%→3.61%)도 연체율이 상승했다.

자산 규모가 큰 5대 저축은행마저 건전성 악화를 피해가지 못한 것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고금리 기조에 차주 상환 능력이 떨어진 탓이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신용등급이 낮은 중·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대출을 내주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연체율이 상승하기 마련이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카드사의 연체율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카드사의 연체율은 대부분의 회사가 1%를 넘겼다. 국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37%로 2019년 3분기(1.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2020년 1분기(1.24%) 이후, 삼성카드는 2020년 2분기(1.2%) 이후 연체율이 가장 높다.

연체율 상승을 부추기는 카드론, 리볼빙 이용 금액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4조1210억 원으로 지난해 말(33조6450억 원)보다 5000억원가량 늘었다. 카드론 이용자는 다중채무자인 경우가 많아 연체로 인한 부실이 다른 금융사까지 전이될 우려가 크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1729억원으로 집계, 전달(7조1141억원) 대비 588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이다.

리볼빙은 이달 결제해야 할 카드값의 일부를 다음 달로 넘겨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결제 금액 비율은 카드대금의 10~100% 범위 내에서 10% 단위로 조정이 가능하다. 최대 90%까지 이월할 수 있으며 연체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20% 전후의 높은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이 문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의 리볼빙 수수료는 4.5~19.9%에 이른다.

국내 카드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연체율이 상승 추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카드사가 관리 가능한 범주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과거 저축은행 사태, 카드대란 등을 교훈 삼아 건전성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탈사의 연체율도 증가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위 6개 캐피탈사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0.69~2.67%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0.23~1.23%보다 상단은 1.44%p, 하단은 0.46%p 올랐다.

개별사 별로는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5개사가 2배 이상 뛴 연체율을 기록했다. 현대커머셜 0.23%→0.69%, 우리금융캐피탈 0.85%→1.72%, 하나캐피탈 0.44%→1.25%, 신한캐피탈 0.69%→1.61%, KB캐피탈 1.23%→2.67%, 현대캐피탈 1.03%→1.17% 등이다.

상호금융의 연체율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2021년 말 1.17%였던 연체율은 작년 말 1.52%로 올랐고 지난 2월 말 기준 2.15%로 집계돼 2%를 넘어섰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권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금융당국 입장과 같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새마을금고 차원에서 연체율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연체율 특징이 연중에는 높다가 연말에는 낮아지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연체율이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1년 가까이 이어진 고금리 여파로 시중은행에 비해 상환 능력이 부족한 차주가 많은 2금융권의 연체율 문제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현장점검에 그칠 게 아니라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 지원을 통해 연체율 관리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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