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 중심 연 4%대로 소폭 인상
시중은행과 격차 줄어들자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결정
각종 악재로 예금 이탈 일어나자 선제적 대응했다는 분석도
향후 금리 인상 계속될 경우 금리 리스크로 문제 발생할 우려

사진=웰컴저축은행 제공
사진=웰컴저축은행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의혹과 관련된 위기설에 휩싸였던 저축은행이 올해초 연 3%대로 떨어졌던 예금금리를 다시 연 4%대로 소폭 올렸다. 최근 예금금리가 시중은행을 밑돌고 PF 위기설 등 업계의 불안 심리가 높아져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저축은행으로 꼽히는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일제히 예금금리를 인상했다. OK저축은행은 전날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0.7%포인트 올려 연 4.5%에 선보였다. 웰컴저축은행도 앞서 지난 20일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연 4.5%)을 0.3%포인트 올렸다.

저축은행이 선제적으로 예금금리를 인상한 표면적인 이유는 최근 평균 예금금리가 연 3%대까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과의 격차가 1%포인트 밑으로 줄어들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요인이 꼽힌다.

하지만 금리 영향 등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졌고 부동산 PF 부실 의혹, 연체율 상승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 예금 이탈 등 유동성 악화 조짐이 현실로 나타나자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의 총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 급감한 1조5957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지난해 말 3.4%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9.6% 증가했고 연체율은 0.25%를 기록했다. 

유동성도 불안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올해 2월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 수신 규모(잔액 기준)는 118조95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정기예금 금리가 연 5~6%대에 달했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했을때 2%(2조4043억원) 감소했고 전월(120조7854억원)보다는 1조8325억원 줄어들었다. 한달새 1조원 넘는 금액이 이탈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상호금융의 수신액은 3.6% 증가한 446조3582억원, 새마을금고는 8.4% 늘어난 265조2700억원, 신용협동조합은 6.8% 확대된 135조7369억원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연체율 증가도 고객 자금 이탈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3.4%로 전년(2.5%)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4.1%로 전년(3.4%)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수신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부동산 PF 관련 거짓 지라시도 예금 이탈에 한 몫 했다“며 “이런 저런 악재들로 매력이 사라진 저축은행이 고객들의 외면을 받은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대형 저축은행 외에도 업권 전반적으로 예금금리를 조금씩 올려 떠난 고객들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이 이탈한 자금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저축은행의 순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고금리로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함께 상승하면서 저축은행이 설정하는 수신금리가 급증하며 조달비용이 지속적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같은 맥락으로 이번 수신금리 상승을 시작으로 저축은행이 점차 금리를 높여간다면 연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예금금리 인상은 금리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이 연 6% 이상의 예금상품 판매를 남발하는 등의 문제가 되려 저축은행의 실적을 악화하는 악재로 작용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며 “단지 만기 도래한 예금 보유 고객분들에게 경쟁력 있는 금리 혜택을 드리고자 정기예금 금리를 소폭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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