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안다자산, KT&G가 발표한 '중·장기성장전략' 비난
KGC인삼공사 분할 반대·추천 사외이사 미고려가 주요인
외국인 투자자 40%이상...주주제안해도 설득 어려울 듯

KT&G 사옥 전경. 사진.KT&G
KT&G 사옥 전경. 사진. KT&G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 등이 오는 3월 KT&G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행동주의펀드가 KT&G에 요구한 자회사(KGC인삼공사) 분리상장과 사외이사 교체 등이 관철되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향후 KT&G 주주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행동주의펀드인 FCP와 안다자산운용은 자신들의 요구를 거부한 KT&G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주총에서 뜻을 함께 할 주주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T&G는 지난 26일 공개한 '중장기 성장 전략'에서 KGC인삼공사 분리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은 "KGC인삼공사의 분리 상장은 장기적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실익이 적다"며 인적분할 상장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방 수석부사장은 행동주의 펀드가 지적한 사외이사 전문성에도 문제가 없다며 "현 사외이사 비중은 75%로 충분히 높고, 공개된 이사회 역량 지표에서 보듯 회사 경영에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KT&G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행동주의펀드, "알맹이 빠진 전략에 유감"

FCP와 인디자산운용은 KT&G 미래성장전략에 회의적이다. 지난해부터 KT&G측에 요구해 온 인삼공사 분리상장과 사외이사 추천 등이 반영되지 않은 때문이다.

FCP는 지난 19일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이사의 사외이사 선임 등 2023년 주주총회 안건을 KT&G 측에 공식 접수했다. 이와 함께 △인삼공사 분리상장 △주주환원 정상화 △거버넌스 정상화를 위한 주당 배당금 1만원, 자사주 매입 1만원, 자사주 소각 및 평가보상위원회 정관 명문화 등도 요구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KT&G가 주인 없이 20여년을 안주했는데 30년은 왜 안되냐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주주를 무시하는 악습은 올해를 끝으로 종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G의 투자 계획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제2의 트리삭티, 제2의 꽃을 든 남자와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글로벌 사업 경험과 역량을 가진 사외이사가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다자산운용은 KT&G의 중장기 미래전략을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평가했다. KT&G 경영진이 사실을 왜곡해 주주들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다자산운용은 KT&G의 인적분할 반대 논리에 대해 "KT&G 의견은 결국 인삼공사가 독립하면 시너지가 없어지고, 자본조달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도 독립된 자회사로 있는 인삼공사를 상장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이기 때문에 KT&G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상장 후에도 KT&G 보유 자사주로 인해 최대주주로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현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은 1명 뿐이며,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나 소비재 전문가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주지지층 모으기 나선 행동주의펀드 

두 펀드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함께 행둥할 주주를 모으기로 했다. 두 펀드의 KT&G 지분이 1% 남짓에 그쳐 주주제안을 해도 주총서 기각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KT&G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지분율 8.03%), 미국계 운용사 퍼스트이글(7.12%), 기업은행(6.93%) 등이며, 소액주주 비중은 65%, 외국인 비중은 43.8%이다. 

박철홍 안다자산운용ESG투자본부 대표는 "KT&G 경영진은 현 주가가 2008년 수준인 것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이  앙꼬 없는 찐빵처럼 내용 없는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주주들을 호도하고 있다"며 "주주명부를 확보해 일반 주주를 모으고 있는데, 이를 취합해 KT&G 경영진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FCP 대표는 “현 자본시장법 상 주주총회 소집 공고 전에는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할 수 없기에 그 전까진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주주들과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언급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분율이 낮은 행동주의펀드들이 해외 비중이 높은 KT&G 주주를 설득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총에서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이 반영되지 않더라도, 주주가치제고 방법에 대한 새 관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T&G 주가는 2.49%(2400원) 하락한 9만40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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