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감소로 새 먹거리 찾기 사활

블루오션 각광 펫보험 자회사 관심

유의미한 영향 어렵다는 분석도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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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지속적인 인구 감소·금리 급등 등으로 인한 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펫보험(반려동불보험) 등 다양한 수익 창출을 고민 중이다.

고금리로 생보사들이 보유한 채권·주식 가치 평가액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새 먹거리 찾기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의 경우 종신보험 등 장기 보장성 보험 위주로 상품을 팔아왔는데 전문 자회사를 통해 다양한 보험을 판매 중이다.

금융당국도 '1사1라이선스' 등 보험 관련 규제를 개선하며 생보업계 수익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보험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업계 상황에서 특화 자회사가 생보사 실적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발표한 '보험분야 규제개선 방안'을 통해 1사1라이선스 원칙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기존 보험사들은 펫보험 등 전문 상품에 특화된 보험 자회사를 둘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손보사가 취급하던 보험상품도 생보사가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면 판매할 수 있다. 생보업계에선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소액 단기 보험을 취급하면 고객 확보가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한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규제 완화로 전문 자회사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공동취재사진.출처 : 데일리임팩트(https://www.dailyimpact.co.kr)
김주현 금융위원장. 공동취재사진.

업황 악화에 실적 감소 이어지며 위기

생보업계가 특화 보험 자회사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업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실적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는 주력 상품이었던 종신보험, 변액보험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주요 수익원인 자산운용 수익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수익 감소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한화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69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8143억원에 비해 14.6%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생명도 지난해보다 대폭 감소한 53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조2938억원보다 58.8% 감소했는데 다만 이는 지난해 8020억원의 삼성전자 특별배당 때문이다. 특별배당을 제외하면 8.4% 실적이 증가한 수준이다.

KB금융지주 계열사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3분기 2556억원에서 올해는 2077억원으로 18.7% 감소했고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라이프 역시 4019억원에서 3696억원으로 32.3%나 쪼그라들었다.

앞으로의 상황도 좋지 않다. 갈수록 30~40대 인구는 줄어드는데 65세 이상 인구와 1인 가구 비중은 늘어나며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내년 생보사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0.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확대 등 금융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30~40대 인구가 감소하고 65세 이상 인구가 증가하며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는 등의 이유로 개인보험 성장은 구조적 한계를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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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여행보험 관심 쏟지만 구체적 계획은 아직

실적 감소에 직면하자 생보사들은 펫보험·여행보험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펫보험의 경우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여행보험 역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계약 건수도 급증했다.

현재 펫보험은 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반려동물 병원비에 대한 부담도 커지면서 펫보험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펫보험 시장 규모는 원수보험료 기준 21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18년 15억원에 불과했던 펫보험 시장 규모는 불과 3년 사이에 14.5배 급성장했다. 보험계약 건수 기준으로도 2018년 8025건에서 작년 4만9766건으로 6.2배 증가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펫보험 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판매가 늘어나는 데다 정부까지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행보험 취급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5개 손보사의 해외·국내 여행자 보험 신계약 건수도 지난해 8만2500여건에서 올해 9월 29만건으로 급증했다. 생보업계는 이같은 여행보험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어, 판매를 위한 자회사 설립을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규제 완화가 생보업계 실적 개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펫 보험의 경우 손해율 측정이 어렵고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보험사들이 쉽사리 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생보사들도 전문 자회사 설립 계획에 대해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생보사의 상당수가 손보사를 둔 금융그룹 내 속해 있어 손보업계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각 회사별로 준비 정도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후에나 실질적으로 추진에 들어갈 것"이라며 "준비를 이미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외부 공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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