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내 전기차 보조금 지침 확정
국내 수혜… LFP 탑재 차량도 ‘선방’
최대 수혜는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
수입차 울상… 테슬라 ‘3분의 1 토막’

현대자동차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정부가 올해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제도를 확정지으며 국내 업체들과 해외 업체들 간의 희비가 확연히 갈렸다. 국내 업체들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큰 폭의 보조금 하락은 피한 반면, 수입차들은 큰 폭의 보조금 하락을 겪으며 판매량 감소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2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아이오닉 5’,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일부 모델은 ‘2024년 전기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에 따라 690만원의 국비 보조금을 받는 모델이 됐다. 올해 전기 승용모델 중에서는 가장 많은 금액의 지원을 받는다.

해당 모델들은 환경부가 종전에 발표한 지침에 따라 차급·가격·주행거리·한국 친화성 여부 등에서 종합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물론, 현대차가 각각 200만원의 할인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인 만큼 추가적인 보조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비 보조금에 비례해 지급되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으로 추가적인 가격 인하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에서 해당 차량들을 구매할 경우, 지난해(180만원) 정도의 보조금 지급을 가정했을 때 대략 870만원 가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모델 별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280만원 △코나 일렉트릭 최소 575만원~최대 633만원 △제네시스 GV60 최소 285만원~최대325만원 △제네시스 GV70 일렉트리파이드 최소 295만원~최대 310만원의 보조금을 책정받았다.

기아 ‘EV6’ 역시 아이오닉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최소 661만~최대 684만원의 높은 국비보조금이 매겨졌다. 기아가 EV6의 차량 가격을 300만원 할인하기로 함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외에도 △니로 EV 596만원 △니로 플러스 592만원 △EV9 286~301만원이 책정됐다. 경형 전기차 ‘레이 EV’의 경우 452만원을 받는다.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경차로 분류돼 배터리 에너지밀도와 자원순환성에 따른 차등 지급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마찬가지로 중국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해 큰 폭의 보조금 감소를 걱정했던 KG모빌리티의 중형 전기 SUV ‘토레스 EVX’ 역시 한 숨을 돌렸다. 최저 443만원, 최대 457만원을 받게 되며 큰 폭의 보조금 감소를 겪기는 했으나 긴 주행거리와 장기간의 보증으로 어느 정도 손실분을 메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KG모빌리티는 보조금이 깎여나간 것을 감안해 토레스 EVX에 추가로 200만원 할인을 단행, 지난해에 준하는 가격대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제고했다.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중형 전기 SUV '모델 Y RWD'가 5499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중형 전기 SUV '모델 Y RWD'가 5499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갈무리

수입차 업계 “보조금 지급 마지노선이나 맞추자”

반면 수입 전기차들은 큰 폭의 보조금 하락을 겪으며 이에 따른 판매량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애초에 수입차들은 8500만원 이상의 고가 모델들이 많이 포진해 있어 보조금 수령에서 다수가 제외된 상태다.

지난해 ‘수입 전기차 베스트 셀러’였던 테슬라의 중형 전기 SUV ‘모델 Y RWD(후륜구동)’은 195만원의 보조금 수령이 확정됐다. 지난해 받았던 514만원과 비교했을 때 거진 3분의 1 수준으로 보조금이 깎였다. 해당 차량은 중국에서 생산돼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 큰 폭의 보조금 감소가 예견됐던 바 있다.

최저 보조금 수령 차량은 중국에서 생산된 폴스타의 중형 전기 SUV ‘폴스타 2 롱 레인지 듀얼 모터(2023년형 모델)’로 불과 163만원 밖에 받을 수 없다. 기본 6090만원의 가격에 1회 충전 주행 거리(상온)가 334km에 불과해 보조금이 크게 깎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폴스타는 해당 모델의 보조금이 깎인 만큼 15% 가량의 할인을 적용해 판매하며 이에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또 듀얼 모터 대비 출력은 낮지만 주행거리는 400km대 이상의 롱 레인지 싱글 모터 모델의 경우 최소 409만원, 최대 439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이외에도 △‘폴스타 2 롱 레인지 듀얼 모터(2024년형 모델, 6090만원)가 186만원 △BMW 중형 SUV ‘iX1 xDrive 30’이 184만원 △볼보 ‘XC40 리차지 트윈’이 192만원 △아우디 Q4 40 이-트론(e-tron)이 196만원 △벤츠 EQB 300 4MATIC이 217만원 순으로 각 브랜드의 전기차들이 대체로 낮은 금액의 국비보조금을 수령했다. 최대 보조금 수령 모델은 폭스바겐의 ID.4 프로 모델로 492만원을 받는다.

이에 수입차 업계도 100% 보조금 수령액에 근접한 차량들의 가격을 기준치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해 할인 폭을 키워 판매량 감소를 막고자 애쓰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 Y RWD를 기존 대비 200만원 할인된 5499만원으로, 폭스바겐과 폴스타는 각각 ID.4(프로 라이트 트림)와 폴스타 2 롱 레인지 싱글 모터 모델 가격을 5490만원으로 인하해 보조금 기준에 맞춘 바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정부에서 다소 일방적인 통보 방식을 취하며 정보를 다 파악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정도를 제외하고는 정책에 대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양사 이외의 업체들에서 볼멘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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