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4종 상표출원 등 본격 준비
충북에 공장..한국 지사장까지 영입

BYD 준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아토 3(ATTO 3)’. /사진=BYD 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BYD 준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아토 3(ATTO 3)’. /사진=BYD 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글로벌 전기차 1위, 중국의 배터리·전기차 업체 BYD(비야디)의 ‘가성비 전기 승용차’ 국내 상륙이 멀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한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나, 한편으로는 이번 BYD의 움직임이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이 아닌 해외진출 교두보 마련이란 시각도 존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최근 전기 승용차 국내 출시를 준비하는 한편 조직개편, 국내 공장건설 검토 등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BYD코리아는 현재 국내에 △소형 전기 해치백 ‘시걸(SEAGULL, 갈매기)’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DOLPHIN, 돌고래)’ △준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아토 3(ATTO 3)’ △준대형 전기 세단 ‘한(HAN)’ 등 4종의 전기 승용차 상표명을 출원했다. 이중 소형 전기차 시걸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 7만8800위안(약 1440만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어 화제를 모았다.

전기차 공장은 충북에 검토 중이다. 진천·음성·증평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전기차 주요 부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한국에서 조립하는 ‘반조립(CKD)’ 혹은 조립과 도장을 끝낸 차를 나머지 부품과 조립하는 ‘부분조립(SKD)’ 방식으로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BYD는 이미 협력관계에 있는 KG모빌리티의 경남 창원 엔진공장 부지에 전기차용 배터리팩 공장을 짓는 한편 하이브리드 자동차 파워트레인을 공동개발하기로 한 바 있다. 창원 공장에서 생산될 배터리팩은 KG모빌리티의 중형 전기 SUV ‘토레스 EVX’와 올 하반기 양산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BYD코리아는 또 최근 BMW(비엠더블유) 산하 브랜드 MINI(미니)코리아에서 일하던 조인철 총괄본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영입하고, 홍보대행사를 액세스커뮤니케이션에서 크로스커뮤니케이션스로 변경하는 등 조직도 재정비했다.

또 서울 용산구 오피스텔에 있던 사무실을 더 큰 오피스빌딩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저래 국내상륙을 위한 채비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BYD코리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오피스텔에 임시로 들어와 있는데 더 적합한 공간으로 옮길 계획은 갖고 있다”라면서도 “(국내 전기 승용차 판매에 대해) 아직은 적극 검토하고 있는 단계일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BYD의 상용차 제품군. /사진=BYD 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BYD의 상용차 제품군. /사진=BYD 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현기차 등쌀·중국산 반감에... 그간 승용 모델 진출 미뤄와

BYD는 중국 최대의 완성차 업체이자 글로벌 1위 친환경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업체이지만, 국내 시장에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상용차(버스 사업)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기승용차 진출을 그간 계속 미뤄왔던 바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점유율이 높은 데다,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은 시장인 만큼 좀체 뚫을 수 없다 판단한 탓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BYD가 국내 상용 시장은 저항이 약하기 때문에 진출했으나 승용 시장은(국내 소비자들의) 기준이 까다롭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수준이 높아 진출을 미뤄왔다”라고 말했다.

소형 배터리업체로 시작한 BYD는 지난 2003년 중국 국유기업 친촨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자동차 제조를 시작해 전기차까지 사업을 넓히는 데에 성공했다. 이후 배터리와 전기차를 동시에 개발·제조하며 이뤄낸 수직 계열화에 기반한 원가 절감 능력에 더해 전기차 산업을 국가 산업으로 육성코자 했던 중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을 업고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BYD는 2023년에는 친환경차 302만441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61.9%의 성장세를 기록, 글로벌 완성차 업계 판매량 9위(현대차그룹 3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4분기에는 전기차만 총 52만5609대를 판매해 같은 기간 48만4507대에 그친 테슬라를 추월하며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 실적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체 전기 승용차 판매량은 157만4822대로, 같은 기간 180만8581대를 판매한 테슬라에 바짝 따라붙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시장을 장기간 관찰하며 쌓아온 데이터가 있는 만큼 진출을 더 이상 미루지 않게 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김 교수는 “(BYD가) 국내에서 그간 여러 가지로 시장성에 대한 고민을 한 만큼 들어오는 것은 확정적인 상황”이라며 “중저가 모델은 결국 가성비가 중요한데 글로벌 시장서 통하고 있는 모델이 나오고 있다. 보조금 받으면 훨씬 저렴해지는 만큼 중국산이 국내 시장을 섭렵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고민해야 한다 보고 있다”라고 제언했다.

BYD 준대형 전기 세단 '한(HAN)' 운전석. /사진=BYD 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BYD 준대형 전기 세단 '한(HAN)' 운전석. /사진=BYD 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흥행 or 수출 기지 마련… BYD 본심은?

때문에 업계에서는 결국 BYD의 국내 흥행은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걷어낼 수 있을지의 여부에 달려있다 보고 있다.

기존의 전기차들 대비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자칫 ‘싸구려’ 이미지가 박히며 판매량이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탓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BYD가 국내에서는 저가형 모델뿐 아니라 고급형 전기차를 출시해 이미지 제고에 힘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한국 진출 목적 자체를 ‘수출 기지’ 확보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보고 있다. 최근 미국·유럽 등에서 중국산 전기차 배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한국산’ 이미지를 부여해 닫히고 있는 수출길을 다시 열고자 하고 있다는 것. 애초에 중국산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은 국내 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하기보다는 한국을 발판으로 더 넓은 세계 시장을 겨냥할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BYD에게는 ‘남는 장사’라는 뜻이다.

실제로 중국 지리자동차(Geely) 산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경우 중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폴스타4’를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에서 오는 2025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해당 모델은 한국 시장에서 판매됨은 물론 미국으로도 수출될 예정이다.

BYD 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흥행 가능성에 대해 “아직 눈에 보이는 부분은 없는 상태라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어렵다”라며 “다각적으로 보고 있으며, (판매를) 잘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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