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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SK텔레콤(SKT)이 내년도 인공지능(AI) 사업에 승부를 걸 전망이다. 그간 통신사에서 AI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체력을 키워온 SKT는 '글로벌' 이라는 목표를 추가해 해외 공략에도 나선다. 유임에 성공한 유영상 대표의 책임이 더욱 막중해진 셈이다. 

앞서 유 대표는 지난 9월 '글로벌 AI컴퍼니'라는 비전을 실현할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내년도 SKT의 조직개편과 인사에선 유 대표가 구상한 AI 피라미드가 한층 뚜렷하고 단단해졌다는 평이다. 

본업인 유무선 통신은 SKT와 SK브로드밴드(SKB)의 원바디 체제로 효율성을 높인 반면 AI 사업부서는 기술부터 서비스, 글로벌 진출까지 더 다각화되면서 폭이 넓어졌다.

특히 글로벌 AI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톱(Top)팀이라는 전담 조직을 신설해 눈길을 끈다. 톱 팀은 재무-전략-대외협력까지 아우르며 미래 성장동력인 AI 사업을 밀착 지원하면서 지휘하는 SKT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원 승진 16명...'톱 팀' 조직 신설

8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2024년 조직과 인사 개편을 전날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해 20명보다 4명 줄어든 16명이었지만 AI 사업을 전담할 톱 팀 조직 등 신규 부서를 구축하고 3명의 그룹사 임원을 데려온 점을 감안하면 변화의 폭은 전년보다 크다는 평가다. 

특히 SKT의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는 철저히 AI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유 대표는 앞서 지난 9월 AI 사업 전략을 밝히는 간담회 자리를 통해 글로벌 AI 시장을 선점하고 수익성 확대를 위해  AI 투자 비중을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AI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년~2023년)의 12%에서 33%로 3배 가까이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이날 제시했다.

이에 원활한 자금 조달과 투자 유치 등 재무관리가 선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매출 비중인 높은 유무선 통신 사업의 경우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반면 당장 투자를 늘려야 하는 AI 사업은 성과를 낼 때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톱 팀, '투자' 경험 있는 C레벨급 3인방

SKT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K그룹사에서 투자와 재무 부문에서 역량이 인정된 임원을 C레벨급 임원진으로 영입해 신설 조직인 톱 팀에 배치했다. 

먼저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던 김양섭 부사장을 데려와 재무 관리와 경영기획을 맡겼다.

1966년생인 김 CFO는 2011년부터 SK이노베이션·SK에너지의 회계·재무팀을 거치며 역량을 쌓아왔다. 프리 기업상장(IPO)을 선언한 SK이노베이션을 위해 단기간에 많은 자금을 끌어모아 향후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유동성을 마련하는 한편 대규모 투자에도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앞으로 김 CFO는 SKT에서도 수년간 진행될 투자에 따른 자금 조달과 수익성 관리 등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김 CFO와 함께 톱 팀을 이끌 또 다른 임원은 40대 초반인 유경상 최고전략책임자(CSO)다. 구글코리아에서 5년간 몸담아온 유 CSO는 SK플래닛 미래전략단 비즈혁신실장·SKT 통합오퍼링유닛장·SK(주) 디지털투자센터장 등을 지냈다. 지주사에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실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SKT에서도 전략·개발을 맡아 AI 사업과 관련한 투자 전략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법조인 출신으로 최근까지 SK스퀘어에서 투자지원센터장을 지낸 정재헌 담당이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대외협력업무를 맡는다. 톱 팀 안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부터 시작해 대관(CR)·홍보(PR)까지 폭넓게 담당하며 SKT의 기존사업과 AI사업을 전방위에서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2028년까지 AI 매출 비중 36% 목표"

SKT는 오는 2028년까지 전체 매출 25조 중 AI 사업 매출 비중을 36%까지 가져가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지난해 기준 AI 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의 9% 였던 점과 비교하면 5년 내 4배의 성장을 이뤄내야 하는 셈이다. 

성장을 이끌 사업부는 기업간거래(B2B)를 담당하는 엔터프라이즈 부문으로 전망된다. 엔터프라이즈 부서는 지난해 개별 AI솔루션 사업으로 1500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오는 2028년에는 1조원으로 6배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글로벌 AI 사업에서의 전략이 구체화됐음에도 수익성으로 얼만큼 되돌아올지는 아직까지 불확실하다. SKT는 글로벌 텔코 회원사들의 AI트랜스폼을 지원하는 플랫폼 구축을 위해 텔코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하고 AI 개인비서(PAA) 서비스도 각국에 내놓는다는 전략을 앞서 발표했지만 국가별 계획 등 세부사항은 아직 구체화되지 못한 상태다. 

이같은 과제를 신설된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유무선 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SKT의 핵심 사업의 AIX 전환도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SKT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AI 피라미드 전략 실행에 중점을 두고 가장 효과적인 조직 구조와 리더십이 검증된 인재를 고민한 끝에 결과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며 "성과 창출도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