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4402억·영업익 353억원…전년 比 30%·71% 급감
넘쳐 나는 MMORPG…리니지 모바일 삼형제 매출도 대폭 하락
PC·콘솔 기대작 TL 등 신작 출시 줄연기…하반기 반등 쉽지 않아
한계 직면한 성장방정식…전사 점검 통해 경쟁력 강화 방안 수립

2분기 실적 요약./자료=엔씨소프트.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엔씨소프트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리니지 라이크류 게임 양산으로 인해 실적 타격을 입은 것. 

엔씨는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민사소송까지 제기하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본류임을 부각시키려 했지만 이용자 이탈을 막지 못했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의 부진을 상쇄할 신작 출시도 밀렸다. 비용 효율화에도 불구하고 엔씨는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반기 실적 반등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기대작으로 꼽히는 '쓰론 앤 리버티(TL)'는 4분기에나 공개될 예정이다. 그 사이 출시 예정작은 '퍼즈업: 아미토이' 뿐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과 리니지 이용자 복귀 외의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엔씨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게임사로서 본업 경쟁력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전사 차원에서 핵심 역량을 분석해 체질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MMORPG의 배신…리니지 IP 매출 급감

9일 엔씨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 당기순이익 30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실적 지표들이 모두 하락했다. 매출은 30% 빠졌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71%, 74% 급락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하락세가 완연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8%, 57% 감소했고 당기 순이익은 무려 73% 줄었다.

이에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2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는 매출 1조9879억원, 영업이익 2411억원이다.   
엔씨의 실적이 크게 후퇴한 배경에는 리니지가 있다.

게임별 매출 구성./사죠=엔씨소프트.

엔씨는 리니지 IP 의존도가 매우 높다.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의 99%, PC게임 매출의 54%가 리니지 IP에서 나왔다. 문제는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하향세였다는 점이다. 특히 엔씨가 강했던 모바일의 경우, 매출 급감이 숫자로 확인됐다. 전분기와 비교해 리니지M은 2% 감소했고, 리니지2M와 리니지W는 15%, 16% 빠졌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부진이 더 두드러진다. 리니지M은 9.6% 줄었고 리니지2M, 리니지W는 각각 35.5%, 54%나 하락했다. 

이에 대해 엔씨 측은 리니지 라이크 게임로 인해 잠식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장욱 IR실장은 "원래 예상했던 리니지W의 매출 하향안정화 추세에서 이탈한 게 맞다"면서 "유사한 MMO 신작들이 집중 출시돼 리니지 모바일 게임들의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했다. 

실제 '오딘: 발할라 라이징' '나이트크로우'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아키에이지 워' 등 양대 앱마켓에서 인기를 끄는 게임들은 모두 MMORPG로, 리니지 라이크로 분류된다. 1분기 엔씨의 자체 분석과 다른 결과다. 엔씨는 리니지 ㄹ라이크 게임이 늘어나면 이용자층이 확대되고, 자사의 강점이 부각될 것으로 자신했다. 홍 CFO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MMORPG 시장에서 여러 경쟁작이 출시돼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있다"며 "자사 모바일 게임 3개 IP 트래픽에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가 아마존게임즈와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엔씨.
엔씨소프트가 아마존게임즈와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 엔씨.

신작 출시 줄줄이 연기…구원투수 부재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엔씨는 당초 비MMORPG 장르 모바일 게임 4종을 내놓은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연기됐다.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만 3분기에 공개될 뿐, 난투형 대전게임 '배틀크러시'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블레이드&소울S',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는 내년에나 선보일 예정이다. 포스트 리니지로 개발 중인 TL도 10월에서 12월로 밀렸다. 그나마도 글로벌 출시는 내년에 이뤄진다. 

엔씨는 리니지 이용자 복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홍 CFO는 "현금 창출보다는 이용자 복귀를 위한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며 성과는 오는 4분기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L은 출시와 함께 초반에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다듬고 있다. PC·콘솔 신작인 TL은 지난 5월 진행한 클로즈베타 테스트에서 반응이 엇갈렸다. 엔씨는 피드백을 반영해 콘텐츠와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홍 CFO는 "대형 경쟁 콘텐츠, 오픈월드, 과금모델 등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반면 성장 경험, 전투시스템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이동과 공격을 병행할 수 있도록 변경하고, 응답속도를 개선해 다이내믹한 전투를 가능케 했다. 단순 반복되는 콘텐츠를 많이 줄이고 레벨 성장 속도도 대폭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국내에서 입소문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유입시킨 뒤 해외 이용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글로벌 퍼블리싱은 아마존게임즈가 맡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엔씨소프트

전사 차원 점검…기본기 다진다

엔씨는 다만 이번 기회에 본원적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기존과 다른 장르에 도전하면서 한계를 절감해서다. 신규 IP 발굴과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게 엔씨의 판단이다. 

홍 CFO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MMORPG에 대한 능력, 매출, 게임성에 대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면서도 "MMORPG를 벗어나 새로운 장르에 대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엔씨는 중장기 방향성을 새롭게 수립하고 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홍 CFO는 "게임은 클 틀에서 보면 엔터테인먼트업인데, 속도감 있게 신작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게 되지 않으면 기본적인 경쟁력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충분한 자원과 이를 적절히 배분하는 경영진의 역량 △경영진의 누적된 경험 △구체적 실행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홍 CFO의 진단이다. 그는 "저희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장르 신작을 출시하는 데 있어 3가지 핵심 역량이 부족했다고"며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고 현재 철저히 원인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엔씨는 향후 전사적인 프로세스와 구조를 점검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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