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 2023에서 프로젝트M 트레일러 공개
MMORPG에서 탈피…인터랙티브 요소 강조
실사 수준의 그래픽…AI 기술로 몰입감 강화

프로젝트M 공식 트레일러. 사진. 엔씨.
프로젝트M 공식 트레일러. 사진. 엔씨.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10년 넘게 준비해왔다."

국내 대표 게임사로 자리잡은 엔씨소프트의 '넥스트 스탭'이 가시화되고 있다. 엔씨표 디지털 휴먼이 베일을 벗은 것.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의 의존도를 낮추고 이용자 충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김택진 대표의 구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달 2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23에서 프로젝트M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프로젝트M은 엔씨가 개발 중인 콘솔 플랫폼의 게임이다. '액션 어드벤처'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인터랙티브 요소가 가미됐다. 엔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세계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이라는 고민에서 탄생된 게임"이라며 "이용자의 선택과 경험에 따라 플레이에 변화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엔씨의 주력 장르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였다. 사업모델도 특정 아이템을 활용해 게임 속 캐릭터를 강화하는, 리니지형 모델을 답습해왔다. 문제는 기본적으로 '뽑기' 방식이라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때까지 이용자가 계속 결제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과금 중심의 게임 방식은 결국 충성 이용자의 이탈을 부르는 요인이 됐다. 

스캔을 통해 실제 사진(왼쪽)을 게임 데이터로 구현한 모습. 사진. 엔씨. 

프로젝트M은 기존 게임과 차별화를 꾀한다. 게임 속 월드는 '정보'로 구성된다. 이용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플레이를 선택하게 되고, 이야기가 계속 변화하게 된다. 이용자에 따라 게임 속 시간과 공간이 확장되는 만큼, 흥미를 지속시킬 요소가 필수적이다. 엔씨가 디지털 휴먼을 강조한 이유다. 

이용자에 현장감과 몰입감을 주려면 시각적 효과가 중요하다. 프로젝트M은 언리얼 엔진5을 기반으로 모션캡처, 시각특수효과(VFX) 등 자체 비주얼 기술력을 더해 실사 수준의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을 보면, 도심, 아파트, 병원 등 다양한 공간에서의 추격전과 액션신은 물론, 건물이 폭발하는 긴박한 상황을 그려낸다. 특히 변화하는 주인공과 동화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를 닮은 분신이 필요하다. 디지털 휴먼이 게임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요소가 된 것이다. 

GDC에서 공개된 김택진 대표의 디지털 휴먼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AI 음성 합성 기술인 텍스트음성변환(TTS)로 실제 인간처럼 상황에 따라 감정을 표현한다. 또 보이스 투 페이스(VTF)로 대사나 목소리에 따라 표정이 달라진다. 

엔씨가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23에서 공개한 프로젝트M 트레일러. 김택진 대표가 디지털 휴먼으로 등장해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엔씨. 

엔씨는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사성을 강조한 콘솔 게임에 무게를 싣는 한편, 신사업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디지털 휴먼을 비롯한 AI 기술 활용도를 높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도 "고도화한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곧 엔씨에서 만드는 모든 서비스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비용과 노력은 절감된다는 뜻"이라며 "디지털 휴먼 기술은 엔씨 미래 비전이자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엔씨는 2011년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AI 전담 조직을 꾸린 데 이어 2015년 200여명 규모의 자연어 처리(NLP) 센터를 설립했다. 한국어 문장을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AI를 개발, 자사 게임 고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엔씨 내부에서는 AI 기술력을 자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주총에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생존과 미래를 동시에 대비하며 핵심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챗GPT 등 생성형 AI가) 기업 환경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고, 게임 산업에서의 변화는 더 크다. 10년 넘게 AI를 준비해왔고, 나름의 챗GPT 같은 AI를 학습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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