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백승욱·최문영 CBO 3인 체제
CEO 직속 기획조정·법무 담당도 신설
윤송이·김택헌, 해외사업·사회공헌 집중
경영 전문성 강화…게임 개발 역량 제고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엔씨소프트가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쇄신을 본격화한다.

게임 개발 중심의 최고사업책임자(CBO) 3인 체제로 변경하고 기획조정·법률 등을 담당하는 대표 직속 조직을 신설했다. 경영 전문성을 제고하고 책임 경영을 통한 사업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특히 김택진 대표의 가족들은 중요 보직을 내려놓게 돼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김 대표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를 맡아왔다. 성과 달성을 엄격히 요구받는 전문경영인과 달리, 두 사람은 인공지능,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신사업은 물론 해외 사업에 깊숙이 관여했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요직을 맡아와 논란이 됐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가족경영체제를 내려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두 사람은 이번에 보직을 내려놓고 해외 업무 등에 집중하게 됐는데, 엔씨의 체질 개선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날 최고사업책임자(CBO) 3명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했다. 또 기획조정·법무 등을 담당하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사내 발표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임명된 CBO 3인은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총괄하는 이성구 부사장, '아이온2' 개발자 백승욱 상무, '쓰론 앤 리버티'(TL)를 비롯한 신규 IP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최문영 전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CBO 3분은 직급상으로는 동일하고 직책이 변경된 것"이라며 "각 게임 개발과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택진 대표의 측근들은 중요 보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대표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김 대표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직을 맡고 있었는데 관련 업무에서 손을 뗀다.

두 사람은 해외 업무에 보다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윤 사장은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와 NC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의 해외 사업과 사회공헌 업무에도 참여한다. 김 수석부사장은 엔씨재팬, 타이완 대표 등 해외 법인 관리 업무에 전념할 예정이다.

엔씨는 핵심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인 리니지 시리즈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정 장르와 지식재산권(IP) 의존도가 높을 경우 안정적 경영이 가능하다. 다만 비대면 효과가 끝난 데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 변화가 가파른 시기에는 포트폴리오 쏠림 현상은 독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엔씨의 성장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이에 엔씨는 지난해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조직을 정비 중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경영 쇄신을 가속화하겠다는 엔씨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엔씨는 창사 이래 최초로 공동대표 체제를 선언하고 지난해 12월 법조계 출신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하며 변화의 포석을 깔았다. 최근 자회사 엔트리브의 게임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비용 효율화를 위한 사업 체질 개선도 함께 진행중이다.

이에 더해 CBO 3인 체제를 통해 변화를 도모하며 지속 성장을 꾀할 수 있게 했다. CEO 중심으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면서 핵심 경쟁력인 게임개발과 사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묘수인 셈이다. 엔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응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엔씨 구성원이 원팀으로서 상호 협업 역량을 높여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미래 성장을 적극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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